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차감 좋고 반납 편하고'..'타슈 시즌2' 타고 동네 한바퀴 달려볼까
지난달 27일 오전 11시30분 대전 서구 월평동의 무지개아파트 앞 버스정류장. 706번 시내버스에서 내려 스마트폰의 ‘대전시 타슈 QR단말기 전용 앱’을 켜서 ‘타슈 시즌2(타슈2)’를 찾았다. 걸어서 3분 거리에 위치한 대여소 2곳에 각각 1대씩의 타슈2가 있다는 표시가 나왔다. ‘타슈 시즌2’는 국내 공영자전거의 원조인 타슈를 업그레이드시킨 대전의 새로운 공영자전거로 7월25일 처음 등장했다.
그중 한 대여소로 가자, 오렌지색의 타슈2가 세련된 자태를 드러냈다. 스마트폰의 앱을 열어 대여 코너를 작동한 뒤 자전거 안장 뒤쪽에 있는 QR코드에 대자, ‘찰칵’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잠금장치가 풀리면서 바로 탈 수 있는 상태가 됐다. 기존 타슈의 경우 거치대에 걸려 있는 자전거를 앞으로 밀어 빼야 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쳤지만, 타슈2는 대여 과정이 아주 간단했다.
타슈2는 기존 타슈에 비에 승차감이 훨씬 좋았다. 무거운 거치 장치가 없어지면서 무게가 기존 타슈에 비해 크게 줄어들고, 각종 장치를 개선한 것이 주요 요인이다. 내장형으로 된 3단 기어는 언제 작동을 해도 부드러웠다. 대전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어 조작 중에 자주 발생하는 체인 벗겨짐 등의 고장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자전거의 앞의 짐 바구니가 핸들이 아니라 본체에 부착돼 있어 핸들을 조작해도 움직이지 않는 것이 타슈2의 숨어있는 특징 중 하나다. 대전시 관계자는 “무거운 짐을 실어도 자전거를 안정적으로 탈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핸들 높이가 기존 타슈에 비해 높아 생활 속에서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점, 왼쪽 핸들의 레버를 돌리면 벨 소리가 나도록 한 점도 기존 타슈와 다르면서 편리한 점이었다.
10분 정도 달리자 목적지 인근의 대여소가 나타났다. 대여소는 비어 있었다. 거기에 타슈2를 세우고 잠금장치를 잠그고 나자, 카카오톡을 통해 ‘고객님의 반납이 완료됐습니다’라는 메시지가 왔다. 요금은 ‘0원’으로 떴다. 대전시는 지난 1월 1일부터 타슈의 초기 1시간 이용요금을 무료화한 바 있다.
타슈2를 반납할 때 조심할 것이 하나 있다. 반드시 1150개 지정 대여소에 반납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여소가 아닌 곳에 세워놓는 경우 반납 처리가 안 된다. 이용자가 대여소에 세웠는지 여부는 GPS(위치정보시스템)를 통해 자동으로 확인된다. 대전시 관계자는 “지정된 대여소가 아닌 곳에 타슈2를 세워놓고 가버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3차례 이상 지정된 대여소에 반납하지 않으면 1개월간 타슈를 이용할 수 없도록 했다”라고 설명했다.
타슈2는 개선이 시급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대여소 수에 비해 자전거의 수가 너무 적다는 것이다. 대여소는 1150개에 이르는데 이번에 배치된 타슈2는 2500대에 불과하기 때문에 앱을 열어보면 ‘0대’로 뜨는 대여소가 많았다. 대여소 1곳당 배치가 가능한 자전거가 2대를 조금 넘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 이런 문제는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타슈2를 타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먼저 대여소에 가서 자전거를 선점해야 하는 실정이다.
시민 박모 씨(54·대전시 유성구)는 “아파트 인근에 타슈2 대여소가 2개 있는데 타슈2가 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라면서 “타슈2 자전거를 대폭 늘리지 않는다면, 많은 시민이 타슈를 이용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대전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연말까지 기존 타슈 자전거 2500대의 거치 장치를 떼어내고 QR 단말기를 부착한 뒤 타슈2와 함께 배치할 계획이다. 타슈2와 똑같은 방식으로 운영되는 자전거의 수가 배로 늘어나게 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현시점에서 공영자전거 타슈를 보다 여유 있게 이용하는 방법은 있을까. 물론 있다. 현시점에서는 스마트폰에 기존 ‘타슈 앱’과 새로 생긴 ‘타슈 QR단말기 전용 앱’을 모두 내려받은 뒤 타슈2가 없는 경우 기존 타슈를 이용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다. 기존 타슈는 대여와 반납이 불편하고 대여소의 수(261개)가 적지만, 대여소마다 몇 대씩 자전거가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임택수 대전시 건설도로과 주무관은 1일 “향후 타슈2의 수를 대폭 확대해 시민들이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타슈2가 늘어나면 공영자전거가 근거리 생활형 교통수단이자 버스와 도시철도 등과 연계된 공공교통의 한 축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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