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식량가격, 우크라戰 후 3개월째 하락.."인플레 완화 기대"

고준혁 2022. 8. 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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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식량 가격이 3개월 연속 내린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 공포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상기후 등으로 식량 가격 하락세가 계속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WSJ는 "러시아의 흑해 봉쇄로 가로막혔던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재개된다는 소식이 나온 이후 식량 가격 하락세가 뚜렷하게 진행되면서, 식량 인플레이션이 해소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식량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향후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완화시킬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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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옥수수 선물, 전쟁 이전 수준으로 하락
WSJ "우크라 흑해항 곡물 수출 재개 합의 영향"
"식량 물가상승률 연말엔 절반 수준..세계 인플레 1.5%p↓"
"전쟁·이상기후 여전..식량 인플레 끝나지 않아" 반론도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세계 식량 가격이 3개월 연속 내리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 공포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상기후 등으로 식량 가격 하락세가 계속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AFP)
밀·옥수수 가격, 우크라戰 이전 가격대까지 하락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 동향을 추적해 발표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6월 154.2를 기록했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다음 달인 올해 3월(159.7)보다 3% 낮아진 수치다. 이 지수는 3월 역대 최고점을 기록한 뒤 계속 하락하고 있다.

시장에서도 치솟았던 식량 가격 하락세가 확인된다. 세계 인구의 35% 이상이 주식으로 삼고 있는 밀 선물 가격은 미국 동부시각 1일 오전 2시 40분 기준 부셀(약 27.2㎏)당 8.0달러를 기록,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날인 2월 23일 8.8달러를 하회하고 있다. 같은 시각 옥수수 선물은 부셀당 6.13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전쟁 전 6.8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

러시아 침공 이후 급등했다가 최근 전쟁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쟁 후 큰 폭 올랐던 옥수수 선물은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유엔과 튀르키예(터키)의 중재 아래 지난달 22일 흑해 연안 항구 3곳을 통해 밀 등 곡물 수출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주요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작년 세계 밀과 옥수수 수출에서 각각 28%, 15%를 차지했다. 러시아는 주요 비료 수출국이기도 하다.

WSJ는 “러시아의 흑해 봉쇄로 가로막혔던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재개된다는 소식이 지난 22일 나온 이후 식량 가격 하락세가 뚜렷하게 진행되면서, 식량 인플레이션이 해소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1일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 오데사에서 전쟁 이후 처음으로 곡물을 실은 수출 선박이 레바논을 향해 출항했다. 올렉산드르 쿠브라코우 우크라이나 인프라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16척의 또다른 선박들이 앞으로 몇 주 안에 오데사항에서 출항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식량發 인플레 완화 기대” Vs “强달러 따른 일시적 하락”

세계 식량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향후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완화시킬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JP모건에 따르면 글로벌 식량 물가상승률은 지난 2분기 13%에서 연말 5.5~6%로 절반 가량 하락해, 같은 기간 세계 물가상승률을 1.5%포인트 떨어뜨릴 것으로 추정된다.

JP모건은 특히 인플레이션 항목에서 식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큰 신흥국에서 둔화세가 더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며 신흥국 물가상승률이 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식량 가격이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확신할 수 없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미국 미주리대학의 스콧 브라운 농업 경제학자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상기후의 영향은 여전하다”며 “식량 인플레이션이 끝났다고 장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 농무부도 유럽과 미국의 쌀 재배지역에서 평년보다 덥고 건조한 날씨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내년 쌀 생산량이 줄어 가격 상승이 전망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농무부는 내년 세계 밀과 옥수수 생산량이 올해보다 각각 1%, 2.6% 감소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최근 세계 식량 가격 하락이 미 달러화 강세 영향 및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 등 탓이지, 공급 측면에서의 개선이 아니기에 추세적 하락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세계 식량 가격은 달러를 기준으로 책정되기 때문이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 그만큼 식량 가격은 하락한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10.6% 상승했다.

국제 식량정책연구소의 롭 보스 이코노미스트는 “식량 가격 하락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강도 높은 긴축을 하면서 나타난 수요 급감 우려와 달러화 강세 때문으로 보는 것이 맞다”며 “곡물 공급 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아 가격 안정기가 찾아오긴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준혁 (kotae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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