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6% 넘는 물가 2~3개월 지속..예상 벗어나면 '빅스텝' 배제 못해"

국회 기재위 업무보고
물가 기조 예상대로라면 0.25%p 인상 바람직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확답하기 이르다"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상승세가 예상과 다르게 움직인다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 업무보고에서 “물가상승률이 6%를 넘어 2~3개월 지속된 이후에 조금씩 안정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유가 등 해외 요인이 불확실하지만 이런 기조가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다만 이 총재는 “물가가 예상을 벗어나면 정책 폭과 크기가 달라질 것이라 데이터를 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다”며 “이 경우 (빅스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금리 인상을 중단해야 한다는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의 주장에 대해 “현재 물가 수준이 6%이고 물가오름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물가 오름세를 잡지 못하면 국민들의 실질소득이 떨어지고 있다”며 “이를 향후 뒤집으려면 더 큰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에 어두운 마음으로 금리를 통해서 물가 상승세를 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상승률이 모든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물가가 7~8%가량이 되면 더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물가수준이 2~3%라면 국민들이 물가상승을 느끼지 못하고 경제활동을 하지만 6~7%가 되면 가속화되기 때문에 물가 오름세가 꺾이는 모습을 보일 때까지 금리 인상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 이 총재는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고 평가했다. 그는 “2분기 성장률이 0.3%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실제는 0.7%를 기록했다”며 “앞으로 경제상황은 불확실해졌고 해외요인은 더 나쁜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 경기는 크게 나빠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상황으로 볼 때는 내년 성장률이 2%보다 낮을 가능성은 아직까지 지켜보고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지금 확답하기는 이르다. 10월쯤 해외 자료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