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명예 퇴장 '외계+인', 다시 만날 2부는..[MK무비]

한현정 2022. 8. 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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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면에서 아쉽다. 흥행도 의미도 만듦새도. ‘도둑들’과 ‘암살’로 각각 1000만 관객을 모았던 ‘히트 메이커’ 최동훈 감독의 신작 ‘외계+인’ 1부가 결국 흥행 참패의 고배를 마시며 퇴장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일 여름대전 첫 주자로 야심차게 나선 ‘외계+인’ 1부는 개봉 12일째인 31일까지 약 135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일일관객수는 일찌감치 한 자릿 수로 떨어졌고, 박스오피스 순위는 4위. 두 대작 ‘비상선언’과 ‘헌트’가 개봉을 앞두고 있어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졌다.

영화는 630여년전 고려시대와 2022년 현대를 배경으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신검을 차지하기 위한 벌이는 인간과 외계인의 쟁탈전을 그린다. 현대에서 인간의 몸에 갇힌 외계인 죄수가 신검의 힘을 빌려 탈옥과 정복을 꿈꾸고,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고려 말로 시간 이동하게 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한국 설화와 SF를 접목시켰고, 시간의 교차가 반복되며,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손익분기점은 약 700만 명이다.

그동안 선보이는 작품마다 확실한 재미와 뚜렷한 색깔, 매력적인 캐릭터, 세련된 비주얼과 적절한 유머 등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 잡아왔던 그였지만 이번 만큼은 그 만듦새가 관객의 높은 기대를 전혀 채워주지 못한 듯 하다.

CGV 골든에그지수는 86%이고, 네이버 평점은 6.89, 메가박스 관람평은 8.2점이다. 애니메이션 '미니언즈 2(92%·9.0점·8.7점)'보다 낮고, 최 감독의 전작인 ‘암살’(네이버 평점 9.1점)과 ’도둑들’(네이버 평점 7.65)에도 밀린다.

관객이 장르, 완성도, 의미, 재미, 감동 등 영화를 평가하고 즐기는 요소는 저마다 다양하지만, 그럼에도 시기를 막론하고, 각종 제약과 호불호 등을 감안하더라도, 창작자의 기획 의도가 홍보·인터뷰 등 각종 준비된 라인이 아닌 오롯이 작품 자체로 제대로 전달됐을 때, 영화는 ‘입소문’이 난다. 그리고 이 '입소문’은 그 어느 때 보다도 흥행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OTT 시대가 활짝 열린 가운데 지난 2년간 영화 관람료는 40%나 인상됐다. 반드시 영화관에서 봐야 할 이유가, 미덕이 존재해야 한다는 의미다.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를, 실험 정신이 강한 영화를 ‘궁금해서라도 혹은 그 자체로 의미 있으니 보겠다’라는 식의 관람 형태가 사라지고 관객 호응이 확실한 영화를 선택하는 경향이 짙어진 것.

‘외계+인’의 경우는 단지 투철한 실험 정신, 앞서간 도전 때문에 외면 받았다기보단, 그 많은 시도들을 담을 그릇이, 단점을 커버 할 확실한 매력이, 호불호를 넘어설 완성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SF 판타지 무협 액션’이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장르적 쾌감을 선사하지 못한 것.

캐릭터 하나하나의 매력을 모두 살렸던 전작들에 비해 ‘외계+인’ 속 인물들은 몰입이 어렵고 이야기 속에 묻혀버린 느낌이 든다는 관객 평도 상당하다. 복잡한 구성일지라도 그것을 쉽게 이해시킬 수 있는 연출, 전개가 뒷받침 됐다면 그 난해함은 매력으로 다가왔을 터. 장황한 수식어 만큼 막상 호기심을 자극하는 신선한 점도 그리 뚜렷하진 않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예술성을 강조하거나 대단한 함의, 울림 있는 메시지를 강조한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럼에도 ‘외계+인’ 2부에 대한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2부는 2부 자체로의 또 어떤 차별화 된 미덕을, 업그레이드 된 재미를 갖추고 있을 지 모르니 말이다. 다만 1,2부가 연속 상에 있는 만큼 다소 힘이 빠진 건 사실이다. 과연 최동훈 감독이 1부의 참패를 딛고 2부로 드라마틱한 반전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 영화 관계자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에 “어느새 영화 티켓 가격이 온라인 스트리밍 한 달 구독료의 2~2.5배 값이됐다”며 “관람객들이 영화 관람 각종 리뷰를 철저히 검색해본다. 데이트를 하면서 으레 영화 한 편 씩 보던 문화는 사라졌고, 작품을 보고 즐기는 눈은 상당히 높아졌다. 확실한 장점과 트렌드에 적합한, 극장 상영에 유리한 강점을 지닌 작품들이 호응을 얻는 것 같다. 흥행은 하늘의 뜻이 아닌 관객의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도 그들만의 의미 부여와 무조건 적인 칭찬이 아닌 냉정한 분석과 대중과의 소통,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그간의 노력으로 K-콘텐츠의 정점을 맞았다면, 이제는 그 다음을 준비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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