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中 무역수지 30년 만에 석달연속 적자..韓경제 버팀목 '수출' 흔들린다

이정현 기자 2022. 8. 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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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무역수지 5월 –10.9억→6월 –12.1억→7월 –5.7억달러
中 경제성장률 둔화 직접 영향..외교 노선도 리스크 요인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2년 7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9.4% 증가한 607억달러로, 역대 7월 최고실적을 경신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수입액이 21.8%나 증가한 653억7000만달러로 불어나면서, 무역수지는 46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영향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영향이다. 무역수지가 4개월 연속 적자 늪에 빠진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이다. 사진은 이날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진행되는 모습. 2022.8.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수출 전선에 경고등이 켜졌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전체 무역수지는 넉 달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데, 중국과의 무역수지마저 석 달째 마이너스 행진이 이어지면서 산업계 전반에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대중 무역수지가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92년 10월 이후 약 30년 만에 처음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2022년 7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9.4% 증가한 607억달러로, 역대 7월 최고실적을 경신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수입액이 21.8%나 증가한 653억7000만달러로 불어나면서, 무역수지는 46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영향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영향이다.

전체 무역수지 악화도 위기지만, 석 달째 이어지고 있는 중국과의 '마이너스 무역수지'는 더 큰 문제다.

대중 무역수지는 지난 5월 –10억9900만달러, 6월 -12억1400만달러, 지난달 -5억7500만달러 적자를 기록 중이다. 적자 폭이 다소 둔화했지만, 문제는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중국은 미국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가장 큰 교역국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대중 수출액은 1629억달러로 전체의 25.3%, 수입액은 1386억달러로 22.5%를 각각 차지하며 수출액과 수출입 모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수출액 비중에서는 미국(14.9%), 베트남(8.8%), 홍콩(5.8%), 일본(4.7%)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있고, 수입에서도 미국(11.9%), 일본(8.9%), 호주(5.4%), 사우디아라비아(3.9%) 등을 큰 격차로 제치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중국 내 봉쇄 조치 영향 등 중국 경제 둔화세가 심상치 않다.

IMF가 밝힌 중국 GDP 성장률을 보면 지난 1분기 4.8%에서 2분기 0.4%까지 곤두박질쳤다. 향후 경기전망도 부정적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간한 '2022년 하반기 중국 경제전망 및 주요 이슈(해외경제포커스)'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는 정부의 안정성장을 위한 정책지원 강화에도 불확실성 확대로 고용·소비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코로나 사태가 적절히 통제될 경우 하반기 4%대 중반, 연간으로는 3%대 중반의 GDP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이 상존하고 주요국의 정책금리 인상 가속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은 중국 경제의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중국 경제성장률 통계. ⓒ 뉴스1

중국 입장에서서는 탐탁지 않은 우리나라의 미국 주도 국제 경제협력체 참여도 수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 5월 미 정부가 주도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참여했다. 미 바이든 행정부가 주도한 IPEF는 무역뿐만 아니라 디지털 경제, 에너지·기후변화 대응, 높은 노동·환경 기준의 무역체제, 공급망 안보 구축, 친환경에너지 공동 투자, 공정한 자유무역환경 조성 등을 망라하는 보다 포괄적인 경제 협력체제다.

미·중 갈등 속 미 주도의 인도·태평양 국가들의 경제 협력체제라는 점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일종의 '견제 동맹' 성격으로 규정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과거 사드 배치 등을 이유로 우리나라 경제에 타격을 줬던 중국의 행태를 고려하면 경제 제재에 대한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에는 미국·일본·대만 등 4개국과 함께 하는 이른바 '칩4 동맹(Fab4)' 참여 여부도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하면 산업계의 근심거리다. 칩4 동맹은 4개 국가·지역이 모여 반도체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 인재 양성, 연구·개발 등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로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주도하고 있다. 아직 참여국이나 세부역할, 협력범위 등은 구체화하지 않은 상태다.

중국 당국은 '칩4'에 대해 일찌감치 불편함을 숨기지 않고 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26일 브리핑에서 '칩4'와 관련해 "우린 한국이 자국의 장기적 이익과 공평한 개방이란 시장 원칙을 출발점으로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유지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창양 산업장관은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으로 6월 이후 수출증가율도 한 자릿수에 머물며 수출 성장세 둔화와 무역적자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산업·무역을 둘러싼 리스크 관리와 함께 우리 수출이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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