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한가하게 휴가"..대통령실 "지방 방문 검토 중 취소"·安 "한달 전 계획"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1일 “집권당 내부사정이 복잡하고 민생경제에 위기의 파도가 계속해서 밀려오는데 윤석열 대통령과 안철수 의원이 한가하게 휴가를 즐기고 있어서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휴가가 취소됐다고 알렸고, 안 의원은 “한달 전부터 계획한 휴가”라고 해명했다.
우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집권당 내부 사정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민생 위기를 극복할 국회 차원의 대책 마련이 지연되거나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우 위원장은 “휴가가 휴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국정 구상을 설계하는 계기일 수도 있겠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불안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며 “쇄신이든 수습이든 조기에 하라”고 촉구했다.
우 위원장은 또 안 의원을 겨냥한 발언을 이어가는 배경과 관련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징계하고 쫓아내려는 배경에는 윤 대통령과 단일화 과정에서 안 의원에게 당을 맡기기로 한 약속이 작용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안 의원에게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으니, 수습도 안 의원이 해야 하는 것이 책임정치”라고 설명했다.
앞서 우 비대위원장은 전날인 지난달 31일 오후 국회에서 가진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힘 지도부 내홍 사태와 관련해 “적어도 지금 집권당의 혼란에 대해서 안철수 정도는 자기만의 색깔을 보여주면서 수습안을 내야 될 때 아니냐”며 “그런데 미국에 간다고 들었다. 도피성 혹은 거리두기용 방미라는 해석이 나오는데 어쨌든 윤석열 정부 승리에 단일화로 기여한 분 아닌가”라고 비판한 바 있다.
우 위원장은 “지금 집권당 냅 사정은 직책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만약 조기 전당대회를 한다면 안 의원이 안 나서겠느냐. 그러면 설거지는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전당대회에만 출마하겠다는 것으로 보여지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 비대위원장 발언과 관련 먼저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번 휴가 기간 중 지방 휴양지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서초구 서초동 자택에 머물면서 정국 구상을 하기로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2~3일 지방서 휴가를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었는데 최종적으로 가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서울에 머물면서 정국 구상을 하거나 산책을 하면서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안다”며 “지방 방문이 정해진 것은 아니었고 검토 중에 취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윤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 데다 여권 내에서 대통령실에 대한 쇄신 요구가 나오면서 지방을 방문하는 대신 자택에서 정국 구상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휴가 기간 중 금리 인상, 고물가 등 경제·민생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국정 운영의 추동력인 지지율의 하락세까지 겹쳐 윤 대통령은 휴가 기간 내내 국정 운영 방향을 놓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안 의원은 “한달 전 휴가계획 세웠다”고 설명하며 휴가를 떠났다.
안 의원은 지난달 30일 오후 미국에 있는 딸 안설희 씨를 만나기 위해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미국으로 떠났다.
이를 두고 안 의원의 미국행이 당 내부 지도체제 혼란에 대한 ‘도피성’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안 의원은 우 위원장이 “도피나 거리두기용 방미라는 해석이 나온다”고 비판하자 “최대한 가족들과 편안한 시간을 보내도록 하려고 한다”면서 ‘도피’ 논란에 선을 그었다.
안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인에게 휴가는 휴가가 아님을 잘 아실 만한 분이, 인터넷 시대가 된 지가 언젠데 도피나 거리두기라고 저격하는 건 무슨 생각인지 궁금하다”며 “민주당 비대위원장께서 아무 당직도 없는 저를 직접 언급하는 걸 보니 (제가) 가장 신경 쓰이나”라고 했다.
이어 “단일화로 정권교체를 이룬 사람으로서 윤석열 정부에 무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면서도 “한 달 전 휴가계획 세워 보좌진들도 휴가갈 수 있도록 하고, 그리운 딸을 만나기 위해 미국에 왔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국내 계신 분들과 소통하고 대안을 마련 중”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가 대통령이나 당대표도 아닌데 스스로 휴가 일정 공지하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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