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세계 최대 바이오매스 발전소가 그린워싱 논란?

강한들 기자 2022. 8. 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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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매스 발전에 이용되는 마른 목재. 게티이미지

영국에서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매스(화선연료 대신 동식물 같은 바이오 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발전소를 운영하는 드랙스그룹이 ‘그린워싱’ 혐의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게 조사를 받고 있다. 환경단체 6곳이 OECD에 의혹을 제기하고 제소했기 때문이다. 그린워싱(Greenwashing)은 기업이 실제로는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광고 등을 통해 친환경적 이미지를 내세우는 것을 말한다.

1일 영국에 기반을 둔 환경단체 라이프스케이프 프로젝트에 따르면 OECD 영국 연락사무소는 지난달 27일 드랙스그룹에 대한 추가조사를 시작했다.

드랙스그룹은 기존의 석탄발전소를 바이오매스로 전환한 후 탄소배출을 90% 줄였다고 홍보해왔다. 앞서 라이프스케이프 프로젝트 등 환경단체 6곳은 “드랙스그룹의 ‘나무를 태워서 탄소중립 전기를 생산한다’는 주장이 OECD의 다국적 기업 가이드라인을 위반한다”며 드랙스그룹을 지난해 10월 OECD에 제소했다.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은 “온실가스 배출량, 생물다양성 및 기타 환경문제에 대해서 제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을 통해 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 이용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제고한다”고 규정한다.

드랙스그룹이 운영하는 바이오매스·석탄 화력 발전소 전경. 게티이미지

드랙스그룹은 영국에서 약 2595MW의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운영하지만, 발전에 이용하는 나무는 주로 북미 지역의 숲에서 들여온다. 드랙스그룹은 미국과 캐나다의 노령림을 벌채해 비판받은 ‘피나클 재생에너지’ 등 바이오매스 기업들을 지난해 인수했다. 피나클 재생에너지는 올해부터 한국 GS글로벌에 10만t의 목재 펠릿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드랙스그룹은 ‘바이오매스 발전의 온실가스 영향은 발전소의 위치가 아니라 벌채국에서 반영한다’는 UN의 보고 규칙을 근거로 ‘탄소중립’을 주장한다. 그러나유엔은 이런 규정이 온실가스 배출이 중복으로 계산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며, 바이오매스의 ‘탄소중립’ 발전을 위한 근거로 쓰여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영국 기후·에너지 싱크탱크인 엠버(EMBER)가 지난해 10월 낸 분석자료에 따르면 영국을 포함한 세계에서 목재를 이용한 바이오매스를 가장 많이하는 드랙스그룹은 영국에서 가장 큰 이산화탄소 배출원이다. 유럽 전체의 석탄 화력발전 기업과 비교해도 4위에 해당한다. 영국에서 전력용 바이오매스 연소는 2019년부터 석탄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송한새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OECD 영국 연락사무소의 결정은 바이오매스 발전으로 탄소배출을 줄인다는 그린워싱에 제동을 거는 첫걸음”이라며 “우리 정부와 업계도 재생에너지 확대를 바이오매스로 충당하려는 꼼수를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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