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S 투자 역풍 맞나..블랙록, 올해 주주제안 찬성 반토막

방성훈 2022. 8. 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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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에게 탈(脫)탄소 이행을 강요하는 ESG(환경·사회·기업 통치) 요구가 역풍을 맞닥뜨리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1일 "블랙록이 올 상반기 투자기업들의 연례주주총회에서 EGS 관련 주주제안에 찬성표를 던진 비율은 24%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43%에서 거의 반토막이 났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블랙록이 추구하는 EGS 관련 투자 및 요구가 기업에게 옥쇄를 채우고 소비자물가 상승을 유발해 미 국민의 고용을 빼앗고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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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 올 상반기 EGS 관련 주주제안 찬성비율 24% 그쳐
작년 43% 대비 급감..우크라戰 이후 화석연료 회귀 등 영향
'親화석연료' 美공화당, 11월 중간선거서 우세 전망
일부 주정부, 화석연료 반대하는 금융기관과 거래 끊기도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기업들에게 탈(脫)탄소 이행을 강요하는 ESG(환경·사회·기업 통치) 요구가 역풍을 맞닥뜨리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1일 “블랙록이 올 상반기 투자기업들의 연례주주총회에서 EGS 관련 주주제안에 찬성표를 던진 비율은 24%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43%에서 거의 반토막이 났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상반기 이후까지 기간을 늘려도 올해 전체 찬성 비율은 27%로 전년 동기(36%) 대비 9%포인트 하락했다.

(사진=AFP)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그동안 ECS 투자 열풍을 주도해 왔다. 세계 각국 기업에 대규모 투자하고 있는 만큼 의결권을 앞세워 EGS 관련 이슈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하지만 올해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성급한 탈탄소화’에 대한 경계감이 부쩍 높아졌다. 미국과 유럽에서 화석연료 발전으로 회기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고,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억제가 전 세계적인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유가 상승기에 화석연료 투자의 수익성이 높다는 점도 자산운용사 입장에선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블랙록 역시 유가 상승이 장기화하지 않도록 EGS 이슈에 대한 접근이 신중해졌다는 진단이다. 블랙록의 변화는 올 상반기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일명 ‘블랙록의 난’으로 불리우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블랙록은 “대부분의 기후변화 대응 관련 주주제안이 기업의 재무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있었다”며 “우리는 달라진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올해 EGS 관련 주주 제안이 작년보다 2배 이상 늘었음에도, 탈탄소에 대한 대처를 적절하게 평가하지 않고 관행적·일률적으로 주주 제안을 내놓는 경우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와 별도로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 시점에선 EGS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친(親)화석연료 정책을 옹호하는 공화당은 지난 수개월 동안 블랙록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블랙록이 추구하는 EGS 관련 투자 및 요구가 기업에게 옥쇄를 채우고 소비자물가 상승을 유발해 미 국민의 고용을 빼앗고 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주정부 차원에서도 반(反) EGS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석탄을 생산하는 웨스트버지니아주(州)의 경우 지난 6월 화석연료 생산·판매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는 금융기관과는 거래를 재검토한다는 내용의 법률을 시행하고, 지난달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 웰스파고, 블랙록 등 월가 은행 5곳을 주 당국 주관 사업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텍사스주에서도 같은 내용으로 법제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다른 15개 주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이 화석연료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거나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이끌고 있는 경우다.

닛케이는 “미 유권자들은 전 세계를 덮친 인플레이션으로 지금 당장 눈앞의 생활에 집중하고 있다.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환경에 대한 배려 등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며 “이상과 현실의 괴리로 EGS 투자와 관련한 미래 전망도 불투명해진다. 현재 발생하고 있는 ESG 역풍은 지속가능한 투자에 대한 재정의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현 시점에선 투자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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