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지구는 화수분이 아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인류가 누리는 풍요로운 삶은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다.
지구가 품고 있는 자원을 양껏 소모해야 가능한 일이다.
지구가 내줄 수 있는 자원을 다 써버렸으니 29일부터 인류는 '생태 적자' 상태에 빠진 셈이다.
지구는 하나뿐이니 29일 이후의 생태자원 소비는 미래 세대의 몫을 미리 당겨 쓰는 것과 다름없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레카]
인류가 누리는 풍요로운 삶은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다. 지구가 품고 있는 자원을 양껏 소모해야 가능한 일이다. 그 과정에서 엄청난 폐기물을 쏟아내기도 한다. 기후위기의 원흉인 이산화탄소도 산업문명이 뱉어낸 찌꺼기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 삶을 누리기 위해 필요한 ‘생태자원’을 소비하는 것을 ‘생태발자국’이라고 한다. 국제 환경단체인 지구생태발자국네트워크(GFN)의 누리집 설명을 보면, 생태발자국은 식물을 원재료로 하는 식품과 섬유제품, 가축, 수산물, 임산물, 도시 기반시설 공간, 화석연료에서 나온 이산화탄소 흡수를 위한 숲 등에 대한 인류의 수요량을 뜻한다. 생태발자국의 60%를 차지하는 것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다. 문제는 인류의 생태자원 수요량이 지구의 생태적 한계를 훨씬 초과한다는 점이다. 기후변화를 비롯한 모든 생태위기가 여기에서 비롯된다.
지구생태발자국네트워크는 해마다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을 계산해 발표한다. 이날은 인류의 생태자원 수요량(생태발자국)이 그해 지구가 재생할 수 있는 자원의 양(생태용량)을 넘어서는 날을 뜻한다. 올해 생태용량 초과의 날은 지난 28일이었다. 지구가 내줄 수 있는 자원을 다 써버렸으니 29일부터 인류는 ‘생태 적자’ 상태에 빠진 셈이다. 인류가 지금과 같은 삶의 방식을 유지하려면 지구가 1.75개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구는 하나뿐이니 29일 이후의 생태자원 소비는 미래 세대의 몫을 미리 당겨 쓰는 것과 다름없다.
지구 생태용량과 비슷한 개념으로 ‘탄소예산’이 있다. 탄소예산은 지구 온도 상승폭을 일정 수준 이내로 묶어두기 위해 넘어서는 안 되는 이산화탄소 배출 허용치를 의미한다. 파리기후협정은 돌이킬 수 없는 기후변화를 막으려면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억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1.5도 목표 달성을 위해 남은 탄소예산을 2020년 기준 5000억톤으로 추산한다. 인류가 한 해에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양이 400억톤이 넘으니,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10년 남짓인 셈이다. 이마저도 1.5도 목표 달성 가능성이 50%에 그치는 시나리오다. 목표 달성 가능성을 높이려면 탄소예산을 더 줄여야 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이종규 논설위원 jklee@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단독] 코치는 그날밤 또 하키채를 들었다…한체대 폭행사건의 전말
- 윤 대통령의 휴가, 지지율 올릴 절호의 찬스다
- 국방장관 “BTS 입대 뒤 해외공연도 가능할 것…인기에도 도움”
- 윤 대통령 지지율 또 20%대…부정평가 70% 육박 [KSOI]
- 광주 대동고 17살의 대담한 시험지 해킹…영어는 왜 실패했나?
- 싸이 ‘흠뻑쇼’ 철거노동자 추락사…“급하지 않은 작업, 비 오는데 강행했나”
- 미 ‘자이언트 스텝’에도 이창용 “0.25%p씩 점진적 인상 적절”
- “5살부터 학원 뺑뺑이 돌리나”…조기입학에 ‘돌봄공백’ 걱정
- 우리는 신용카드 1장, 2100년 세대는 50장 ‘먹는다’
- [단독] ‘권성동 KTX 강릉 무정차’ 무리수 두려고 무궁화호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