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 해양 독트린에 미·나토 위협 명시.."극초음속 미사일 실전 배치"
현존 방어 체계로 요격 불가능
북극해·흑해·발트해 등 언급하며
"모든 수단 다해 해역 지킬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최대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는 새 해양 독트린에 서명하고, 몇 달 안에 러시아 해군을 극초음속 미사일로 무장시키겠다고 예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 해군의 날 기념식에서 이 같이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푸틴 대통령이 이날 서명한 새 해양 독트린은 해양과 항로 및 에너지 사용과 관련한 국제적 절차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접근을 “해양에서 러시아의 발전과 안보에 대한 주요한 도전과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또 러시아 쪽을 향한 나토의 군사시설 확장과 러시아 인접 해역에서의 군사 훈련 증가를 주요 안보 위협으로 꼽았다.
러시아의 해양 독트린은 2001년 처음 채택됐으며, 크름(크림)반도 강제 병합 이듬해인 2015년 마지막으로 개정됐다. 새 해양 독트린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군사·안보의 중심축 지역을 중동에서 인도·태평양으로 전환하고, 러시아의 인근 국가인 핀란드와 스웨덴까지 나토 가입에 속도를 내는 것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 해석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북극해, 흑해, 오호츠크해, 발트해와 베링·쿠릴해협은 러시아의 국익 지역이라고 주장하면서 “모든 수단을 다해 이들 해역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해군은 누구든 우리의 주권과 자유를 침해하려는 이에게 번개와 같은 속도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고르시코프 제독함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 배치하는 첫 번째 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음속의 5배 이상 속도로 날아가 지구상 어느 곳이든 1시간 이내로 타격할 수 있다. 또 조종이 가능하며 대기 중에서 낮은 궤도로 날아가다가 목표물을 빠르게 타격해 추적과 방어가 어렵다. 선박에 장착하는 극초음속 치르콘 순항 미사일은 최고 마하8(시속 9792㎞) 속도로 비행해 기존 미사일 방어 체계로는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념식에는 40여 척의 함정과 잠수함, 해군 및 우주 항공군 소속 40여 대의 비행기와 헬리콥터 등이 참여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용선에 올라 함정 열병식을 시찰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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