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살이 교실에서 40분씩 학습?"..뿔난 학부모들, 용산에 모였다

하수민 기자 2022. 8. 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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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초등 교원과 학부모들이 거리에 나왔다.

범국민연대는 이날 집회를 마친 뒤 용산 대통령실에 만5세 초등취학 학제개편 철회 관련 공개서한을 전달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6세에서 5세로 낮추는 정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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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비롯한 교육·보육·시민사회 43개 단체들이 '만 5세 초등 취학 저지를 위한 범국민연대'를 구성해 1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이 방안 철회를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사진=하수민기자

유아·초등 교원과 학부모들이 거리에 나왔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정부의 학제 개편 정책 철회를 촉구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교육·시민사회 단체들은 1일 '만 5세 초등 취학 저지를 위한 범국민연대'를 구성해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었다.

범국민연대 측은 "놀이중심 활동을 해야 하는 유아들을 교실이라는 네모난 공간의 책상 앞에 앉히는 것은 유아기 특성에 맞지 않는다"며 "만 5세 초등 조기취학은 유아들의 인지·정서발달 특성상 부적절하고 입시경쟁과 사교육의 시기를 앞당기는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박다솜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 위원장은 "만5세 초등 취학은 유아들의 발달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며 "15~20분의 활동 시간이 지나면 집중력을 잃는 것이 대부분인 만5세 유아들이, 40분 동안 초등학교 교실에 가만히 앉아 '학습'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집회에 참석한 학부모 정지현 씨는 "학제 개편으로 조기 교육 경쟁만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일하는 직장인 부모는 방과 후 돌봄 공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도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으로 직장을 포기해야 하는 부모가 많은 상황에서 이같은 학제 개편은 부모들의 부담을 가중할 뿐"이라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과 집회에는 경찰 측 추산 700여명이 모였다. 당초 집회 신고인원은 450명으로, 경찰은 이 인원이 넘어서자 주변을 통제했다. 200여명은 집회 장소 주변에 자리잡아 집회에 동참했다.

범국민연대는 이날 집회를 마친 뒤 용산 대통령실에 만5세 초등취학 학제개편 철회 관련 공개서한을 전달했다. 범국민연대는 지난달 30일부터 온라인을 중심으로 반대 서명 운동도 진행 중이다. 여러 지역 '맘카페'에는 서명에 동참하자는 글이 공유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서명 인원은 13만명을 넘어섰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비롯한 교육·보육·시민사회 43개 단체 회원들이 '만 5세 초등 취학 저지를 위한 범국민연대'를 구성해 1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이 방안 철회를 위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하수민기자

한편 박순애 사회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가 책임 사회에서 우리 아이들이 더 잘 성장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라며 "정책을 말씀드릴 때 완결되는 것이 아니고 지금부터 다양한 각계각층의 의견을 듣고 정책연구 등을 통해 시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6세에서 5세로 낮추는 정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공교육을 빨리 시작하면서 영·유아 시기 들어가는 사교육비를 절감할 수 있고 교육 격차도 해소할 수 있다고 정책의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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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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