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블론' 9회 오승환 고집해야할까..대체자원도 있다

김하진 기자 2022. 8. 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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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오승환.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은 ‘마무리 오승환’을 언제까지 고집할 수 있을까.

오승환(40·삼성)이 팀의 고민을 또 키웠다. 오승환은 지난 7월3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4-3으로 앞선 9회 등판했지만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선두타자 정훈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오승환은 안치홍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지만 이학주에게 초구를 공략당해 1타점 2루타를 내줘 4-4 동점이 됐다. 오승환의 시즌 5번째 블론세이브다. 이어 대타 고승민에게도 적시타를 맞아 4-5 역전을 허용했다. 삼성 타선에서 9회말 다시 5-5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고 두 팀은 연장 12회 접전 끝에 승부를 내지 못했다. 삼성으로서는 이길 수 있었던 한 경기를 날려버린 셈이 됐다.

오승환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전반기 막판부터 이어져 온 걱정이다. 삼성은 지난 6월30일 대구 KT전부터 지난달 23일 키움전까지 구단 역대 최다 연패인 13연패에 빠져있었다. 13연패 중 오승환의 책임도 적지 않았다. 이 기간 3연속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마무리 투수로서의 이름값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달 27일 포항 한화전에서는 9회 대신 6회부터 등판했다. 오승환이 6회를 포함해 6회 이전에 등판한 건 2010년 6월17일 사직 롯데전 이후 4423일 만이다. 오승환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그리고 이날 경기의 마무리는 우규민이 대신했다.

다음 경기인 7월28일 포항 한화전에서는 3-3의 동점을 이루고 있던 연장 10회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 때만해도 다시 제 궤도에 오른 듯했고 다시 마무리 자리를 찾았다.

그러나 7월31일 롯데전에서 한 점차의 세이브 상황을 맞이하자마자 팀의 승리를 날려버리고 말았다. 직구가 더이상 위력적이지 않았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4㎞까지밖에 나오지 않았고 적시타 두 개를 허용한 구종은 커브, 포크볼 등 변화구였다. 직구와 변화구 모두 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가지 못하면서 위력이 더 떨어졌다.

더이상 마무리 오승환을 고집할 수 없는 상황이다. 8월을 맞이하는 삼성의 순위는 9위까지 처졌다. 오승환의 컨디션을 되찾을 때까지 기다려줄만한 여유가 없다.

대체 자원들이 없는 것도 아니다. 오승환이 잠시 중간 계투로 나설 때 우규민이 뒷문을 대신 맡았다. 우규민은 마무리 투수 경력이 많다. LG 소속이었던 2007년에는 30세이브로 그해 리그 세이브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으로 이적 후에도 마무리 보직으로 팀의 뒷문을 지킨 적도 있다.

최충연도 대체 자원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그가 보인 투구는 마무리 투수로서의 면모를 충분히 증명했다. 지난달 28일 포항전에서 우규민의 뒤를 이어 연장 12회를 막았고, 31일 롯데전에서도 연장 10~11회 멀티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팀의 패배를 막았다.

물론 오승환이 제 구위를 되찾는다면 대체 자원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오승환은 삼성이 가장 화려했던 왕조 시절 뒷문을 지키며 큰 공로를 세웠던 레전드임을 분명하다. 하지만 세월이 적지 않게 흘렀다. 부진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가 안다. 오승환의 7월 평균자책은 12.79로 솟아있다. 삼성도 오승환도 현실을 직시해야할 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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