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진→소비침체 현실화..삼성·LG, 하반기 수익성 '빨강불'

이나리 기자 2022. 8. 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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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TV·스마트폰 수요 감소..마케팅비↑영업이익↓ 수익성 악화 전망

(지디넷코리아=이나리 기자)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인상은 지난 2분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 사업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하반기에도 경기부진에 따른 소비 침체, 인플레이션, 불확실한 대외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대표 기업인 이들 회사의 수익성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일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가전, TV, 스마트폰 사업 등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의 영업이익은 3조200억원으로 전년 보다 30% 감소했고, 전 분기 대비 3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LG전자의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사업본부의 2분기 영업이익은 4천3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률은 5.4%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영업이익률 9.5%와 대비된다. LG전자의 TV 사업을 담당하는 HE(홈 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는 2분기 영업손실 189억원을 기록하며 7년만에 적자 전환했다.

'2022 국제 IoT·가전·로봇박람회'에 전시된 삼성전자 주방 가전 (사진=삼성전자)

올 하반기에도 거시경제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물류비, 원자재 가격 인상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한 펜트업(억눌렀던 소비가 폭발하는 현상) 효과가 꺾였고, 인플레이션, 고금리 현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등으로 소비 침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TV 출하량은 2억200만대로 전년 보다 3.8% 감소될 전망이다. 이는 2010년(2억1천만대) 이후 12년만에 최저치다. 그동안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던 OLED TV 출하량 성장률도 올해 7.8%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 시장 전망도 하향 조정됐다. 시장조사업체 IDC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3.5% 감소한 13억1천만대에 그칠 전망이다. 또 2026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1.9%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가전, TV, 모바일 등의 출하량이 줄어들자 하반기 소비자향 메모리 반도체의 출하량은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메모리 사업에 영향을 주게 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2분기 컨콜에서 "하반기 시장은 국제정세 불안정과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3분기 MX 부문은 전년 대비 동등 수준, 혹은 한자릿수 성장에 머물고, TV 수요 또한 불확실성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주요 유통과의 전략적 협업과 네오 QLED, 라이프스타일 TV, 신제품 폴더블폰 등 판매 확대를 통해 성수기 수요를 선점하고 수익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모바일·PC 등 소비자향 메모리도 수요 약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주요 고객사의 수요 상황 등에 대한 적극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2분기 컨콜에서 "TV 사업은 코로나 이후 지난 2년간 수요 증가로 호실적을 보였지만, 펜데믹 종료와 글로벌 경제 위기로 내년까지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OLED TV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집중하고, 마케팅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가전에서도 프리미엄 제품 공급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LG전자 올레드(OLED) TV.(사진=LG전자)

삼성전자·LG전자,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줄줄이 하향 조정 

증권 업계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하반기 및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연달아 하향 조정했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 78조2천원으로 전 분기 대비 1% 증가하고, 영업이익 13조1천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 사업부별 영업이익은 ▲DS 부문 8조5천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5% 감소 ▲디스플레이 1조3천억원 전 분기 대비 22% 증가 ▲DX 부문 3조3천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0% 증가가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은 312조원, 연간 영업이익은 54조억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남궁현 신한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이슈로 세트 출하가 예상을 하회하면서, 메모리 전방 업체들의 재고가 증가하고 있다"며 "전방 업체들은 수요 전망치를 하향하고 재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메모리 주문량을 기존 계획 대비 빠르게 축소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유학 키움증권 연구원은 "MX 부문은 갤럭시 폴더블폰 신제품 출시 효과가 반영되지만, 중저가 스마트폰은 판매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올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5700만대로 전년 보다 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3분기 디스플레이 부문은 애플을 포함한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 효과로, 전 분기 대비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

LG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8천937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3% 인상, 전년 대비 50% 인상될 전망이다. 이는 올 초 전망치 보다 하향 조정된 것이다. 그 중 3분기 가전/TV의 합산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7천75억원에서 올 3분기 3천518억원으로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의 연간 매출은 82조6천37억원, 영업이익은 4조5천58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8%, 12.3%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내년 영업이익은 3조5천억원으로 올해 보다 14% 감소가 예상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거시 환경 악화와 함께 TV와 가전 수요 둔화를 반영해 하반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를 조금 더 낮춰야 할 것"이라며 "3분기 말에는 월드컵 특수와 연말 성수기를 겨냥한 출하가 진행되면서 실적 회복을 뒷받침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나리 기자(narilee@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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