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지킨 전주 세월호분향소 철거 방침에 반발..진통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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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시가 시내 중심부인 풍남문 광장에 세워진 세월호 분향소를 강제 철거하겠다고 예고해 진통이 예상된다.
전주시는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 철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분향소 지킴이들은 세월호 참사 추모와 기억을 위해 유지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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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향소 지킴이 "추모 공간은 개방된 장소에 있어야"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전북 전주시가 시내 중심부인 풍남문 광장에 세워진 세월호 분향소를 강제 철거하겠다고 예고해 진통이 예상된다.
전주시는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 철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분향소 지킴이들은 세월호 참사 추모와 기억을 위해 유지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1일 전주시 등에 따르면 시는 세월호 분향소 지킴이 측에 지난 6월 말께 구두로 분향소 철거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자 지난달 두 차례 자진 철거 명령을 내린 뒤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발송했다.
계고장에는 '풍남문 광장에 무단으로 설치한 분향소에 대해 7월 31일까지 자진 철거 및 원상복구 하길 바란다'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행정대집행을 실시해 그 비용 일체를 징수할 수 있다'고 적혔다.
전주시는 세월호 분향소로 설치된 천막 1동이 풍남문 광장을 무단 점거하고 있고, 철거해달라는 민원이 꾸준히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임시 형태로 8년간 분향소를 운영한 사례는 전국에서 전주시가 유일하다"라며 "그간 희생자의 아픔을 기억하고 공감한다는 취지를 이해해 분향소 설치를 용인해왔으나 민원이 꾸준히 제기된 만큼 철거를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전주시는 이달 초 행정대집행을 통해 분향소와 인근에 붙은 현수막을 강제로 철거할 예정이다.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받은 세월호 분향소 지킴이들은 추모의 공간을 무작정 철거하려고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병무 세월호 분향소 지킴이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진실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추모 공간을 강제로 철거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라며 "전주시장과 여러 차례 대화를 요청했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주시는 분향소를 철거할 경우 새로운 공간을 마련해 분향소를 재설치할 뜻도 없어 보인다"라며 "오는 3일 기자회견을 통해 행정대집행의 부당함을 알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주시 완산구 전동 풍남문 광장의 분향소는 세월호 분향소 지킴이 등에 의해 지난 2018년 4월께 세워졌다.
지킴이들은 참사 후인 2014년 8월께 분향소를 만들어 2017년 말까지 운영했다가, 진상규명이 더뎌지자 4주기인 이듬해에 재설치했다.
w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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