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 '캐리백' 1군 발암물질, 혹시 내 물건에도? "매운 냄새, 코가 알싸하다면"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2년 8월 1일 (월요일)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 양기화 전 식약처 독성부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2부, 이슈in터뷰로 준비했습니다. 스타벅스가 고객 증정품에서 유해 화학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는 점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일이 있었죠. 알고 보면, 건강을 위협하는 유해물질이 생활 곳곳에 숨어있다고 합니다. 생활 속 차단해야 할 유해물질들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유해물질 전문가인 전 식약처 독성부장 양기화 박사 연결돼 있습니다. 박사님, 안녕하세요?
◆ 양기화 전 식약처 독성부장(이하 양기화): 안녕하세요.
◇ 이현웅: 최근에 스타벅스가 고객 증정품으로 선물을 한 나눠준 '서머 캐리백'에서 유해 화학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고 해서 사과를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발견이 된 폼알데하이드는 어떤 유해 물질인가요?
◆ 양기화: 폼알데하이드는 메탄올이 산화돼서 만들어집니다. 폼알데하이드가 다시 산화되면 "개미산'이라고도 하는 포름산(Formic Acid)이 되는데 혹시 개미를 입에 혀에다 대보셨나요? 제가 어렸을 때는 개미의 꽁무니를 빨아 먹는 일도 있었는데 개미를 혀에다 대면 아주 강력한 신맛이 납니다. 개미의 배설물 중에 포름산이 들어 있기 때문에 개미산이라고도 하는 거죠. 폼알데하이드는 상온 산업에서는 무색의 자극성 기체입니다. 물에 잘 녹아서 37% 정도 되는 수용액을 포르말린이라고 하는데요. 폼알데하이드는 싸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접착제, 방부제, 살균제, 소독제, 굉장히 많은 일상용품에 쓰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폼알데하이드에 만성적으로 노출이 되면 머리가 무겁고 쉽게 피곤해지고 계산을 못하게 되는 그런 여러 가지 신경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되어 있습니다. 또 국제암연구소 기준으로 그룹원에 속하는 물질입니다. 그룹원에 속한다는 의미는 사람에게 확실하게 암을 일으킨다는 그런 의미입니다. 포르말린에 노출된 노동자에게 부비동, 비강, 비인두에 암이 생겼다거나 골수성 백혈병이 생겼다거나 림프종 또 희귀암이 유발되었다고 보고되어 있습니다.
◇ 이현웅: 스타벅스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요, 개봉 전 제품의 표면에선 ㎏당 평균 459㎎, 두 달이 지나면 ㎏당 평균 244㎎의 폼알데하이드 수치가 검출됐다고 합니다. 이 정도 수치면 어떤 위험이 있는 건가요?
◆ 양기화: 법이 정한 기준을 초과한 수준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국가기술표준원이 가정용 섬유제품의 안전 기준을 정하고 있는데요. 팬티, 잠옷, 양말과 같이 몸에 직접 담는 내의류라든가 바지, 치마, 장갑처럼 직접 닿지 않는 중의류에서는 폼알데하일드가 kg당 75mg 이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코트, 모자, 넥타이 같은 밖에 있는 옷 혹은 침구류는 kg당 300mg 이하로 규제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인체와 직접 닿지 않는 가방이라든가 쿠션, 방석, 커튼, 모기장 이러한 생활용품에서는 관련 기준이 없어요. 즉 유해물질의 안전 요건 적용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는 게 문제고요. 이번에 문제가 된 스타벅스의 가방도 역시 안전 요건 적용 대상으로 보지 않고 있는 거죠. 그런데 문제가 요즘같이 여름철이 되면 아무래도 옷을 가볍게 입잖아요. 맨살이 있고 가방을 넣게 만들든가 하면 가방이 몸에 직접 피부에 직접 접촉할 수가 있죠. 그래서 민감한 사람의 경우는 피부에 이상 반응을 일으킬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관리 기준이 없다고 해서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번에 검출된 내용을 보면 바깥쪽 표면에서 kg당 585mg 이상, 즉 중의류나 침구류의 적용 기준을 초과하고 있는 수준이잖아요. 그래서 관리 기준이 없다고 해서 안전하다는 건 아니다. 일단 그렇게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 이현웅: 말씀하신 대로 가방 같은 경우 손으로 들기도 하고 어깨에 매기도 하니까 분류가 다시 돼야 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 양기화: 그러니까 상황에 따른 관리 기준을 정해야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 이현웅: 각각 품목마다 기준치가 있는데 제품을 하나씩만 사용하는 건 아니잖아요. 예를 들어 양말도 신고, 가방도 메고, 옷도 입는데 그러면 누적되는 수치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건가요?
◆ 양기화: 여러 가지 유해물질에 대한 관리 기준은 그러한 유해 물질을 어떤 경로로 접촉을 하느냐, 혹은 노출된 빈도나 시간이나 이런 걸 고려해서 그로 해서 유해한 반응을 보이는 기준보다 훨씬 안전력을 넓게 두어서 기준을 정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스타벅스 가방 같은 경우는 의류, 침구류(의 기준)을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kg당 300mg을 적용하잖아요. 그것의 2배인 평균 459mg에 못 미치는 수준인데 통상 안전력은 10배 정도 이렇게 크게 정하는 부분이라서. 하지만 독성 유해 부작용은 사람마다 편차가 있거든요. 예민한 사람들은 조금 낮은 농도에서도 유해 증상을 나타낼 수가 있어서 그런 부분을 고려해서 기준을 정하기 때문에 그런 것을 감안해야 될 것 같습니다.
◇ 이현웅: 이 제품을 받으신 분들이 뭔가 좀 퀘퀘하고 이상한 냄새가 난다, 오징어 냄새가 난다. 이런 반응들이 많았거든요. 그로부터 한 네티즌이 직접 검사하고 밝혀내는 과정을 거친 걸로 알고 있는데 폼알데하이드가 냄새와도 관련이 있나요?
◆ 양기화: 병조직 수술을 한 검체를 포르말린에 담아서 고정된 게 병리과로 오게 되면 제가 그것을 검사합니다. 저는 일상이 포르말린과 아주 밀접하게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는데요. 일단 포르말린, 폼알데하이드는 코로 냄새를 맡았을 때 매운 느낌이 들어요. 코가 싸하게 매운 느낌. 그래서 그런 느낌이 들었을 때는 포르말린이 상당한 농도로 있구나라고 알아차릴 수가 있는데요. 스타벅스 증정품을 받았던 분이 퀘퀘한 냄새를 느꼈다라고 하는데 그런 냄새는 (폼알데하이드가) 아닌 것 같고요. 어찌 됐건 폼알데하이드가 기준치 이상 검출된 것은 사실인 거죠.
◇ 이현웅: 숨어 있는 유해물질들도 우리 주변에 많을까요?
◆ 양기화: 많죠. 제가 앞서 말씀을 드렸습니다마는 우리 일상에 있는 모든 것들에 폼알데하이드가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여러 가지 의복이나 위생제품, 심지어는 가구 주택 안에서도 이러한 폼알데하이드가 나온다는 거죠. 왜냐하면 기체 형태이고 이런 제품들을 표백한다거나 부식을 방지한다든가 방부, 설비 목적으로 폼알데하이드를 쓰고 있거든요. 가격도 싸서 어떻게 보면 우리 생활주의에 폼알데하이드가 들어가 있는 여러 가지 일상용품들이 많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이현웅: 기준치를 넘으면 못 파는 조건은 없습니까?
◆ 양기화: 있습니다. 이런 제품들을 생산하는 제조업체에서는 법이 정한 기준대로 제품을 관리해야 됩니다. 그래서 이번에 스타벅스에서도 해당 제품을 회수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스타벅스의 가방은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안전 규정을 적용할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조치나 사과라든가 이런 부분들이 늦어진 것은 법상 기준과 관리 기준이 없기 때문에 그런 거 아닌가 생각을 하는 거죠.
◇ 이현웅: 그렇군요. 청취차분께서요, "1급 발암물질 중에 술 담배는 물론이고 소시지도 있다는데 햄류에도 1급 발암물질이 포함이 돼 있나요?" 물어보시네요.
◆ 양기화: 햄류는 1급 발암물질이 아닌 걸로 기억하고 있고요. 첨가돼 있는 색소 같은 물질 중에 2급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을 수 있다. 제가 알고 있는 1급 발암물질 중에서는 자반 있죠, 생선 자반. 중국에서 문제가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염장한 생선이 1급 발암물질이었다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 발암물질도 암을 일으킨다는 기준을 정할 때 아주 소량을 먹어서 암이 생긴 것이 아니고요. 그러한 물질을 장기간 먹어서 노출되는 게 중요하죠. 그래서 용량도 중요하고 노출돼 있는 기간도 중요한 요소가 되겠습니다.
◇ 이현웅: 또 LG생활건강의 물티슈에서는 수천명의 사상자를 낸 가습기살균제 원료물질이 나왔다는데요. 어떤 물질이 나온건가요?
◆ 양기화: 이번에 회사 측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7월 4일에 제조된 '베비언스 온리7' 물티슈에서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CMIT), 메칠이소치아졸리논(MIT) 혼합물이 2.4ppm 정도 검출됐다고 합니다. 사건의 배경은 이 제품의 원료인 부직포를 납품하는 협력업체에서, 생산 라인을 세척하는 과정에서 남은 세척제의 잔여물이 부직포 원단을 오염시킨 것으로 파악됐다는 거죠. CMIT와 MIT는 1994년부터 2011년 사이에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해서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시켰죠. 사망자가 1740명이고 폐 질환자가 592명이나 되는 대규모의 화학 재해죠. 그밖에도 PHMG-P(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나 염화벤잘코늄과 같은 5종의 화학물질을 가습기 안에 담는 물에 세균이 번식하지 못하도록 살균제를 넣은 상품을 만든 거죠. 이게 연기를 뿜어내잖아요. 그러면 공기 중으로 뿜어나오는 물방울을 들이마시는 거죠. 그래서 폐가 섬유화가 되면서 폐기능을 손상하고 그 결과 심각한 경우 사망하는, 그런 사태였죠. 가습기의 경우 공기 중에 흩어져서 폐로 흡입하는 경로를 통해 우리 몸에 들어오는 건데 (이번에 문제가 된) 물티슈 같은 경우는 피부를 통해서 독성 물질이 몸에 들어온 것으로 예상을 할 수가 있고요. 그래서 이게 흡수되는 경로에 따라 유해 작용의 기준이 달라지거든요. 이번 같은 경우도 두 물질이 문제가 됐던 화학물질이기는 하지만 용량이 2.4ppm 정도 수준이고 또 피부를 통해서 흡수됐을 때 인체에 어떠한 유해성을 나타내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가 없어서 이게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는 면밀하게 조사를 해봐야 될 것 같고요.
◇ 이현웅: CMIT랑 MIT 같은 경우 아예 (성분으로) 들어가면 안 되는 건가요?
◆ 양기화: 이것도 아마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에 관련된 기준을 정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마는 피부를 통해서 들어오니까 물티슈에서는 얼마가 들어가야 한다든가 하는 구체적인 기준은 없을 것 같아요. 다만 없다고 해서 이것을 사용해도 좋다라는 건 아닌 거죠. 뒤에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일상용품을 제조하는 회사에서 지금까지 사용하지 않은 새로운 화학물질을 사용해서 제품을 만들려고 할 때는 그 제품이 안전한지에 관련된 독성 효과라든가, 독성 자료 같은 것들을 확인하고 안전을 확보한 다음에 제품을 만드는 그런 기본적인 자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이현웅: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유해물질로부터 우리들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 마지막으로 소개가 가능할까요?
◆ 양기화: 방송에 '어떠한 유해물질이 나왔다'고 하면 일반 국민들이 분노하고 불매하는 사건이 있었죠. 과거에 라면에 '우지파동'이 있었고, 번데기 통조림에 포르말린이 들어있었다는 사건도 있었고, 만두소에 쓰레기가 들어 있다고 해서 난리가 났던 사건이 있었는데. 이러한 사건들에 관련돼 있는 중심 인물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불행한 일도 있었어요. 그러니까 그러한 사건으로 인해서 국민들이 분노하고 공포를 느끼는 것들이 결국은 반드시 좋은 건 아니다,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해요. 유해물질과 관련된 사건이 일어났을 때는 관계 당국에서 사건을 관련 물질에 대해서 정확하게 조사를 하고 그러한 물질이 우리 건강을 얼마나 위협하는지, 위해를 끼치는지에 대한 자료들을 검토해서 내놓기 때문에 일단은 정부 관련 부처의 조치를 지켜보는 그런 정신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또 한 가지, 유해물질로 인해서 건강을 해치지 않으려면 우리가 많이 사용하고 있는 물질을 잘 이해하는 게 중요하겠고요. 또 새로운 제품을 사용할 때는 그 제품에 들어가 있는 주요 성분의 독성 자료를 바탕으로 해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준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게 식품의약품안전처라든가 산업자원부, 농림부, 환경부 등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독성 자료가 (게재)돼 있고 독성에 대해서 어느 정도 기준을 적용을 하는지가 다 있거든요. 그래서 그 제품 안에 있는 것을 확인해 보면 좋겠습니다.
◇ 이현웅: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 식약처 독성부장 양기화 박사였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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