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들' 눈앞에 두고도 다가갈 수 없었던 신영석 [유진형의 현장 1mm]

2022. 8. 1.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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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승리의 기쁨을 사랑하는 아들과 나누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신영석은 지난 2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진행된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챌린저컵 8강전 호주와의 경기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둔 뒤 사랑하는 아들을 보기 위해 관중석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경호원의 제지로 눈앞에 가족들을 두고도 가까이 가지 못했다.

우승을 목표로 잡은 남자배구대표팀은 지난 4월 31일부터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소집 훈련을 시작했다. 약 3달 동안 가족들과 떨어져지냈던 선수들은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이 반가웠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선수들과 팬들의 접촉 금지 규정이 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 다가갈 수 없었다.

일정 거리를 두고 떨어진 뒤에야 얼굴을 보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팬들도 오랜만에 만나는 남자배구대표팀 선수들이었지만 가까이서 소통하지 못하고 그저 멀리서 지켜보며 응원할 뿐이었다. 눈앞에 두고도 가까이 갈 수 없는 코로나가 만들어놓은 배구장의 새로운 모습이었다.

한편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이 2023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출전권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마지막 3·4위전에서 체코에 승리하며 최종 성적 3위로 대회를 마쳤다.

남자배구대표팀은 내년 상위 리그인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출전권 1장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서울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챌린저컵에서 우승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30일 튀르키예전에서 셧아웃 완패를 당하며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하지만 허수봉, 임동혁, 박경민 등 젊은 선수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데 의미를 둘 수 있다.

출발은 좋았다. 28일 호주와의 8강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23-25 25-23 25-18 22-25 15-13)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단연 돋보였던 건 허수봉의 발견이었다. 라이트로 선발 출전한 허수봉은 날카로운 서브와 스파이크로 팀 내 최다인 33점을 기록했다. 중요한 순간마다 안정적인 공격으로 천금 같은 득점에 성공하며 살얼음판 승부에서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팀 승리의 밑거름이 되었던 선수도 있었다. 바로 신영석이었다. 전성기에 비하면 공격력은 눈에 띄게 떨어졌지만 미들블로커인 그가 후위 깊은 위치까지 내려와 리시버에 가담하며 공격수들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었다. 그리고 경기를 읽는 노련한 플레이로 팀 분위기를 이끌었다.

특히 승부처에서 그의 블로킹은 절대적이었다. 5세트 한국이 8-6으로 근소하게 앞선 상황에서 상대 팀 에이스 포프의 후위 공격을 단독 블로킹으로 막아내며 분위기를 한국 쪽으로 기울게 했다. 이 블로킹을 기점으로 허수봉과 나경복이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한국은 짜릿한 승리를 맛볼 수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신영석은 젊은 선수들을 이끌며 대표팀의 중심을 잡아줬다. 팀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베테랑들의 헌신을 몸소 보여주며 배구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승리의 기쁨을 사랑하는 아들과 나누고 싶었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그러지 못한 신영석.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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