당정, SK하이닉스 용인 용수 해결 시사.."현장 방문하라" 질책
"반도체 업무에 있어서만큼은 모든 부처가 주무 부처다."(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금 전 세계는 가히 반도체 세계 대전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와 기업이 한 몸으로 뛰고 있다."(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당정이 1일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회에 모여 머리를 맞댔다. 특정 산업을 겨냥해 당정 협의를 연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한국 경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대화인 이른바 '칩4'(미국·한국·일본·대만) 참여 시한이 이달 말로 다가오는 등 급변하는 국제 정세도 당정을 움직인 것으로 분석된다.
당정은 반도체 산업이 '대한민국 경제와 안보의 핵심이자 산업 생태계의 근간'이라는 인식 아래 인력양성과 규제완화 등을 놓고 각종 의견을 교환했다. 민간 기업의 과감한 투자에 정부 차원의 확실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 과거처럼 몇몇 부처에만 맡겨놓지 말고 모든 부처가 협업하는 체계를 만들어달라"며 "정기국회에서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법안과 예산을 최우선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야당도 적극 협조해달라"고 촉구했다.
권 원내대표는 특히 "칩4 동맹 이슈도 국익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전략적으로 대응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국의 최대 반도체 수출국인 중국이 견제 의사를 내비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외교력을 최대한 발휘해달라는 뜻이다.
당초 이날 당정은 일부 의원의 해외 출장 일정으로 연기될 뻔했지만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강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이 정책의 중심이 돼야한다'는 성 의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전언이다.
성 의장은 "반도체 산업 기반을 어떻게 구축하느냐는 국가의 미래이자 생존"이라면서 "윤석열 정부의 반도체 육성 전략과 각종 인재 양성 전략, 투자, 세제, 규제 개혁 등 모든 부분을 이번에 검토했다"며 파격 정책을 시사했다.
이어 "국회 차원에서 반도체 산업을 가로막고 있는 규제를 사전에 철폐하고 현실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면서 "반도체 백서를 발간해 미래에 대한 그림을 국민에게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반도체특위 위원)은 이날 당정협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용인시에 들어설 SK하이닉스와 여주시와의 용수 공급 문제를 거론하며 "물을 주는 지역(여주)은 피해를 당하고 물을 받는 지역(용인)의 경제는 활성화되니 성장 과실을 나눠갖자는 것"이라면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14개월째 착공을 못하고 있는데 범정부적인, 적극적으로 정부가 나서야하지 않겠는가하는 그런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반도체 산업을 움직이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의 핵심 인재"라면서 "교육부의 역할도 인재 양성 중심으로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도 "미국의 반도체 기업에 대한 투자 세액공제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보조금 역시 마찬가지"라면서 "이런 국제적인 지원 경쟁에서 저희가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는 그 수준에 맞춰서 지원 수준을 높여가야 한다"고 파격적 세제완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반도체 업체는 정부에 현행 6% 수준인 시설투자 세액공제 규모를 30%로 올려달라고 건의한 상태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와 산업부는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대 10%대가 거론된다.
2일 국민의힘 반도체특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법 관련 주요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오는 4일 양향자 특위위원장 명의로 특별법을 발의하고 정책 지원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양 의원은 "특별법은 국가첨단산업위원회 발족과 함께 조성 권한까지 부여한다는 내용"이라면서 "예비타당성조사, 첨단분야 교원 확대와 겸직 등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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