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게트로 하루 버텼던 김주형 "PGA 평생 꿈 이뤘다"

임정우 2022. 8. 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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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투어 안 거치고 직행해
'특별임시회원' 자격 획득 후
페덱스컵 125위 안에 들어
세계랭킹 34위로 뛰어올라
김주형 [EPA = 연합뉴스]
어린 시절 형편이 어려워 바게트 하나를 형과 나눠 먹으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입성을 목표로 했던 김주형(20)의 꿈이 현실이 됐다. 특별임시회원 자격으로 페덱스컵 포인트 417점을 따내며 다음 시즌 PGA 투어 출전권을 확보했다.

김주형은 1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PGA 투어 로켓 모기지 클래식 최종 4라운드에서 9언더파 63타를 쳤다. 합계 18언더파 270타를 적어낸 그는 단독 7위에 이름을 올렸다.

PGA 투어 입성은 김주형이 프로골퍼가 되기로 마음먹은 2013년부터 가슴속에 품고 있던 목표다. 20세 나이로 PGA 투어 출전권을 따냈지만 과정은 험난했다. 2018년 아시안투어 2부 투어인 아시안 디벨롭먼트 투어(ADT)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프로 생활에 입문한 그는 2019년 아시안투어 파나소닉 오픈에서 우승하며 빛을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해 또 한 번의 시련이 찾아왔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와 아시안투어를 동시에 제패했지만 PGA 투어로 가는 지름길인 콘페리투어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다. 김주형은 콘페리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 최종전을 통과하지 못하며 내년을 기약해야 했다. PGA 투어 진출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했던 김주형에게 좌절이란 없었다. 그는 다시 한번 연습에 매진했고 세계랭킹 포인트를 차근차근 쌓으며 기회가 오기를 기다렸다. '한국 골프의 미래'라는 별명답게 김주형은 자신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초청 선수로 출전한 로켓 모기지 클래식과 AT&T 바이런 넬슨에서 각각 단독 7위와 공동 17위를 차지하고,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냈던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단독 3위에 오르며 PGA 투어 직행을 확정했다.

8개 대회 만에 PGA 투어 출전권을 따낸 김주형이 대단한 이유는 조던 스피스(미국), 욘 람(스페인), 캐머런 스미스(호주) 등과 같은 방법으로 꿈의 무대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PGA 투어는 남자골프 세계랭킹이나 스폰서 초청으로 대회에 출전하는 비회원을 대상으로 별도의 페덱스컵 포인트 순위를 매긴다. 이 중 뛰어난 활약을 펼친 비회원이 더 많은 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특별임시회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스피스와 람, 스미스 등이 특별임시회원 제도를 거쳐 PGA 투어에 직행한 대표적 선수다. 한국 선수로는 안병훈(31)에 이어 김주형이 두 번째다. 김주형은 "PGA 투어는 골프를 시작한 이래 언제나 꿈꿔왔던 무대"라며 "아직 실감이 나지는 않지만 뭉클한 마음이 크다. 평생의 꿈을 이룬 오늘을 쉽게 잊지 못할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김주형과 함께 안병훈, 김성현(24)까지 다음 시즌부터 PGA 투어를 누비게 되면서 K골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PGA 투어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PGA 투어를 비롯해 미국 언론에서도 다음 시즌 한국 선수들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며 "임성재와 김시우, 이경훈까지 건재한 가운데 실력이 뛰어난 새 얼굴이 등장한 만큼 골프계가 한국 선수들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 선수 중 세계랭킹이 21위로 가장 높은 임성재도 다음 시즌 PGA 투어를 함께 누빌 동료들과 만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임성재는 "PGA 투어에 한국 선수가 많을수록 좋다. 대회장에서는 경쟁자이지만 한국어로 말할 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며 "한국을 전 세계 골프팬들에게 알릴 수 있도록 힘을 합쳐보겠다"고 강조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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