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더] 권성동, 직무대행 사퇴..'윤심'은 비대위 힘 싣기
[앵커]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에서 물러났습니다.
이준석 대표 징계 결정 이후 직무대행을 맡은 지 20여 일 만입니다.
그사이 권 직무대행은 사적채용 발언부터 대통령과의 문자 노출까지, 논란이 계속돼왔는데요.
그럴수록 권 직무대행 원톱 체제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며 비대위 구성 요구도 높아져왔죠.
배현진 의원에 이어 조수진, 윤영석 의원도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서 비대위 전환에 힘을 실었는데요.
하지만 이준석 대표와 가까운 최고위원들은 반발하고 있어 내홍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유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권 원내대표는 당이 엄중한 위기에 직면했고 직무대행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빠른 수습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같이 한다면서 비대위 체제가 조속히 전환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고위원들의 줄사퇴도 이어졌습니다.
지난 금요일 배현진 의원에 이어, 조수진 의원도 쇄신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최고위원직을 던졌고
[조수진 / 국민의힘 의원 : 당은 물론, 대통령실과 정부의 전면적 쇄신이 필요합니다. 바닥을 치고 올라가려면 여권 3축의 동반 쇄신이 이뤄져야 합니다.]
윤영석 의원도 정부와 여당이 힘을 모아 분골쇄신해야 한다며 최고위원직을 내려놨습니다.
최고위원인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사퇴는 하지 않았지만, 직에 연연하지 않고 헌신하겠다며, 여지를 남겼습니다.
권성동 직무대행과 최고위원들이 잇따라 사퇴하며 비대위 구성 논의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지만, 이준석 대표 측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김용태 최고위원은 당이 왜 비대위 체제로 가야 하는지 정치적인 이유도, 당헌 당규상의 이유도 찾을 수 없다면서 '비대위 체제'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준석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정미경 최고위원도 공개적인 입장은 밝히지는 않았지만,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앞서 윤 대통령의 문자 노출을 두고 양두구육, 겉과 속이 다르다며 비판했던 이준석 대표,
이번엔 '개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팔기 시작하려는 것 같다'며 비판했습니다.
민생이 아닌 당권에만 관심을 보인다는 건데요.
실제 비대위 체제로 가기까지 변수가 많아 보입니다.
이만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장외에서 지지층을 만나며 여론전을 이어가고 있는 이준석 대표는 조수진 의원의 최고위원 사퇴 직후 SNS에 짧은 글을 올렸습니다.
저들의 우선 순위는 물가 안정도, 제도 개혁도, 정치혁신도 아니라며 당권 탐욕에 제정신을 못차리고 있다고 정면 비판했습니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논의 자체를 부정하며, 당 지도부, 특히 친윤계 의원들을 직격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실제 권성동 원내대표가 조속히 비대위로 전환하겠다고 했지만, 이준석 대표의 반발은 물론 넘어야 할 고비는 한둘이 아닙니다.
최고위가 완전히 기능을 상실했는지 입장이 갈리는 데다 당헌당규상 비대위원장은 당 대표나 권한대행이 임명할 수 있도록 돼 있어, 적법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습니다.
비대위 성격을 두고도 조해진 의원은 당 대표를 강제로 몰아내는 조기 전당대회는 당권 쿠데타라며 혁신형 비대위를 요구하는 등 벌써 시끄럽습니다.
권성동 직무대행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지만 당 지도부 책임론이 전방위로 확산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실제 김태흠 충남지사는 권 대행을 겨냥해 사심과 무능만 드러냈다고 날을 세웠고, 최고위원을 던진 조수진 의원은 윤핵관의 2선 후퇴를 주장하는 등
비대위 구성을 넘어 강력한 쇄신론이 불어닥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조수진 / 국민의힘 의원 : 이른바 '윤핵관'이라 불리는 선배들도 총체적 복합 위기에 근본적 원인을 깊이 성찰해주십시오. 실질적인 2선으로 모두 물러나 주십시오.]
여기에 이준석 대표가 법적 대응에 나서는 동시에 2030 지지층을 기반으로 비대위를 흔들거나, 비대위원장 인선 과정에서 잡음이 커지면 집권여당을 향한 여론은 더 싸늘하게 식을 수도 있습니다.
[우상호 /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 경제와 민생이 위기인데 집권여당의 수습능력이 회의적 수준에 왔다고 본다면 상당히 국민 우려가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여기서 주목되는 게 윤석열 대통령의 마음입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당무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여왔죠.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 보입니다.
지지율 하락세 속에 최근 당에서 터져나오는 여러 논란이 부정평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만큼 윤 대통령은 비대위 체제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힘을 싣는 것으로 보입니다.
조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취임 석 달도 안 된 윤 대통령은 국정지지율이 20%대로 떨어졌고, 부정 평가의 이유로 '여당 내 갈등'도 꼽혔습니다.
대통령실로선 여당이 안정되는 게 급선무인데, 단순한 지지율 문제를 넘어 취임 초 국정운영 동력이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의 사의 표명에 표면적으로는 드릴 말씀이 없다, 국회와 여당 상황은 그쪽에서 얘기하는 게 맞는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다만, '윤심'은 진작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기울었다는 분석이 대세입니다.
대표적 친윤계 배현진 의원이 최고위원직을 던지며 먼저 밀고, 박수영 의원이 비대위를 촉구하는 초선 성명서로 끌었다는 얘기입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들도 YTN에 비대위 말고는 타개할 방법이 없다, 대통령과 권 대행이 이미 교감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고,
애초 이준석 대표 징계 당시 '궐위'가 아닌 '사고'로 해석한 것부터 당헌의 의미와 정신을 왜곡한 잘못이라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이 같은 대통령실 뜻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여의도에 전달되면서 지도체제 전환에는 탄력이 붙을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앵커]
하지만 권성동 직무대행 원톱 체제가 일찍 무너진 가운데 친윤계 내부에서 세력 다툼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대통령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민주당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당 대표에 도전한 이재명 의원은 최근 저학력·저소득층에 국민의힘 지지자가 많아 안타깝다, 언론 환경 때문이다, 이런 발언으로 논란이 됐습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자신에게 피해를 끼치는 정당을 지지하는 안타까운 현실은 정보를 왜곡 조작하는 일부 언론의 책임이 크다며 맞받아쳤습니다.
강훈식, 박용진 의원은 단일화를 두고 미묘한 입장 차를 보였습니다.
박기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더불어민주당 유력 당권주자인 이재명 의원은 대구와 경북지역을 돌며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저소득층이 여당을 지지한다는 논란의 발언 이후, 개혁에는 방해가 잇따른다며 결과로 증명하겠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의원 (당 대표 후보) : 우리가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국민을 위해서 필요한 일을 할 때 쓴다면 그 과정이 좀 시끄럽고, 정치적 의도를 가진 사람이 뒷발목을 잡아서 방해하든지 음해하든지 일단 견뎌내고 결과를 가지고 증명하면 되지 않습니까?]
이 의원에 맞선 강훈식·박용진 의원은 단일화를 계속 논의하기로 합의했지만, 서로 다른 미묘한 기류가 감지됐습니다.
박 의원은 '어대명'을 막기 위해 반드시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는데,
[박용진 / 더불어민주당 의원(당 대표 후보) : 단순히 반이재명, 반명 연대가 아니라 미래 연대로 그리고 승리하는 민주당의 길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 단일화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이뤄내겠습니다.]
강 의원은 정치공학적 단일화는 국민이 바라지 않는다며, 단일화 이슈에서 벗어나 자신의 비전을 드러낼 기회에 집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강훈식 / 더불어민주당 의원(당 대표 후보) : 본선에서는 일반당원과 국민께 강훈식을 제대로 알려야겠다는 각오로 임하겠습니다. 정치공학적 단일화는 국민들이 97세대에게 바라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YTN 김대근 (kimdaegeu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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