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업보, 윤석열 정부의 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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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개봉한 잭 스나이더 감독의 영화 '300'에서 가장 유명한 대사 중 하나다.
이 장면에서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 1세(제라드 버틀러 분)는 "디스 이즈 스파르타!"라는 포효와 함께 페르시아의 전령을 발로 걷어차 우물에 빠뜨린다.
스파르타가 페르시아의 전령을 우물에 빠뜨린 건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스파르타가 페르시아 전령을 우물에 밀어넣을 때 라이벌 아테네는 전령들을 상대로 재판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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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넌 내 백성들을 노예로 삼거나 죽이겠다고 협박했어." (중략)
(상대가 칼을 겨누자) "이건 미친 짓이야."
"미친 짓이라고? 이게 스파르타야!(This is Sparta!)
2007년 개봉한 잭 스나이더 감독의 영화 '300'에서 가장 유명한 대사 중 하나다. 이 장면에서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 1세(제라드 버틀러 분)는 "디스 이즈 스파르타!"라는 포효와 함께 페르시아의 전령을 발로 걷어차 우물에 빠뜨린다.
사실 원래 대본에 따르면 "디스 이즈 스파르타"란 대사는 무덤덤하게 속삭이게 돼 있었다. 하지만 대본대로 촬영을 마친 제라드 버틀러는 뭔가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재촬영을 요청했다. 그리곤 애드리브로 폭발적 분노를 담아 대사를 소화하면서 이 강렬한 장면이 탄생하게 됐다.
스파르타가 페르시아의 전령을 우물에 빠뜨린 건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페르시아 황제의 전령이 항복의 의미로 영토를 상징하는 '흙과 물'을 요구한 데 대한 분노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역사적 사실과 다른 점도 있다. 이 우물 사건은 페르시아의 1차 그리스 침공 전에 있었던 일이다. 영화가 다룬 테르모필레 전투(기원전 480년)가 있었던 2차 침공과는 10년 이상의 시차가 있다. 아무렴 어떠랴.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오락 영화 아닌가.
스파르타가 페르시아 전령을 우물에 밀어넣을 때 라이벌 아테네는 전령들을 상대로 재판을 벌였다. 하지만 어차피 결과는 같았다. 사형 판결이 내려졌으니까.
전령을 죽이다니. 현대의 시각으로 보면 이게 무슨 야만적인 행태인가 싶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 당시엔 전령의 죽음이 그다지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2. 고대 페르시아에선 단지 패전 소식을 전했다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전령들이 처형됐다. 반면 승전보를 전한 전령은 영웅 대접을 받으며 산해진미로 배를 채웠다. 상황이 이러니 그 당시 누구보다 전투의 승리를 간절히 원한 게 페르시아의 전령들 아니었을까.
나쁜 소식을 싫어하는 건 인지상정이다. 문제는 이 때 나쁜 소식을 전하는 '메신저'까지 함께 미워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의 잘못이 아닌데도 말이다. 미국에선 비 소식을 전하는 기상캐스터가 욕을 먹고, 한국에선 반갑지 않는 뉴스를 전하는 기자가 악플의 희생양이 된다. 심리학에선 이를 '페르시안 전령 증후군'(Persian Messenger Syndrome)이라고 부른다.
이 증후군의 문제는 메신저에 대한 불이익이 반복될 경우 나중엔 누구도 나쁜 소식을 전하지 않으려고 하게 된다는 점이다. 패전 소식을 전해야 하는 페르시아의 전령들 중에도 황제에게 달려가 죽음을 맞는 대신 목숨을 부지하려고 도망간 이들이 있지 않았을까.
이 경우 정확한 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조차 왜곡된 '반가운 소식'만 듣게 되고, 결국엔 현실로부터 유리된다. 2017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이 나기 직전까지도 탄핵소추안이 기각 또는 각하될 것이라는 보고를 받았다. 1997년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외환보유고가 바닥나고 있는데도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은 튼튼하다"는 말만 믿었다.
메신저를 탓하지 않고 나쁜 소식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비단 대통령 뿐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요구된다. 윤석열 정부가 다 잘한 건 아니지만 경제 문제에 있어선 이전 정부의 업보까지 억울하게 뒤집어 쓴 것도 사실이다.
지금의 고물가가 비단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 때문일까. 지난 5년간 나랏빚 400조원이 불어나는 동안 천문학적인 나랏돈이 시중에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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