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올랐지만 금리 더 올라..미지근한 전세대출 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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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잔액이 감소한 가운데 전세자금대출(전세대출)만 소폭 늘었다.
다만 은행권은 전셋값 상승을 감안하면 전세대출 수요가 시들하다고 평가한다.
전세대출만 유일하게 늘었지만 은행권은 예상보다 수요가 적다고 평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은 대부분 실수요라 금리를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한 소비자는 월세로 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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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잔액이 감소한 가운데 전세자금대출(전세대출)만 소폭 늘었다. 다만 은행권은 전셋값 상승을 감안하면 전세대출 수요가 시들하다고 평가한다. 임대차보호법 시행 2년이 지나는 시점인 이달부터도 전세대출이 크게 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7월말 전세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4946억원 증가한 133조4007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른 주요 대출인 주담대, 신용대출은 전월 대비 각각 910억원, 1조8533억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이들 은행의 지난달말 가계대출은 전월과 비교해 2조2154억원 감소했다.
전세대출만 유일하게 늘었지만 은행권은 예상보다 수요가 적다고 평가했다. 5대 은행의 최근 3개월 동안 전월 대비 전세대출 증가율은 1% 미만이다. 올해 5월, 6월, 7월 전세대출 증가율은 0.44%, 0.33%, 0.37%로 나타났다. 전년 같은 기간 증가율은 각각 1.46%, 1.27%, 1.63% 등이다. 증가율로 봤을 때 올해 전세대출 수요가 최대 4배 가량 낮은 셈이다.
금리가 크게 오른 영향이다. 전세대출 금리는 최근 주담대 금리를 넘어설 정도로 뛰었다. 지난달 29일 기준 5대 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3.68~6.25%다. 1년 전인 지난해 7월말(2.46~3.87%)과 비교해 하단은 1.22%포인트, 상단은 2.38%포인트 올랐다. 29일 기준으로 금리 상단이 주담대 고정금리(6.08%)보다 높고 변동금리(6.27%)와 비슷한 수준이다.
전셋값이 올랐지만 감당이 어려울 정도로 가파르게 금리가 치솟자 전세 수요 자체가 줄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 비율은 51.6%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절반을 넘겼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9.6%포인트 비중이 늘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은 대부분 실수요라 금리를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한 소비자는 월세로 간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존에 전세대출을 갖고 있는 소비자는 원금 상환에 나섰다. 은행 자체 재원으로 공급하는 전세대출은 변동금리 상품으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영향을 받는다. 기준금리 인상 흐름이 빠르게 대출금리에 반영되는 구조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최소 3%까지 오른다는 전망이 알려지면서 서둘러 대출을 갚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부터 전세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던 은행들은 당황스럽다. 올해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7개월 연속 감소했다. 다만 이달부터는 임대차보호법 적용이 만료된 전세 매물이 시장에 풀려 전세대출이 늘고 대출이 성장할 수 있다고 봤다. 2년 동안 전셋값을 올리지 못한 집 주인들이 신규 계약 시 전셋값을 크게 올릴 가능성이 커서였다. 은행권 관계자는 "전세 수요가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에 집 주인들이 전셋값을 올릴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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