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윤 "상처를 끌어안고 회복을 예언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어요"
[EBS 뉴스12]
오늘은 층간소음 보복 범죄를 주제로 한 장편소설 '여진'을 소개합니다.
사회폭력을 고발하기 보다는 사건 이후에 이어지는 사람들의 삶에 초점을 맞춘 소설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는 안보윤 작가를 민진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층간소음으로 할머니, 할아버지가 살해되면서 예상치 못한 비극적인 운명에 내 던져진 세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여진.
조부모의 죽음으로 남매는 비극의 원인이 자신들이란 자책감을 느끼며 성장합니다.
인터뷰: 안보윤 / '여진' 저자
"사람들은 전부 다 '저 아이들이 일으킨 소음 때문에 조부모들이 죽었다'라고 비난했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낙인이 찍힌 채로 굉장히 소극적이고 위축된 상태로 성장을 하게 된 상태였고요."
어른이 된 가해자의 아들은 남매에게 아버지의 잘못을 속죄하려고 애씁니다.
인터뷰: 안보윤 / '여진' 저자
"가해자의 아들은 타인을 회복시키는 데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고, 자기 자신의 회복이 먼저 이루어져야 타인을 배려할 수 있다는 것까지는 아직 가지 못한 상태이기도 해요."
안보윤 작가는 정상적인 성장이 멈춰버린 세 아이들을 통해 부당하게 죄를 전가하는 사회의 모습을 비판합니다.
인터뷰: 안보윤 / '여진' 저자
"충분히 사회화할 어떤 과정이나, 충분히 돌봄을 받아서 자기 자신을 스스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자립심을 얻지 못한 아이들이 그대로 성장해서 어른이 되어 버린다면 이 사회에서 어떻게 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굉장히 많이 들었고…."
안 작가는 초창기에는 사회의 폭력적인 면을 고발하는 것이 주였다면 이제는 그 안에서도 살아가는 인간의 희망적인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안보윤 / '여진' 저자
"인간에 훨씬 더 집중을 하려고 애를 썼었어요. 사건이 발생한 것이 시작점이라면 이 모든 것을 진행해 나가고 각오하고 회복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회복에 실패했다면, 혹은 회복의 어느 정도 가능성의 기미를 봤다면 그것 전부 다 인간이 느끼는 너무 많은 다양한 감정들을 조금 더 포착하고 싶어서…."
안보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삶을 직시할 수 있는 용기를 얻고, 그럼에도 불구 하고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안보윤 / '여진' 저자
"어떤 사람에게 크고 작고는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가장 힘들고 절망스러운 사건들이 있을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것을 회복하려고 애쓰고 누군가에게 또 위로받거나 위로해 주려고 애쓰면서 기어코 살아간다는 인간의 어떤 의지 같은 것이 굉장히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BS 뉴스 민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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