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영하 68도에 넣고 못으로 박기도… 美 GM 배터리 연구소

워런(미국)=연선옥 기자 2022. 8. 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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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현지 시각) 미국 미시간주 워런에 있는 제너럴모터스(GM) 엔지니어링 센터.

GM 전기차에 장착되는 배터리는 물론 경쟁사의 배터리 제품도 테스트 대상이다.

GM은 자연환경뿐 아니라 열악한 주행환경에서 배터리의 내구성을 시험할 수 있는 테스트 장비도 갖추고 있다.

GM은 이 테스트를 통해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가 험난한 산악 지역을 달릴 때 흔들리는 상황을 극단적으로 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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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전기차 배터리 개발 최전선

지난달 26일(현지 시각) 미국 미시간주 워런에 있는 제너럴모터스(GM) 엔지니어링 센터. 여러 개의 업무 공간을 지나 도착한 철문 앞에서 담당자가 보안 카드로 문을 열자 거대한 테스트 장비(챔버)가 갖춰진 연구소가 나왔다. 밖에서 보기엔 많은 사무실 중 하나인 듯 별다른 간판조차 없었지만, 세계 완성차 업체가 운영하는 배터리 연구소 중 가장 규모(연 면적 12만1000㎡·약 3만6600평)가 큰 이곳은 GM의 미래 전략을 책임지는 최전선이다.

이 연구소에 상주하는 100여명의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공급받은 배터리 셀을 6개·8개·10개·12개·24개 등 다양한 모듈로 구성해 셀, 모듈, 팩 수준에서 배터리의 성능, 내구성, 안전성을 테스트한다. GM 전기차에 장착되는 배터리는 물론 경쟁사의 배터리 제품도 테스트 대상이다.

에릭 부어 GM 배터리 연구소 운영 매니저가 '허머 EV'에 탑재되는 24개 모듈 전기차 배터리를 테스트 하는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GM 제공

단순 자동차 제조 기업에서 혁신 플랫폼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한 GM이 미래 주력 제품으로 꼽은 전기차 성능을 끌어 올리기 위해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GM이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얼티엄’에 탑재할 배터리를 끊임없이 담금질하고 있는 배터리 연구소를 방문했다.

거대한 냉동고 같은 모양의 챔버에 장착된 배터리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극한 환경을 경험한다. 챔버 내 온도는 영하 68도~영상 85도, 습도는 5~98% 범위를 설정할 수 있어 고속도로는 물론 사막이나 북극, 아열대 지역 등 다양한 자연환경에서도 배터리가 안전하게 작동하는지 확인한다.

GM의 전동화 전환 책임자인 팀 그루는 “모든 방식의 시나리오에서 배터리 성능과 내구성을 테스트하고 있다”며 “이 테스트를 기반으로 배터리와 전기차의 성능을 높이고 생산 비용을 낮춰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미시간주 워렌에 있는 GM의 배터리 연구소 모습. 연구원들 뒤로 배터리 내구성을 테스트하는 전문 장비가 서있다./GM 제공

GM은 자연환경뿐 아니라 열악한 주행환경에서 배터리의 내구성을 시험할 수 있는 테스트 장비도 갖추고 있다. ‘메가 셰이커’라고 불리는 거대한 테스트 장비에 탑재된 배터리 모듈은 90시간 가까이 3개의 다른 축에 따라 흔들린다. 이 장비 가격만 850만달러(약 110억원)로, 배터리가 설치되고 제거되는 과정을 포함하면 전체 테스트 과정은 총 5일이 걸린다.

GM은 이 테스트를 통해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가 험난한 산악 지역을 달릴 때 흔들리는 상황을 극단적으로 가정했다. 에릭 부어 배터리 연구소 운영 매니저는 “북미 로키산맥을 지날 때보다 강한 충격을 주는 테스트”라고 설명했다. 도로에 떨어진 단단한 물체가 배터리 셀을 관통할 경우, 배터리 모듈 전체에 전압이나 열이 어떻게 퍼지는지 평가하기 위해 배터리 셀에 못을 박는 실험도 진행되고, 배터리 팩 하나를 3년 동안 테스트하기도 한다.

온도와 습도를 다양하게 설정해 배터리 내구성을 테스트하는 실험 장비들./GM 제공

이 연구소에서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배터리 테스트에 사용되는 전력 상당 부분이 재활용된다는 점이다. GM은 연구소에 설치된 인버터가 테스타 과정에 사용된 전력을 배터리 밖으로 끌어내 다시 그리드(전력망)로 밀어 넣는 작업을 반복한다며 전력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전력을 재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M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고 완전한 전기차 업체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에 따라 얼티엄을 기반으로 한 전기차 모델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출시된다. 이 연구소에서 탄생한 GM 얼티엄 배터리는 북미 시장에 출시된 캐딜락의 첫 전기차 ‘리릭’과 GMC 전기 픽업트럭 ‘허머EV’에 처음 탑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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