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단기 반등이 팔 기회..내년초 2050까지 빠진다" [주전부리]
이경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의 말이다.
지난 7월초 2200선까지 무너졌던 코스피는 같은달 말까지 차근차근 하락분을 회복하면서 2400선에 안착했다. 지수가 한달새 112포인트 가량 오르면서 투자자들은 일단 한숨 돌린 모습이다. 하지만 이 팀장은 이번 기회를 그냥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9월 중순부터 장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단 이유에서다.
이 팀장은 "코스피는 지난 7월부터 이번달까지 잠깐 반등했다가 9월 중순부터 다시 꺾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일단 현재는 반등 과정에 있기 때문에 주식 비중이 많은 분들이라면 코스피가 2600선에 닿거나 넘어설 때 주식을 파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경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은 '시황 베테랑'으로 통한다. 그는 약 18년 전 증권가에 처음 발을 들여 2013년 대신증권에 둥지를 틀었다. 이 팀장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개미들에게 정확한 분석과 따뜻한 조언을 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경이코노미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됐다.
이 팀장은 "올해 하반기 관전 포인트는 경기 흐름"이라며 "지난 상반기까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을 자극했던 변수가 고물가와 고강도 긴축이었다면 올해 하반기부터는 실질적인 경기 경착륙·침체가 가시화하면서 전반적인 경기모멘텀 약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올해말부터 내년 1분기까지 코스피 하락 추세가 지속할 것으로 봤다. 이 팀장은 내년 1분기 지수 하단을 2050선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 시기였던 지난 2007년 주가 고점 2070선보다도 낮은 숫자다.
이처럼 비관적인 전망의 근거에는 낮아지는 상장사 실적 우려가 깔려 있다. 주가 전망은 기본적으로 실적 전망치에 밸류에이션을 곱하는 방식인데 코스피 상장사의 12개월 선행 주당 순이익에 주가수익비율(PER) 8.8배를 적용하면 2050선 정도가 된다는 설명이다. PER 8.8배가 낮다고 볼 수 없는 수준의 밸류에이션임을 감안하면 내년 상장사 실적에 대한 전망이 얼마나 어두운지 알 수 있다.
이 팀장은 "미국 7월 FOMC에서 75bp 인상으로 이번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은 7부능선을 통과했다고 본다"며 "연준의 23년 점도표가 3.8%임을 감안할 때 추가 금리인상 폭은 125bp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금리인상 폭의 절반도 남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은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연준이 경기 연착륙을 강조하고 있지만 완만한 수요 둔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등의 여파로 공급망 병목현상이 다시금 심화됐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곡물가격 상승탄력이 3분기까지 지속되고, 이는 시차를 두고 물가 상승압력을 높여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팀장은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세가 당분간은 지속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실적 안정에 이은 3분기 중 원/달러 환율 하향 안정세는 외국인 순매수가 당분간 지속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실제 외국인은 지난 7월 2조3218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6월 한달동안 5조5816억원을 팔았던 외국인이 '사자'세로 돌아서 매수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그는 외국인이 순매수세를 지속하면서 단기 반등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따라서 이 때 주식 비중을 덜고 고배당·방어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 팀장은 금융을 제외한 배당주와 통신, 음식료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이 팀장은 올해 8~10월 낙폭과대업종의 기술적 반등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그는 "낙폭 과대 업종 중에서 여전히 실적대비 저평가된 업종에는 IT가전과 IT하드웨어, 반도체 등이 있다"며 "물가와 통화정책, 경기 간의 선순환 고리가 형성되는 상황에서 국내 실적 안정과 원/달러 환율 하락이 가세한다면 낙폭과대주 중에서도 IT 중심의 수출·성장주 주도의 기술적 반등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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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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