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쏘아 올린 '마트 쉬는 날 폐지'..10년 만에 논란 본격 수면 위로 [언박싱]
폐지 땐 연간 7000억~1조원 매출 증대
이마트 넘어선 쿠팡.."이젠 마트 역차별 논의해야"
소상공인·마트노조 '위헌' 한목소리
공은 국회로..조례개정으로 조정 가능성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한 달에 두 번씩 의무적으로 문을 닫아야 하는 ‘대형 마트 의무 휴업’이 10년 만에 폐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윤석열 정부가 앞장서 규제개혁을 거듭 강조하는 데다 폐지에 우호적인 여론이 형성되면서다. 윤석열 정부가 쏘아 올린 공은 올 하반기 국회로 넘어갈 전망이다.
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가 국정에 반영할 ‘국민제안’ 온라인 국민투표 결과, 대형 마트 의무 휴업 폐지가 10개 안건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57만7415개의 ‘좋아요’를 받으면서 국민제안 1순위 안건으로 꼽힌 것이다. 이런 중대 사안을 인기투표 방식으로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맞냐는 비판이 거세지만 정부는 지난 7월 21일부터 열흘간 투표에 부쳐 선정된 상위 3건 안건을 국정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12년 시행된 유통산업발전법은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매월 2일 의무 휴업일을 지정하며 전통시장 반경 1㎞ 내 3000㎡ 이상 점포 출점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영업시간 제한과 대형 마트 의무 휴업은 지난 2018년 대형 마트 7곳이 낸 헌법소원에서도 합헌 결정이 났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전통상권 활성화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대통령실이 대형 마트 의무 휴업 폐지를 온라인 투표에 부치면서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민제안 투표에 앞서 6월 말부터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형 마트들이 의무 휴업일과 심야시간대에 온라인 배송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규제 개선과제에 포함해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의 중이기도 하다.
대형 마트들은 드러내놓고 여론전을 펼치지는 않지만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당장 실적 개선이 전망되는 데다 온라인 배송사업 확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는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유통 3사의 매출이 쿠팡에 역전되면서 국내 대형 마트 중심의 유통시장의 주도권 재편이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전개되고 있다. 대형 마트 관계자는 “대형 마트 영업 규제를 한다고 해서 전통시장 매출이 느는 것이 아니라 쿠팡과 마켓컬리 등과 같은 온라인 쇼핑을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오히려 마트가 겪고 있는 역차별에 대한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형 마트가 월 2회 의무 휴업을 폐지하면, 최소 1~2% 수준에서 최대 7~8% 수준까지 매출 성장세가 예상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업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휴일 매출액은 대략 300억~4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월 2회 의무 휴업을 폐지하면 월간 600억~800억원, 연간 약 7000억~1조원의 매출 증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된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카드 수수료, 인건비 소폭 증가분 등을 제외해도 영업이익이 500억~10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예상했다.
특히 이마트의 매출과 이익 증가가 두드러진다.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는 이마트의 연간 매출이 9600억원, 영업이익은 144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영업이익 순증액만 증권사가 올해 예상하는 영업이익(2630억원)의 절반을 넘어선다. 롯데마트는 이마트보다 점포 수가 적지만 연간 매출은 3480억원, 영업이익 499억원이 각각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교보증권도 대형 마트 월 2회 의무 휴업 폐지 시 이마트와 롯데쇼핑의 연매출 증대는 각각 1조원, 4000억원으로 봤다. 이와 함께 e-커머스사업 확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정소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의무 휴업과 영업시간 제한이 폐지되면 대형 마트의 기존 물류창고를 온라인 주문용으로 활용할 수 있어 온라인 매출 확대와 비용절감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반대의 목소리도 크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성명서를 통해 “대형 마트 의무 휴업은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 근로자의 건강권 및 대규모 점포 등과 중소유통업의 상생발전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이자 마지노선”이라며 “새 정부는 국민투표를 통해 최후의 보호막을 제거하고 재벌 대기업의 숙원을 현실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트 노동자들도 “한 달에 두 번 있는 마트 노동자의 휴일을 빼앗으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지난달 28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코로나19 이후의 영향평가 없이 바로 (의무 휴업 폐지를) 강행하면 안 된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무엇보다도 의무 휴업 폐지는 여야 합의를 거쳐 국회에서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대형 마트의 주말 매출 규모는 평일 대비 2배 크다는 점에서 법 개정 없이 조례 개정만으로 의무 휴업일이 일요일에서 평일로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dsun@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흠뻑쇼’ 무대 철거하다 추락사, 싸이 측 “마지막길 돌보겠다”
- “애플 것 사지, 누가 삼성 사?” 삼성 고심 끝 결단, 가격 올린다 [IT선빵!]
- '런닝맨' 장애인 구역 불법주차 '뭇매'…SBS "변명 여지 없는 불찰"
- 文 전 대통령, 여름휴가 떠나기 전 모습 공개…“참고하시길”
- 日 축구장에 왜 ‘우영우’ 등장? “우! 투더 영! 투더 우!” 세레머니 눈길
- 여성들 춤 경연 했더니…“망했는데, 뒤늦게 놀라운 일이”
- “이 커플도 망했다?” 디즈니, 한국서 꼴찌 추락 ‘망신살’
- 전기차 충전구역 ‘불법 주차’ 신고에…아예 충전 못하게 막은 차주
- [영상] 우크라 최대 농업기업 대표, 러軍 폭격으로 사망 [나우,어스]
- “배달료 적다고, 치킨이 2시간째 안와요” 속터지는 배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