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호랑이 3배 늘어 기뻐..미안, 마주치진 않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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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여 년간 야생 호랑이 복원 사업을 해온 네팔이 최근 호랑이 개체수가 거의 3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인간-야생동물 공존 전문가 마유크 차테르지 박사는 증가하는 호랑이의 개체수와 관련한 문제는 네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네팔 정부가 상황을 신중하게 판단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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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1마리→2022년 355마리, 12년 만에 290%증가
3년간 사망사고 62건..IUCN 전문가 "정부 역할 중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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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여 년간 야생 호랑이 복원 사업을 해온 네팔이 최근 호랑이 개체수가 거의 3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개체 수의 증가와 더불어 걱정거리도 늘어났다. 사람과 호랑이의 접점이 늘어나며 사고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네팔 정부가 29일 ‘국제 호랑이의 날’을 맞아 공개한 최신 조사에서 2010년 121마리에 불과했던 호랑이 개체수가 2022년 355마리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복원 사업 12년 만에 개체 수 290% 증가한 것이다. 국제환경단체 세계자연기금(WWF)과 환경보전단체들은 이번 보전 활동의 성과가 네팔 정부의 주도 아래 이뤄진 밀렵 단속, 국립공원의 확대 및 이웃 나라 인도와의 생태통로 조성 등을 통해 이뤄질 수 있었다며 즉각적인 환영의 뜻을 밝혔다.
네팔의 보전 노력은 2010년 ‘호랑이 보전에 관한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 정상회담’으로부터 시작됐다. 당시 호랑이가 서식하고 있는 세계 13개국은 한국, 중국 등의 아시아 문화권에서 ‘호랑이의 해’에 해당하는 2022년까지 야생 호랑이의 개체수를 두 배로 늘리기로 약속했다. 네팔은 13개 국가 중 유일하게 목표를 이행한 나라로, 오는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릴 호랑이 보전 정상회담에 앞서 이 같은 수치를 공개했다.
그러나 이런 희소식에도 불구하고 호랑이의 증가가 인간에게는 공포가 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호랑이 보호구역인 국립공원과 인근 주변에서는 매달 평균 3명이 호랑이의 공격을 받고 있다. 지난 3년간 국립공원 인근에서 보고된 호랑이의 공격은 총 104건으로 로 62명이 사망했고, 피해자의 28%는 중상을 입었다.
세계자연기금 네팔 보호프로그램 책임자인 쉬브 라즈 바타 국장은 “야생 호랑이의 증가는 좋은 소식이지만 네팔은 이제 호랑이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하는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은 이제 어디서나 호랑이를 보거나 마주칠 수 있다. 호랑이와 인간의 충돌이 증가한다는 것은 네팔의 호랑이 개체 수가 거의 최대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나타낸다. 정부는 사람과 호랑이가 공존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인간-야생동물 공존 전문가 마유크 차테르지 박사는 증가하는 호랑이의 개체수와 관련한 문제는 네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네팔 정부가 상황을 신중하게 판단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도 국립공원 인근의 호랑이 사고를 연구 중인 그는 호랑이가 인간을 공격하는 사건이 주로 예기치 못한 만남에서 발생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의 데이터에 따르면 약 80%의 호랑이가 영역을 방해 받거나 어린 동물이 인간을 먹이로 착각한 우발적인 만남에서 벌어졌다. 식인 사례는 약 1%였다. 주로 호랑이가 쉬고 있을 때 갑작스레 인간을 만나게 되면 깜짝 놀라 공격을 가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도에서는 호랑이 개체수의 증가로 인한 악영향이 이미 벌어지고 있다. 최근 3~5년 동안 감전, 올가미 등 인간의 공격이 증가하고 있다. 정부가 소매를 걷어붙이고 지역사회와 협력하지 않으면 호랑이는 다시 멸종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생 호랑이의 개체수는 100년 전까지만 해도 아시아 전역에 10만 마리 이상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으나 사냥, 밀렵, 서식지의 감소 등으로 2000년대 초반에는 95%가 감소한 3200여 마리만 남은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자연보전연맹에 따르면, 현재 야생에 남아있는 호랑이의 수는 3700~5500여 마리로 추정된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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