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시로 비트는 일상의 풍경..레안드로 에를리치의 '바티망'
[앵커]
익숙한 풍경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도록 하는 것, 예술이 가진 힘 가운데 하나죠.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로 완성되는 대형 설치 미술을 통해 무뎌진 우리 일상에 질문을 던지는 특별한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강푸른 기자입니다.
[리포트]
당장이라도 떨어질 듯 건물 외벽에 위태롭게 매달린 사람들.
손을 뻗어 상대를 구하려 애쓰고 떨어지는 가방을 잡으려 안간힘을 써 보지만,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전혀 다른 모습이 눈에 들어 옵니다.
바닥에 놓인 사진 위에 관람객이 누워 자세를 취하면 비스듬히 설치된 초대형 거울을 통해 건물에 매달린 듯한 풍경이 완성되는 방식입니다.
흔히 '있는 그대로를 비춘다'고 생각하는 거울을 통해 작가는 눈 앞에 보이는 것이 진짜인지 질문을 던집니다.
[레안드로 에를리치/현대미술 작가 : "우리는 더이상 의문을 던질 수 있는 상태가 아닙니다. 질문하기 위해서는 놀라움과 예외적인 것들이 필요하죠."]
또 다른 작품들도 관람객의 참여가 필수적입니다.
까만 방 안에 놓인 책상 앞에 앉으면 마치 유령이라도 된 것처럼 버려진 교실 속에 들어온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거울 두 개가 만들어낸 실체 없는 정원을 들여다 보며 공간의 깊이를 다시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지하철이나 비행기 안에서 보게 되는 일상적 풍경도 비틀어 생각하면 예술의 재료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전시장 곳곳에 묻어 있습니다.
[박주영/전시 주최사 '미쓰잭슨' 대표 : "작품이라는 것이 작가가 만드는 것만이 아니고 관객이 함께 참여하면서 같이 만들어 갈 수 있다, 그런 새로운 생각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을 보는 인식, 그 자체에 관해 얘기하고 싶다는 세계적인 현대 미술가 레안드로 에를리치의 이번 전시는 12월까지 서울 노들섬에서 이어집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
촬영기자:김보현/영상편집:황보현평
강푸른 기자 (strongblue@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5호·6호 태풍 약화…내일까지 전국에 많은 비
- 비정규직·소기업은 ‘경력 호봉’ 인정 안해…인권위 “차별”
- 휘발유 평균가격 1,800원대 진입…“경유는 당분간 휘발유보다 비싸”
- 與 의원총회 소집…“원내대표 등 지도부 총사퇴” 요구도
- 위중증 75일 만에 최다, 50대 등 4차 접종 본격 시작
- 제주서 ‘가짜 비아그라’ 판매 적발…엉터리 복약지도까지
- 5톤 화물차 빗길에 미끌어지면서 ‘쿵쿵쿵’…‘4중 추돌’
- ‘휴대전화 영장’으로 “클라우드는 압수 못 해”
- 러, 우크라 남부 미사일 공격…곡물 수출 이르면 1일부터 시작
- 무역수지 14년 만에 넉달 연속 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