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 17명 상대 전세 사기..20억원 가로챈 중개보조원 기소

수원지검 안산지청 DB. ⓒ News1 최대호 기자

(안산=뉴스1) 최대호 기자 = 주택 전세보증금을 가로채는 등 임차인 17명을 상대로 20억원대 전세 사기를 벌인 중개보조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4부(김일권 부장검사)는 사기, 사문서위조·행사, 부동산실명법 위반 등 혐의로 A씨(55·공인중개사 중개보조원)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2012년 10월부터 2018년 1월까지 공인중개사 중개보조원으로 일하며 근저당권, 피담보채무 등이 주택 매매가를 초과해 담보가치가 없는 이른바 '깡통전세'를 임차하는 수법으로 9억7000만원의 전세보증금을 가로채는 등 임차인 17명에게서 20억5000만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범행 과정에 임대차계약서 15장을 위조·행사하고 4건의 부동산을 명의신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자기 자본 없이 은행대출금 및 전세보증금만으로 주택을 취득하는 소위 '갭투자'로 26채의 부동산을 소유하면서, 나이가 많거나 사회 초년생인 임차인들이 중개보조원을 신뢰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악용했다.

그는 치밀한 계획하에 다양한 수법으로 임차인들을 기망하고, 범행 중 대출한도가 부족하자 타인 명의를 빌려 부동산을 매수하거나 임대차계약서를 위조해 담보가치를 부풀리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중개보조원의 말을 믿고 무리하게 전세자금대출을 받고 대출명의를 제공한 이후, 부동산 경매로 주거지에서 쫓겨나거나 대출 연체로 신용불량자가 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다른 사기 사건 재판 불출석으로 징역1년을 선고받은 상태여서 따로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며 "피고인에게 죄책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