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에 밀리자 또 감세카드..수낵 "7년 내 소득세 20% 감면"

김연하 기자 2022. 8. 1. 15:4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영국의 차기 총리를 뽑는 경선에서 밀리고 있는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이 대규모 감세 정책을 발표했다.

일찌감치 감세 공약을 앞세웠던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이 승기를 잡아가자 보수당원들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우편투표 개시에 맞춰 본격적인 지지 기반 확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7월 3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수낵 전 장관은 2029년까지 7년간 소득세 기본세율을 현 20%에서 16%로 낮추는 감세 정책을 시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英총리 경선 당원 우편투표 시작
감세 내건 트러스 지지율 앞서자
기본세율 20%→16% 인하 공약
증세 주장 기존 입장서 급선회
리시 수낵(오른쪽) 영국 전 재무장관과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 AP연합뉴스
[서울경제]

영국의 차기 총리를 뽑는 경선에서 밀리고 있는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이 대규모 감세 정책을 발표했다. 일찌감치 감세 공약을 앞세웠던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이 승기를 잡아가자 보수당원들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우편투표 개시에 맞춰 본격적인 지지 기반 확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7월 3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수낵 전 장관은 2029년까지 7년간 소득세 기본세율을 현 20%에서 16%로 낮추는 감세 정책을 시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수낵은 “이는 마거릿 대처 정부 이후 가장 큰 소득세 인하”라며 물가 상승 폭보다 높은 수준의 감세를 약속했다. 구체적으로는 2024년에 세율을 1%포인트 낮추고 이후 2029년까지 3%포인트를 추가 인하하겠다고 설명했다. 정책이 시행될 경우 연봉 3만 2000파운드(약 5000만 원)를 받는 사람의 세금 부담이 777파운드(약 124만 원) 줄어들게 된다고 더타임스는 추산했다. 수낵은 최근에도 가정용 에너지 요금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폐지하는 내용의 감세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재무장관 시절에 증세를 추진하던 수낵의 감세 공약은 다소 갑작스러운 변화로 평가된다. 그가 재무장관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영국 정부는 장기 재정 건전성을 강조하며 일종의 소득세인 국민보험분담금률을 기존 12%에서 13.25%로 올리는 안을 발표했다. 당시 수낵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년에 추가 지출한 4000억 파운드만큼의 적자를 줄이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증세를 추진했다. 이번 경선에서도 수낵은 트러스 장관의 감세 정책이 시행될 경우 인플레이션 악화로 국민의 생활비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며 감세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혀왔다. 트러스는 팬데믹 피해 복구를 위해 총리에 취임하는 즉시 세금을 인하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상태다.

외신들은 수낵 전 장관이 감세로 돌아선 것은 낮은 지지율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달 1일부터 9월 2일까지 경선을 위한 16만여 보수당원들의 우편·온라인 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수낵의 지지율은 트러스에게 크게 밀리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가 7월 20~21일 보수당원들을 대상으로 실행한 설문조사에서 트러스가 62%의 지지율을 기록한 반면 수낵은 38%에 그쳤다.

트러스 측은 수낵의 감세 공약을 비판하고 나섰다. 트러스를 지지하는 사이먼 클라크 재무장관은 "가계를 돕기 위해 기다릴 여유가 없다"며 "트러스는 7년이 아니라 7주 안에 세금을 인하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트러스 캠프 관계자도 "수낵이 감세로 유턴한 것은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세금을 거듭 인상했던 재무장관 시절에 감세하지 않은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