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그 '데스턴' 리뷰 "시가전, 첫 술에 배부르랴"
- 배틀그라운드 데스턴 게임 플레이 트레일러
배틀그라운드 플레이 시간이 어느덧 2000시간을 돌파했다. 꽤 오랜 시간 배그를 즐겨왔는데도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배틀로얄 장르 신작이 출시되거나 특정 게임의 새로운 모드로 배틀로얄 콘텐츠가 업데이트됐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매번 가리지 않고 즐겼다. 분명 다른 배틀로얄 게임들도 각자의 재미를 담아냈고 충분히 재밌게 플레이했다. 하지만 배그로 배틀로얄 장르를 입문해서 그런가 배그의 느낌과 게임성이 빠지니까 허전함이 계속 느껴졌다.
그리고 깨달았다. 맵의 다양성이 배그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다는 것을. 배그에서는 자연 배경의 맵만 계속 즐겼던 탓인지 도시나 해상 전투의 갈증이 점점 깊어졌다. 그러던 중 도심 속 시가전을 선보인다는 신규 맵 '데스턴' 업데이트 소식은 사막 한 가운데서 만난 오아시스 같았다.
출시되자마자 설레는 마음으로 부랴부랴 지인들을 모아 곧바로 플레이를 진행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마주한 데스턴을 즐기면서 '첫 술에 배부르랴'라는 속담이 생각났다. 첫인상은 분명 좋았다. 그러나 크래프톤이 강조했던 시가전을 느끼기엔 부족했다. 냉정하게 도시 스킨만 씌웠다고 해도 무관할 정도로 이전 맵들과 별다른 차이점을 못 느끼지 못했다.

"다양성의 갈증은 확실히 해소됐다"
데스턴은 자연에 의해 파괴된 근미래 도시와 그 주위의 고원과 평야, 늪지로 이루어진 맵이다. 트레일러에서는 현대 도시의 건축물 사이에서 긴박하게 진행되는 시가전을 예고했지만, 실제로 플레이를 하면 다른 구도로 흘러간다.
꽤 잘 만들어진 도시의 외관을 보며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비행기에서 내려 착지할 때까지만 해도 "진짜 잘 만들었네"라는 감탄이 나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배틀로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전투 구간이다. 비행기에서 내려와 본격적으로 파밍을 시작하니까 아쉬운 부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먼저 수많은 고층 빌딩에서 활용할 수 있는 층수가 2층 또는 3층에 불과하다. 모든 층을 활용하게 되면 다른 문제가 생긴다는 것은 알고 있다. 적을 죽이고 끝까지 생존해 1등을 차지하는 게임인데 모든 건물의 층이 구현되면 그만큼 플레이어들이 습득해야 할 정보의 양이 많아지고 층마다 숨어있는 적을 하나씩 찾아야 하는 부담감이 생길 것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그 사이에 중간점을 찾아 플레이어들이 지형의 이점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거나 고층을 공략할 수 있는 장치를 제공할 필요가 있었는데 그 부분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그나마 데스턴에서 새롭게 추가된 '등강기'로 낮은 곳에서 빠르게 고층까지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은 존재했다. 하지만 등강기의 존재가 오히려 중간층들을 막아놓고 저층과 고층만 활용하도록 유도하는 악영향을 끼쳤다. 모든 층을 활용할 수 없고 등강기로 특정 층에 도달하니까 플레이어들은 자연스럽게 고층에 자리 잡고 소위 '존버' 플레이만 선호했다.
등강기를 한 명만 사용할 수 있어 고층에 자리 잡은 적들을 공략할 방법이 없다. 실력 차이가 있다면 극복할 수 있겠지만 서로 동등한 실력일 땐 정말 불가능하다. 고층을 공략할 수단이 없으니 플레이어들은 각자 고층에 자리 잡고 자기장이 줄어들 때까지 서로를 견제만 했다.

"최선의 플레이는 존버로 귀결된다"
해당 플레이에 연속으로 당하니까 기자도 결국 존버 플레이를 선택했다. 이로 인해 게임의 템포가 극도로 느려졌고 자기장이 많이 줄어들었음에도 30명이 넘는 플레이어들이 건물에 숨어 서로 눈치만 보는 극단적인 상황이 빚어졌다.
다른 지역도 알아보기 위해 대도시를 벗어나 둘러봤다. 대도시에서 실망했던 터라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특색 있게 구현된 지역도 추후 활용 가치가 높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늪지대는 특유의 색감이 잘 표현됐고 풍력 발전지대에서는 풍력발전기들이 길게 늘어선 모습과 해안가를 현실감 있게 구현해 대도시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열심히 맵의 이곳저곳을 탐험하는데 차량 스폰이 매우 적어서 8X8 크기의 맵을 뛰어다니려고 하니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그 와중에 먼 거리를 낙하산으로 이동할 수 있는 셀타워의 도입은 희소식이었다. 덕분에 안전 지역에 들어가지 못할 거리였는데도 셀타워를 이용해서 아슬아슬하게 생존하는 경험도 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고층 건물에 숨겨져 있는 장소를 드론을 통해 보안 키를 얻고 비밀의 방에서 보급 장비를 얻는 것, 기름통을 챙기지 않고 직접 주유소에서 연료를 채우는 것 등 소소하게 추가된 요소들을 볼 수 있었지만 "장기적으로 유저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요소일까"를 생각한다면 여전히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유저들의 반응도 극과 극으로 갈렸다. 이전 맵들의 장점들을 잘 수용했고 자연에 의해 파괴된 도시의 모습을 게임에 잘 구현했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차량 스폰 문제와 대도시에 안전 구역이 형성될 경우 템포가 느려지고 너무 많은 인원이 생존해 게임이 힘들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총평하면 "배그다움을 유지한 새로운 맵 도전은 칭찬 포인트이지만 맵의 특성을 살린 전투를 유도 및 연출하는 것에서의 아쉬움이 남았다"고 정리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작은 크기의 맵으로 제작해서 빌딩 숲 사이의 시가전에 몰입할 수 있었다면 조금 더 색다른 재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배그에서 처음 선보인 도시전이고 이전 맵들과 명확한 차별성은 느껴졌던 만큼 향후에는 이 느낌을 살리면서 여러 피드백으로 보완된 신규 맵이 출시된다면 배그에 대한 흥미가 한층 높아지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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