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유치원 교사 "만 5세 입학=교육 격차 해소? 웃기는 얘기.. 아이들에겐 고문"

MBC라디오 2022. 8. 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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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다솜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 위원장>
-교육격차 해소? 의무 교육 체제로 바꾸면 될 일인데 이상한 정책
-저출생 문제? 근본 원인은 모른 척하고 생산가능인구만 늘리겠다는 미봉책
-아이들 지적 능력 높아졌다? 흥미 없으면 15~20분도 앉아있기 힘들어해
-지금도 조기 취학 가능하지만 학부모가 오히려 원하지 않아
-유보통합? 필요하지만 숙고해야.. 연령 이원화해야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박다솜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 위원장

☏ 진행자 > 지난주 금요일이었습니다. 교육부가 전격적으로 이르면 2025년부터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6세에서 5세로 낮추는 학제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걸 철회하라는 청원이 나온 데 이어서 교육단체들이 오늘 반대 기자회견을 예고하고 나섰는데요. 반발이 상당히 거셉니다. 그래서 교육현장의 입장을 들어보려고 하는데요. 연결할 분은 박다솜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 위원장입니다. 바로 만나보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 박다솜 > 네, 안녕하세요.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다솜입니다.

☏ 진행자 > 위원장님 아무튼 학제 개편안 발표 듣고 어떤 생각 드셨어요?

☏ 박다솜 > 발표 듣고 정말 너무 놀랐고요. 저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굉장히 많은 분노가 일 정도로 그런 황당한 반응들이 대부분이었어요.

☏ 진행자 > 분노? 왜 분노까지 합니까?

☏ 박다솜 > 딱 보면 말도 안 되는 정책이기 때문에 딱 유아교육자들이 보기에는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정책이기 때문에 이 보고를 보고서 당연히 놀랄 수밖에 없는 거죠.

☏ 진행자 > 이게 사전 예고나 어떤 낌새라고 할까 이런 것들도 전혀 느끼지를 못했습니까?

☏ 박다솜 > 계속 조기 취학에 관련된 논의는 예전부터 이루어지고는 있었어요. 그런데 이게 정책으로 실현하겠다. 이런 움직임이 아니라 그냥 보고서 정도로 내는 정도였는데 발표되기 며칠 전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에서 유아 의무교육을 제안하면서 조기 취학을 해야 한다, 이런 뉘앙스의 기사를 발표를 하면서 약간 떠보는 것 같은 게 있어서 움직임이 이상하다, 이런 생각은 하기는 했었어요. 그런데 관련해서 현장에서 의견을 수렴하거나 이런 절차가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급작스럽게 정책으로 발표할 거라고는 정말 현장에서는 상상도 못한 일이었죠.

☏ 진행자 > 알겠습니다. 몇 가지 각론으로 들어가서 한번 입장을 여쭤볼게요. 아무튼 정부가 낸 입장의 골자는 교육격차 축소, 이게 핵심 명분인데 이건 어떻게 평가를 하세요?

☏ 박다솜 > 교육격차를 축소하기 위해서 이렇게 만 5세 조기 취학을 정책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저는 이해가 되지가 않아요. 정말. 만 5세 조기 취학이 어떻게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입장이 되는 건지 정말 황당하고요.

☏ 진행자 > 아마 이런 논리 아닐까요. 이게 이제 집안의 형편에 따라서 부잣집 아이들은 조기교육받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그렇지 못하다 보니까 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이게 격차가 발생하니까 하루라도 빨리 공교육으로 흡수를 해서 공교육을 하면 이게 해소가 되지 않을까 이런 발상 아닌가요?

☏ 박다솜 > 그런데 그거는 웃기는 얘기라고 생각을 해요. 저는 왜냐하면 정말 그 이유를 원하는 거라면 그거는 유아교육을 공교육화하고 유아교육 체제를 의무교육 체제로 바꿔 나가면 되는 거예요. OECD 2021년 보고서에 보면 교육 효과를 증대하기 위해서 의무교육 연령을 낮춰서 유아기 교육을 의무교육화 해나가는 논의가 필요하고 실제로 그렇게 하는 국가들도 늘어나고 있어요. 그런데 이 만 5세 조기 취학은 이런 노력을 하기 힘드니까 유아교육 체제 개편 의지는 전혀 없고 그냥 지금 있는 체제에서 쉽게 가려고 하고 또 경제적인 효율성 위주로 따져서 나온 진짜 말 그대로 이상한 정책이라는 생각입니다. 저는.

☏ 진행자 > 경제적 효율성을 말씀하셨으니까 또 하나의 논리가 이런 것 같더라고요. 어차피 지금 저출산 현상이 나타나면서 경제활동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보니까 한 살을 줄이면 그만큼 경제활동 인구를 더 많이 빨리 공급할 수 있는 거 아니냐, 이런 발상도 깔려 있는 것 같은데 이건 어떻게 평가를 하세요?

☏ 박다솜 > 그런데 이거는 학제 개편을 찬성하는 일각의 주장도 있는데 유아교육계는 일단 아닐 거고요. 연령을 가져가서 이득을 보게 되는 말씀하신 것처럼 경제논리로 교육을 바라보는 쪽의 의견일 거예요. 그런데 이 저출생 문제를 입직 연령을 낮춰서 노동인구나 생산가능인구를 늘리는 것으로 해결을 하려는 것은 급한 불 끄기 식의 단기적인 미봉책밖에는 되지 않는다고 생각을 해요. 사실 저출생 근본적인 원인이 있잖아요. 그거를 왜 모른 척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아요.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세상은 양육자가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과도한 근로시간을 조정하고 열악한 노동환경도 개선하고 또 차별 없이 나은 세상이 되는 정책을 만들어야 올 수 있어요. 분명히 이런 해결책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구멍을 틀어막는 이런 단기적인 대책만으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게 정말 안타깝습니다.

☏ 진행자 > 그리고 또 하나, 지금 아이들의 발달 상태도 이전에 비해서 많이 달라졌고 따라서 지적 능력도 달라지지 않았느냐, 이런 논리도 있는 것 같은데요.

☏ 박다솜 > 그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데 박 장관님이 아이들의 발달에 대해서 지적 능력도 높아지고 전달 기간도 빨라졌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한 게 한데 현장 교사로서 사실 이해가 되지는 않아요. 물론 그냥 표면적으로 보기에는 요새는 조기에 사교육을 하는 가정이 많기 때문에 그냥 아이들이 좀 더 뭘 많이 안다, 똑똑해졌다, 이렇게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기는 한데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의 진짜 발달 시기가 빨라진 건 아니거든요. 만 5세는 아직 만 5세고 놀이를 통해서 배워가는 시기예요.

☏ 진행자 > 직접 겪어보시니까 자세히 좀, 만 5세는 어떻게 지금 보면 되는 겁니까?

☏ 박다솜 > 만 5세는 단적으로 말씀을 드리자면 초등학교에서는 40분 동안 책상 의자에 앉아서 교과서를 보는 수업을 해요. 그런데 만 5세 같은 경우에는 본인들이 흥미 있어 하는 놀이나 재미있어하는 것들은 오랫동안 길게 할 수 있지만 흥미가 없는 것들이나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는 그런 활동들은 정말 15분에서 20분도 가만히 앉아서 하기 힘들어하는 수준이거든요. 그런데 이거를 아이들을 초등학교에 갖다 놓고 40분 동안 너는 이거 잘 흥미도 없는 내용을 갖다주고서 하라는 거는 이건 고문이죠. 이건 학습도 아니고 배움도 아니고 그 어떤 것도 아니에요.

☏ 진행자 > 그나저나 지금 지금 현행 교육체계에서도 원하면 만 5세에 학교 입학은 할 수 있다면서요.

☏ 박다솜 > 만 5세 생일이 빠른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조기입학을 할 수는 있어요. 그런데 요새는 대부분 그런 거를 원하지 않는 추세예요. 학부모님들도.

☏ 박다솜 > 저도 지금 통계를 보니까 2009년에 9707명으로 최대치였다가 그 뒤에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오히려 조기입학이.

☏ 박다솜 > 네, 맞아요. 계속 줄어들고 있고 학부모님들도 별로 거의 원하지 않으셔요. 왜냐하면 일찍 들어갔다가 혹시라도 적응상에 어려움이 있을까 이런 걱정들을 많이 하시기 때문에 학부모님들도 원하지 않는 이런 정책을 왜 하는지 이해가,

☏ 진행자 > 하나만 더 여쭤볼게요 지금 또 하나 함께 발표된 게 유치원하고 어린이집으로 나뉜 유아교육하고 보육을 통합하는 유보통합도 추진한다고 했는데 이건 어떻게 평가를 하세요?

☏ 박다솜 > 유보통합 관련해서는 유보통합이 국정과제잖아요. 그렇고, 국정과제인데 교육부가 주무부처 중 하나인데도 불구하고 유보통합에 대해서 사실 별다른 이야기나 관심이 없었어요. 이번에도 발표를 보니까 크게 주목할 만한 방향 제시를 한 것까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교육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 점은 그나마 조금 좋게 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에요.

☏ 진행자 > 유보통합은 필요하다고 보시는 거죠?

☏ 박다솜 > 일단은 제가 지금 아이들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보는데 저희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그 제도를 통합이 되더라도 연령 이원화가 전제되어야 된다는 입장이에요. 교사 자격이나 양성체계가 확연하게 다르기 때문에 연령 구분 없이 그렇게 통합할 경우에는 사실 그냥 막무가내로 그냥 합쳐버리는 거지 진짜로 교육의 질 제고를 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이런 걸 함께 숙고하면서 해나가야지 진짜로 아이들을 원하는 정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정도로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참고로 지금 유치원 교육은 교육부 소관이고, 어린이집 교육은 보건복지부 소관이고 이렇게 지금 나뉘어져 있죠?

☏ 박다솜 > 네, 맞습니다.

☏ 진행자 > 아무튼 그나저나 오늘 기자회견을 가진다고 하는데 함께 하실 계획인가요?

☏ 박다솜 > 네, 저희는 기자회견 관련해서 여러 단체들과 함께 연대를 해서 의견을 내려고 기자회견을 마련을 했어요. 준비를 했어요. 그리고 그 기자회견 이후에 저희가 주도적으로 집회도 함께 진행을 하면서 만 5세 조기 취학에 관련해서 이 문제에 관련해서 꼭 철회해야 한다, 현장의 반대 목소리를 강력하게 들려주기 위해서 오늘 모일 예정입니다.

☏ 진행자 > 의견수렴 관련해서 오늘 뉴스 보니까 설문조사할 거다, 이런 보도가 있던데 이런 것 갖고는 안 된다 이렇게 보시는 거죠?

☏ 박다솜 > 사실 이거는 정책 발표를 하기 전에 했어야 되는 거예요. 나 이거 정책 추진할 거야 해놓고 나중에 의견수렴한다는 거는 그거는 그냥 시늉하는 거죠. 그거는 그냥 겉치레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 마무리할게요. 고맙습니다. 위원장님.

☏ 박다솜 > 네, 감사합니다.

☏ 진행자 > 네, 지금까지 박다솜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 위원장이었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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