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병무청, 5년간 '공직자 자녀' 등 31명 고발.."물 나오는 밴드로 피부병 위장" 황당 병역기피
■ 병무청, 5년 간 별도관리대상 31명 고발
JTBC 취재결과 지난 5년간 고위 공직자 자녀 등 병적별도관리대상자 31명이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병무청은 병역법 제77조의 4에 따라 4급 이상 공직자와 그 자녀, 체육선수, 대중문화예술인, 고소득자와 그 자녀 등 사회적으로 관심 있는 계층을 병적별도관리대상자로 지정해 입대부터 전역까지 병역이행 전반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병무청이 고발한 대상자엔 고위 공직자 자녀가 2명, 체육선수 19명, 고소득자의 자녀 9명, 대중문화예술인 1명이 포함돼있습니다.
이 중 18명이 병역을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신체를 손상하거나 속임수를 쓰는 '병역면탈'로 고발됐습니다. 검사·입영·소집을 피하거나 해외에서 입국하지 않는 등 국외여행허가의무 위반해 고발된 사례도 각각 5명과 8명입니다.
한 고위 공직자의 자녀 A 씨는 지난 2019년 병역면탈 혐의로 병무청으로부터 고발을 당했습니다. 당시 A 씨는 피부질환을 이유로 병역의 의무를 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병무청 특별사법경찰의 조사 결과 A씨가 손가락에 물이 묻은 밴드를 붙이고 주먹을 쥐어 땀이 나오는 질환이 있는 것처럼 위장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결국 A 씨는 병역 면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법원은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비뇨기과 질환으로 위장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또 다른 고위 공직자의 자녀 B 씨는 지난 2020년 비뇨기과 질환으로 위장해 병역을 면탈한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B 씨는 비뇨기과 질환을 야기시키는 부작용을 알면서도 약물을 지속적으로 복용해 진단서를 발급받았고, 병역 감면을 받았습니다.
■ 고발 취하된 건수 0명…은성수 전 금융위원장 아들은?
지난 5년간 고발된 병적별도관리대상자 31명 가운데 고발이 취하된 경우는 단 한건도 없습니다. 고위 공직자 자녀 2명을 포함해 31명 모두 현재 법적 다툼 중이거나 법적 판단을 받은 상태입니다.
JTBC는 앞서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의 아들 은 모 씨가 병역법 위반 혐의로 최근 병무청으로부터 고발당한 내용을 보도해드린 바 있습니다.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은 씨는 병무청의 귀국 명령을 어기고 현재까지도 귀국하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은 씨는 지난해 12월 병무청으로부터 한 차례 더 고발당한 적 있습니다. 미국에서 유학 중이던 은 씨는 지난해 9월 국외여행기간이 만료됐습니다. 당시 은 씨는 '영주권 신청 중', '영주권 취득을 위한 인터뷰 참석' 등을 이유로 병무청에 국외여행기간을 연장해달라고 두 차례 신청했지만, 병무청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은 씨는 병무청이 지정한 날짜까지 한국으로 귀국하지 않았고 결국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했습니다.
하지만 은 씨의 고발은 한 달 만에 취하됐습니다.
당시 은 씨는 영주권을 취득한 직후 병무청에 이의를 제기했고, 영주권 신청 중에 미국을 떠나면 영주권이 무효화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은 씨는 영주권을 취득하면 귀국해서 병역 의무를 다하겠다는 의사도 전달했습니다. 병무청은 은 씨의 이런 주장을 받아들였고 은 씨가 올해 1월 귀국한 직후 고발을 취하했습니다. 이에 대해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은 JTBC에 "영주권 신청 중에 귀국하면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방법이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은 씨의 경우 아버지 은 전 위원장이 고위 공직자를 그만둔 이후에 고발됐기 때문에 이번 31명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은 씨 역시 병적별도관리대상자로 관리된 바 있습니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JTBC에 "병역면탈·병역기피 등 병역법 위반으로 고발했다가 이를 취하한 것은 드문 사례"라며 "전직 금융위원장의 자제가 그 대상이었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의혹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은 전 위원장은 JTBC에 "아들이 군대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병역을 기피할 생각은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아들의 고발 취하를 위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바가 없다고 전해왔습니다.
현재 해당 사건은 감사원의 감사가 진행 중입니다. 병무청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받아보겠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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