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태 순방' 펠로시 대만行 여부 촉각.. 동북아 정세 영향은?

노민호 기자 2022. 8. 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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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일각 "방문 무산시 中위협 '굴복' 의미.. 한일에도 안 좋아"
"한국·일본은 미국의 '조약동맹'.. 대만과는 다르다 " 반론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 로이터=뉴스1 ⓒ News1 박기현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미국의 '국가의전 서열 3위'에 해당하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1일 인도·태평양 지역 순방을 시작하면서 당초 예고했던 대로 대만을 방문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 당국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전망에 대해 일찌감치 발발해온 데다, 최근엔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군에선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보는 것 같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미 하원의장실은 펠로시 의장의 인도·태평양 지역 순방이 시작된 이날 현재까지도 '보안 문제'를 이유로 대만 방문 여부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일부 외신들로부턴 그의 '단시간' 대만 방문을 점치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성사 여부에 따라 미국의 역내 주요 동맹국인 우리나라나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정세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미 하원의장실 등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이날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이번 주 말레이시아와 우리나라, 일본을 잇달아 방문할 계획이다. 펠로시 의장은 오는 4일엔 우리나라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양자회담도 예정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이번 순방에서 각국과의 고위급 회담을 통해 △평화·안보 △경제성장 △무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후위기 △인권 △민주주의 등의 진전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중국 측은 지속적으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가능성을 경계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30일엔 대만과 가장 가까운 섬인 중국 푸젠성(福建)성 핑탄(平潭)섬 부근 수역 4개 지점에서 중국군의 실탄사격 훈련이 실시됐다.

중국 공산당 입장을 대변하는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같은 날 사설에서 해당 훈련을 거론하며 "펠로시가 탑승한 항공기를 감시할 것"이라며 공역에서 포착됐을 경우 경고·요격 등 대응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고 경고하기까지 했다.

중국군의 이번 훈련에 앞서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8일 대만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당시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불장난을 하면 반드시 불에 타 죽는다"는 말까지 했다. 이 때문에 중국의 이번 '위협' '경고'는 수사적 차원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펠로시 의장 측이 대만 방문 여부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것 역시 이 같은 기류를 두루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내 일각에선 펠로시 의장이 이번 순방에서 대만을 방문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중국의 위협에 굴복하는 모습으로도 비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이 지난달 31일 보도된 WABC77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계획에 바이든 대통령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사실을 들어 "중국 당국이 선전을 통해 미국을 괴롭힐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은 한국과 일본, 호주 등 우방국에 매우 안 좋은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대표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국내외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제난과 국제 리더십 쇠퇴 등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 때문에 올 11월 미 중간선거에서 집권 민주당이 패배할 수 있단 관측 또한 대두되고 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의 이번 인터뷰 발언 또한 이 같은 국내외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다른 일각에선 "대만은 한일 양국과 달리 미국과 '조약동맹'을 맺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무산되더라도 우리나라나 일본에 대한 방위공약 이행 등 역내 정세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제기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도 대만은 바이든 행정부가 강조하는 '상호방위조약동맹'엔 해당하지 않는다"며고 말했다.

박 교수는 "바이든의 대(對)중국 정책이 '전략적 경쟁'이라면 트럼프 행정부 땐 완전한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추진하는 등 '전략적 대결'이었다"며 "과거보다 현재 미 정부의 대중국 정책에 유연성이 있다는 측면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펠로시 의장은 앞서 4월에도 대만을 방문하려 했지만, 당시엔 코로나19에 확진되는 바람에 취소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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