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안 말려"..대낮 이민자 살해사건에 이탈리아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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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도심 한복판에서 나이지리아 출신의 이주민 노점상이 한 남성에게 심한 폭행을 당해 그 자리에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동부 휴양도시 치비타노바 마르케의 도심에서 호객행위를 하던 알리카 오고르추쿠(39)는 지난 29일 오후 2시경 이탈리아인 백인 남성(32)에게 구타당해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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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서 영상 확산..방관자들 대한 비판 거세
정치인도 "인종차별.."강력 처벌해야" 규탄
[이데일리 이현정 인턴기자] 이탈리아의 도심 한복판에서 나이지리아 출신의 이주민 노점상이 한 남성에게 심한 폭행을 당해 그 자리에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상황은 목격자들이 촬영한 동영상과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알려졌다. 영상에는 가해자가 오고르추쿠의 목발을 잡아채 쓰러트린 뒤 그의 몸에 올라타 주먹질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주변에 모인 사람들은 이를 지켜보거나 동영상을 촬영했을 뿐, 아무도 4분 가량 이어진 폭행을 말리지 않았다.
영상이 현지 언론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가해자의 무차별한 폭력행위와 목격자들의 무심함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명백한 인종차별 범죄다”, “방관자들도 가해자와 다르지 않다” 등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이탈리아 정치인들도 한목소리로 가해자를 규탄하고 사건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포용적인 이민 정책을 추진하는 민주당의 엔리코 레타 대표는 트위터을 통해 “동영상을 보고 경악했다. 흉포함과 무심함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반(反)이민 성향의 극우 정당 동맹(Lega)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도 “안전 보장에는 (피부) 색깔이 없다”며 “가해자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유가족과 나이지리아 출신 이민자, 이탈리아 시민 수백명은 치비타노바 마르케 거리에 몰려나와 시위를 벌였다. 오고르추쿠의 아내 차리치 오리아치는 이 자리에서 “가해자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왜 남편을 죽였는지 묻고 싶다”며 “주변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있었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나는 지금 정의를 원한다”고 호소했다.
가해자는 살인, 강도 혐의로 범행 현장에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인종차별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 마테오 루코니 경찰국장은 “다른 인종에 대한 증오범죄라는 근거는 없다. 폭행은 사소한 논쟁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현정 (jade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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