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평가 70% 육박에, 與도 尹 직접 때리기 시작.."대통령 본인이 제일 문제"
[이명선 기자(overview@pressian.com)]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하면서 여권 내에서도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장관을 비롯해 하태경 의원, 조경태 의원 등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쓴소리'를 하고 나섰다. 정권 출범 80여일 만에 여권의 주요 인사들이 대통령을 직접 비판하는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윤 대통령 후보 시절 캠프 핵심 인사 중 하나였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진 이유가 무엇이라고 평가하는가'라는 민주당 박상혁 의원의 질문에 "국민 신뢰를 잃으면 어떤 말과 정책도 국민들에 의해 진지하게 받아들여질 수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광우병 사태와 같은 외적 요인이 없는데도 우리가 자폭하고 있다. 지난 대선 때 대통령을 뽑은 사람이 득표율 48.58%였다. 지금 (지지율이) 28% 나오면 대통령을 찍었던 사람이 석 달이 안 돼서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실장은 "본래 지지율 하락의 본래 원인은 뭐겠습나? 당의 문제인가? 대통령실의 문제인가? 아니면 대통령이 문제인가? 지지율 하락의 본래 원인이 어디일까"라며 "대통령이 제일 큰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김 전 실장은 국민의힘 비대위 전환 문제에 대해서도 "대통령실도 입다물고 침묵을 지키고 있고 내각도 대통령만 쳐다보고 가고 있고 당에서 백가쟁명이 이뤄지는데 당마저도 이제는 입 닫고 대통령 사람으로만 채우자는 것인가, 그러면 지지율이 오를 수 있을까? 저는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지율 하락 원인인 인사 문제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면 대통령실의 구조적 문제가 있는 걸로 봐야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가장 근본적으로는 대통령 본인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대통령비서실장 교체 등 대통령실 인적 쇄신을 언급한 하 의원은 결국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 이 위기 상황에 어떻게 정무적으로 관리해야 되느냐, 그런 판단이 저는 부족하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대통령이 현시점에서는 겸허하게 인정하고, 지금 휴가 가셔서 생각들이 많으실 거 아닌가"라며 "경제 위기 상황에 집중해서 대응을 하고 메시지도 그렇게 (경제 위기 대응) 나갈 수 있게 언론의 헤드라인을 대통령이 주도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대통령 본인에 대한 쓴소리긴 하지만 반성과 성찰이 필요한 때라고 본다"고 했다.
당내 5선 중진이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도 거론되고 있는 조경태 의원은 지난달 27일 <일요신문>과 인터뷰에서 "(지지율 하락의 원인은) '메시지·이슈 관리 리스크', '김건희 리스크' 등이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의 자신이다"라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바깥 표현을 빌리자면 윤 대통령이 초심에서 벗어나 있다고 평가된다. 대통령 모습이 국민을 향해 있지 않다고 오해 살 만한 부분이 있다. 과감하게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도어스테핑(약식 회견)도 시기를 정해서 사안이 있을 때 하는 방향으로 바꾸면 좋겠다. 그렇게 입장문을 발표하는 것이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매일 하는 것은 피곤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KSOI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응답은 28.9%,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68.5%로 집계됐다. (TBS 의뢰로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전국 성인 유권자 1003명 대상.무선전화 100% 자동응답(ARS)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7.1%.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주목할 만한 점은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 68.5% 중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무려 59.5%를 기록했다. '대체로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9%에 그쳤다. '적극 비토층'이 급증했다는 방증이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여권 내에서도 대통령을 직접 비판하는 목소리가 분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명선 기자(overvie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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