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하계5단지, 50층 높이 '고밀 재건축 임대주택' 첫번째 단지"

싱가포르| | 이성희 기자 2022. 8. 1.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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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고급 공공주택 '피나클' 방문해
"용적률 올려 가구수 늘리고 커뮤니티 넣겠다"
싱가포르 도심에 위치한 공공주택 ‘피나클 앳 덕스톤’은 50층 높이의 총 7개 동으로, 26층과 50층에는 각각 스카이브릿지로 연결돼있다. |서울시공동취재단

서울시가 재건축을 추진 중인 노원구 하계5단지 임대주택을 50층 높이로 짓는다. 기존 용적률을 기존보다 5배 가량 높여 가구수를 현재보다 2.5배 가량 늘릴 방침이다. 재건축 후 모든 가구는 토지임대부 등 분양이 아닌 임대 방식으로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1일 오전(현지시간) 고품질 공공주택 ‘피나클 앳 덕스톤’(피나클)을 방문해 “하계5단지를 피나클처럼 고밀 재건축 임대주택 첫번째 단지로 선보이겠다”며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피나클은 원래 국내 최초의 영구임대아파트인 하계5단지처럼 싱가포르에서 가장 오래됐던 주택개발청(HDB) 주택이었다. 그러나 HDB는 2009년 이를 허물고 7개동, 50층 높이의 초고층 고품질 공공주택으로 조성해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공공주택으로 알려져있다. 1848가구가 살고 있으며, 26층과 50층은 스카이브릿지로 연결돼 있다. 유료 전망대가 운영되는 50층 스카이브릿지는 길이가 500m에 이르는데, 탄종파가르·차이나타운·중심업무지구(CBD) 등 시내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도심 외곽에 자리잡고 있는 국내 임대주택들과 달리 피나클은 싱가포르 관광·업무지구 마리나베이와 약 3㎞ 인접한 도심에 있다. 도심에서 일하는 중·저임금 근로자에게 직주근접 주거지를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조성한 단지이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현지인과 결혼해 피나클에서 7년째 거주 중인 최정원씨(44)는 “버스정거장에서 6개 정거장만 가면 CBD로 갈 수 있다”며 “공중정원이 있고 유치원도 2군데 있다”고 말했다. 피나클은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주택으로, 최초 분양자가 5년 실거주 후 시장 가격으로 팔 수 있다. 최초 분양가는 3억원으로, 최씨는 이를 8억원에 매입한 것이다. 현재 시세는 12억원에 이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의 고품질 공공주택인 ‘피나클 앳 덕스톤’을 방문해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재건축 임대주택 서두를수록 좋아”
“늘어난물량 전부 저소득층 위주로 가야”

서울시는 현재 재건축 절차가 진행 중인 하계5단지뿐 아니라 서울시내 노후 임대주택 단지를 다시 지을 때도 피너클처럼 고밀 방식으로 추진된다. 주거공간과 커뮤니티 시설 등 품질을 올리면서 용적률 상향 등을 통해 평형을 확대하고 공급 가구수를 대폭 늘리겠다는 취지다. 서울 시내에서 재건축을 앞둔 영구·공공임대 단지는 총 34개다.

오 시장은 피나클을 둘러보며 “기존 임대주택 재건축을 통해 중·저임금 근로자를 위해 도심 역세권에 품질 좋고 저렴한 주택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으면 피너클보다 더 잘 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계 5단지의 경우 주거2종에서 준주거로 종상향하면서 당초 용적률은 93.11%에서 435%로 높아졌다. 이를 통해 현재 640가구인 세대수는 1540가구로 늘어난다. 오 시장은 “새 집을 지을 택지가 없는 서울에서 신규주택을 건설해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은 노후 임대주택 재건축”이라며 “노후 임대주택 용적률을 평균 100%대에서 300~500%로 확대해 고밀 개발한다면 임대주택을 2배 이상 공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타워팰리스 같은 임대주택을 충분히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을 통해 공급되는 하계5단지 가구는 모두 임대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오 시장은 “처음에는 저소득층 위주로 가야한다”며 “늘어나는 물량을 전부 저소득층에게 공급하면 청년도, 신혼부부도 들어가게 되면서 임대주택이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첫 단계에서 이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주거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계5단지 등 임대주택 재건축 과정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노원·강서·마포구 등 서울시내 임대주택 내구 연한이 30년이 넘어가기 시작했다”며 “물량 확대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서두를수록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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