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려한 경관' 제주 송악산, 난개발 논란 접고 보존정책 세운다
제주도, 유원지 해제·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 지정
12월 완료 용역 결과 토대 송악산 보전 정책 추진
수려한 경관으로 관광개발업자들의 표적이 됐던 제주 서귀포시 송악산 일대를 개발하지 않고 보전하는 정책이 추진된다. 제주도가 송악산 일대를 문화재 또는 도립공원으로 지정해 개발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다.
제주도는 2일부터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는 송악산 일대 19만1950㎡에 대한 유원지 지정이 효력을 잃는다고 1일 밝혔다. 해당 유원지에 추진됐던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은 없던 일이 됐다.
제주도는 앞서 지난달 27일 송악산 일대를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으로 고시했다. 유원지 지정이 풀리면서 또 다른 난개발이 이어질 것을 우려해 3년간 한시적으로 취한 조치다. 제주도는 이 기간을 활용해 송악산 일대에 대한 보전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송악산은 제주에서도 손에 꼽히는 해안 경관이자 역사·문화·지질학적으로도 높은 가치를 지닌 지역이다. 송악산 둘레길은 형제섬과 가파도, 마라도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절경을 자랑하는데다 제주올레 10코스로도 이어져 많은 관광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송악산은 수월봉, 성산일출봉과 더불어 바다 속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수성화산으로 지질학적 가치를 지닌다. 인근에는 국가등록문화재인 섯알오름 일제 동굴 진지 등 역사문화자원도 여럿 분포하고 있다. 일제 동굴 진지는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제주를 군사기지로 구축하기 위해 제주도민들을 강제 동원해 만든 것으로, 제주의 아픈 역사문화를 되새기는 다크투어의 현장이기도 하다.
송악산은 이같은 다양한 보존가치를 지녔지만 아름다운 경관으로 인해 그동안 개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2013년부터는 중국 자본인 신해원유한회사가 일대 부지를 매입하고 호텔과 캠핑장, 상업시설을 짓는 대규모 관광개발사업인 뉴오션타운 개발 사업을 추진했다. 제주도의회는 환경영향평가서 동의안에 부동의하면서 사업 진행을 막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송악산에 대한 제주도의 이번 조치로 인해 수십년간 끊이지 않던 송악산 난개발 논란이 종지부를 찍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지난해 10월 ‘지속가능한 송악산 관리 및 지역상생방안 마련 용역’을 발주해 송악산의 개발을 제한하고 보전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용역은 12월 완료된다.
제주도는 당초 송악산을 문화재로 지정하고, 반경 500m를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으로 설정해 개발사업을 제한할 예정이었다. 또한 이번 용역에서 해당 지역을 도립공원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뉴오션타운 개발 사업자가 소유하고 있는 토지를 매입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 관계자는 “송악산을 보전하고, 사유 토지를 매입하는 것은 큰 방향”이라며 “이달 중순쯤 용역 중간보고회를 열면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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