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먹을 수준 아니라던 '불닭', 40억개나 팔았다..이 라면의 정체는

김은성 기자 2022. 8. 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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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 틱톡 이미지. 삼양식품 제공.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홀리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불닭 시리즈의 수출 호조로 삼양식품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나온다.

삼양식품은 ‘불닭 브랜드’의 면 제품 누적 판매량이 40억개를 돌파했다고 1일 밝혔다. 2012년 첫 선을 보인 불닭볶음면은 당초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수준의 매운맛이 아니다’라는 혹평까지 받았다. 매워도 너무 매워서 거부감부터 부를 것이란 비판이었다. 그러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먹방 유튜브에서 ‘중독성 있는 매운맛’으로 입소문을 타며 각국의 마니아를 사로잡았다.

불닭볶음면은 ‘국물 없는 매운 라면’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척했다. 불닭짬뽕, 까르보 불닭볶음면 등 종류도 여러가지다. 타사에 유사 제품이 나오면 오히려 소비자들은 ‘원조’ 불닭볶음면을 소환하며 매운맛을 비교했다. SNS에선 ‘맵부심(매운 음식을 잘 먹는 자부심) 챌린지’ 놀이가 이어지며 틈새 제품에서 글로벌 히트 상품으로 성장했다.

불닭 브랜드 제품의 누적 판매량은 2017년 10억개에 이어 2021년에 30억개를 넘고, 출시 10년만인 올해 40억개를 돌파했다. 수출액도 2017년 1억달러, 2020년 3억달러를 달성했다. 삼양식품은 “세계인 2명 중 1명은 불닭볶음면을 먹은 셈”이라며 “불닭 브랜드가 9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어 올해는 수출 4억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양식품은 올해 5월부터 수출 전진기지인 밀양공장 가동을 시작하며 해외사업 확대에 나섰다. 2016년 26%에 불과했던 삼양식품의 수출 비중은 2021년 60%를 넘어선 후 올해 1분기 66%까지 확대됐다. 현재 삼양식품은 한국 라면 수출의 절반가량을 담당한다. 그 중심에 불닭 브랜드가 있다.

삼양식품은 다른 라면회사와는 달리 현지 생산 없이 수출 물량 전량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도 특징이다. 수출 형태로 해외 매출이 발생해 원자재 상승 부담을 고환율 효과로 일부 상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삼양식품은 올해 1분기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하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향후 전망도 밝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 곡물가격 등의 상승에도 밀양공장 효과가 가시화하고 마진이 4~5배 이상 높은 수출 제품 호조에 따른 외형 성장을 통해 올해 역대 최대 매출 달성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불닭을 이을 후속 인기 제품 없이 오랜 기간 한 브랜드에만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아시아 지역의 소비자를 상대로 한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며 “앞으로도 해외 소비자들의 입맛을 겨냥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해외 유통 법인을 통한 현지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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