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멕시코 보다 싼 韓 전기료, 인상 없이는 '공멸'
원가 이하의 전기요금..한전 적자 '눈덩이'
가정용 전기요금, 전세계 두번째로 낮아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전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5조4836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한전이 지난 1분기 7조7869억원의 적자를 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 상반기 영업손실만 13조2000억원을 훌쩍 웃돈다. 한전이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영업손실을 냈던 지난해 전체 적자(약 5조9000억원)와 비교하면 2배가 넘는 규모이며, 산술적으로 연말까지 영업손실이 3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은 앞서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두 차례에 걸쳐 전기요금 동결을 결정함에 따라 연료비 급등에 따른 피해를 입은 바 있다. 또 올 분기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연료비가 또다시 폭등하면서 원료 구입비 부담은 더욱 증가해 적자폭을 키웠다.
원료가 폭등으로 한전의 전력도매가격(SMP)은 지난 4월 1㎾h당 202.11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했으며, 이후 5·6월에는 각각 140.34원/㎾h, 129.72원/㎾h으로 4월 대비 다소 낮아졌지만, 80원/㎾h 전후를 기록했던 지난해 가격대와 비교하면 여전히 1.5배 이상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전은 이같은 영업손실을 메우기 위해 회사채 발행과 자회사의 지분매각을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전은 올 상반기에만 15조500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를 발행했다. 최근 반년새 발행한 회사채 규모가 지난해 연간 발행액(10조4300억원)의 약 1.5배에 이른다. 전력업계는 한전의 올해 회사채 발행액이 3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한전은 지난 6월 이사회를 열고 한전기술지분 매각 안건을 의결했다. 이사회 안건 통과로 현재는 한전기술 지분 매각을 위한 자문사 선정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한전이 매각할 한전기술 지분은 14.77%로 4000억원 규모다.
다만 한전이 채권을 발행하거나 자산 매각외에 근본 처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전의 자구노력과 더불어 '요금 원가주의'에 기반해 가격 기능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도 요금 현실화에는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지난 15일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운데 전기료가 워낙 싸기 때문에 기업들이 투자를 할 때 에너지 효율을 고려하지 않는다"며 "에너지 수요 쪽을 효율화해야 탄소중립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기요금을 현실화해 수요 감축을 유도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전력산업계에서는 올해 10월 이후 추가 인상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는 ㎾h당 5.0원 올랐고, 10월에는 ㎾h당 4.9원의 기준연료비 인상이 예정돼 있다.
한전 관계자는 "당초 지난 분기에도 ㎾h당 30원의 인상을 요구했지만 5.0원 오르는 데 그쳤다"며 "정부의 허락이 있어야 인상이 가능지만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서는 전력요금의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세계 주요국과 비교해 대단히 싼 편이다. 2019년 기준 산유국인 멕시코를 제외하면 한국이 가장 저렴하다. 일본과 유럽의 전기요금은 한국의 두배 이상이다.
지난 ‘2020 OECD 한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전기요금이 저렴한 이유는 원가와 상관 없이 정부가 정책적으로 원가 이하에서 요금을 책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료 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전기는 지난 10년간 생산원가에 못미치는 요금이 책정된 사실상 '유일한' 에너지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휘발유, 경유 등석유제품가격은 소비자가격이 원가의 2배 이상이다. 한국전력의 엄청난 적자는 이런 구조에 비춰 볼때 당연한 수순이다.
현재 에너지원료 가격은 급상승중이다. 최대 석탄 수입처인 호주 유연탄 가격은 올해 4월 평균 t당 291달러로 전년대비 280% 올랐다. 발전용 천연가스 가격도 같은 기간 189% 상승했다. 한전이 올 1·4분기에 부담한 연료비와 전력 구입비는 대략 18조 2311억원으로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두 배 늘어났다. 원료 가격이 이런데 전기요금은 지난 2013년 이후 지난해를 4·4분기를 제외하고는 오른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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