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 고유가 시대, 주목 해야할 LPG자동차 개조 시장

류태웅 2022. 8. 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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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범 한국LPG산업협회 회장

최근 유가(휘발유·경유)가 급등하며 경제성과 환경성이 뛰어난 액화석유가스(LPG) 자동차가 주목받고 있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LPG차 인기가 상승하고, 타 유종의 자동차에 비해 잔존 가치가 높게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완성차 업체가 다양한 모델의 LPG차를 출시하지 않다 보니 소비자 선택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에 경제성을 추구하는 운전자는 LPG엔진 개조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LPG 개조시장은 택시·장애인 등만 사용하던 LPG 규제가 2019년에 전면 폐지되면서 기반이 마련되었고, 휘발유·경유 가격이 지속 상승하며 확대되는 분위기다.

LPG차의 최대 장점은 경제성이다. 통상 LPG차 연비가 동급 휘발유차의 약 80% 수준이다. LPG 가격이 휘발유 대비 50%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최소 30% 이상 연료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유가 기준으로 연간 2만㎞를 주행하는 차량의 경우 연료비를 약 100만~150만원 절약할 수 있다. LPG 차량으로의 개조는 기존 휘발유차에 LPG시스템을 추가하는 바이퓨얼(Bi-Fuel) 방식으로 휘발유와 LPG를 선택적으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LPG로 운행하다 LPG가 소진되면 휘발유로 자동 전환되기 때문에 충전에 따른 불편함도 없다.

LPG차 개조시장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첫째 개조 차량 평균 주행거리가 상대적으로 길다. 개조 차량 평균 주행거리는 적게는 일반 차량의 2배에서 많게는 영업용 택시 수준으로 매우 길다. 경제적인 LPG를 사용하기 때문에 운행 거리가 길수록 연료비를 더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고배기량·대형차 위주로 개조가 이뤄진다. 개조 차량 대부분은 제네시스·에쿠스·K9 등 대형세단과 카니발·팰리세이드·익스플로러·콜로라도 등 휘발유를 사용하는 고배기량 중대형 RV·VAN이 주를 이룬다. 대형차를 선호하는 분위기에다 LPG 모델이 없어서 휘발유로 운행하기에는 유류비가 부담되기 때문이다.

셋째 휘발유·LPG 겸용으로 LPG차의 장점을 극대화한다. 개조 차량은 LPG와 휘발유를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LPG 충전에 부담이 없고, 최대 주행거리는 1000㎞에 이른다. 경제성이 뛰어난 LPG를 주된 연료로 사용하고, 보조연료로 휘발유를 사용해 LPG차의 장점을 극대화한다. 환경문제로 인한 경유차 억제정책과 경유가격 급등이 맞물려 경유차 수요가 휘발유(하이브리드 포함)로 이동하면서 휘발유차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미 1200만대가 넘어서는 등 LPG 개조시장의 잠재적 수요도 상당하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는 LPG 등 친환경대체연료 지원정책을 촉구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LPG엔진은 이미 입증된 기술로, 대기환경 개선과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유럽 전체 자동차 판매 대수는 감소한 반면에 LPG차 판매는 약 50% 급증했다. 친환경 대체 연료로서 개조비를 지원하고 세제 혜택 등 각종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은 개조비용 1500파운드(약 250만원) 지원과 무료주차 혜택을 제공하고, 이탈리아는 2000유로(약 270만원) 보조금과 일정 기간 자동차세를 면제한다. 튀르키예(터키)는 다양한 지원정책에 힘입어 LPG차 점유율이 40%를 넘어섰고, LPG 개조 등 관련 산업 종사가가 50만 명에 이른다.

개조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과 함께 관련 업계의 노력이 필요하다. 유럽 지역에서는 소비자가 신차 구매 시 LPG 개조를 원하는 경우 자동차사와 협력관계를 맺은 지정 개조사가 출고 전에 LPG로 개조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개조 차량도 신차에 대한 품질보증을 그대로 유지해 주다 보니 개조에 대한 부담이 적다. 우리도 보증기간이 남아 있는 신차급 차량의 개조를 늘리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제도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또한 품질보증 기간이 지난 차량의 경우에도 개조 부품과 개조 기준을 표준화하고, 품질보증 제도를 도입하는 등 업계의 철저한 품질관리 노력을 통해 개조 차량에 대한 소비자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

튀르키예의 경우 1996년 개조 기준을 제정하고, 체계적인 관리 제도를 통해 개조 부품의 품질과 기술력을 꾸준히 개선해 왔다. 그동안 소비자 신뢰도가 함께 높아져서 개조 및 관련 부품 시장이 급성장했다. 튀르키예는 LPG 개조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국가이자 운행되고 있는 LPG차는 460만대가 넘으며 전 세계 1위 국가로 도약했다.

국내에 운행되고 있는 휘발유·경유차는 2000만대를 훌쩍 넘어섰다. 이 가운데 일부라도 LPG로 개조 전환하면 환경개선 효과는 물론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정비공장에도 큰 도움이 된다. 신규 일자리가 생겨나고 운전자는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어 1석3조 이상의 효과가 기대된다. 고유가시대 LPG차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LPG업계는 지금이 개조시장을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만들어 갈 절호의 기회다.

김상범 한국LPG산업협회장 deghee@deghee.com

<필자> 김상범 한국LPG산업협회장= 2017년 추대된 후 연임했다. 택시를 비롯해 장애인 등 특정 용도와 계층만 LPG 자동차 사용이 가능하던 'LPG 사용제한 규제'를 폐지했다. LPG 자동차 운전자교육 등도 폐지했다. LPG 업계 숙원 사업을 해결하고, 자동차 연료선택권 확대로 국민 편익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전산학을 전공한 김 회장은 1988년에 충전소판매관리프로그램을 개발해 충전소 전산화에 기여하고, 2015년에는 LPG 산업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다. 화성가스㈜, 대기에너지㈜, 대기택시캡㈜, 대기상사, 고령시외버스터미널, 다비다 등 다수 사업체를 경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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