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중국 눈치 보는 바이든 대만정책, 한일에 나쁜 메시지"

"중국, 트럼프 때보다 미국 존중 안 한다" 바이든 비판

올해 4월 공화당 행사장에서 연설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아시아 순방길에 오른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만 정책이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에 나쁜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31일(현지시간) 라디오 ‘WABC 77’과 인터뷰에서 “펠로시 의장은 대만을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영리한 생각이 아닐 수 있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펠로시 의장은 한국과 일본 외에 대만 방문도 추진해 왔지만,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군에선 지금 당장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본다”며 다소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가능성에 “좌시하지 않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폼페이오 전 장관은 “미국이 중국의 선전에 괴롭힘을 당하도록 허용하는 것, 그것도 미중 정상이 긴 통화를 한 직후에 그러한 것은, 호주, 한국, 일본 등 역내 우방에 정말 나쁜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펠로시 의장이 실제 대만을 방문할지는 모르겠다”면서 “만약 그 계획이 변경된다면 이는 정말로 위험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에 굴복한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취지다.

펠로시 의장은 대만 방문에 대해선 확실히 밝히지 않은 채 아시아로 출발한 상태다. 그레고리 미크스 하원 외교위원장 등 하원의원 6명과 함께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한국, 일본 아시아 4개국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는 중국이 미국을 향해 비행기를 격추시키겠다는 식으로 위협한 적은 없었다면서 당시 중국은 미국이 자국민 보호에 단호하다는 점을 이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바이든 취임 전인) 18∼19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 미국과 미국 대통령을 향한 똑같은 존중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바이든 대통령의 대(對)중국 정책을 질타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