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의 편지] 다시 한 번 '노란봉투'에 마음을 담아

차형석 편집국장 2022. 8. 1.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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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에 나경희 기자가 쓴 것처럼, '노란봉투'와 〈시사IN〉은 인연이 남다르다.

최초 제안을 한 배춘환씨도 〈시사IN〉 독자였고, 캠페인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한 것도 독자들이었다.

그런데 왜 '노란봉투'라고 이름 지었지? 기억이 가물가물해 '노란봉투' 실무를 담당했던 장일호 기자에게 물었다.

노란봉투가 '손배 소송으로 월급이 차압되는 걸' 뜻하는 상징으로 적합해 보여서 그렇게 명명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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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19일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손해배상가압류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모임 '손잡고'가 '노란봉투 캠페인' 모금활동을 종료하고 1차 모금액 지원 사업을 발표하는 행사를 열었다.ⓒ시사IN 신선영

이번 호에 나경희 기자가 쓴 것처럼, ‘노란봉투’와 〈시사IN〉은 인연이 남다르다. 2013년 12월25일. 크리스마스였지만 수요일 마감을 위해 출근했다. 이숙이 당시 편집국장이 “이런 크리스마스카드가 왔다”라며 우편물을 보여주었다. 배춘환씨가 4만7000원을 동봉해 보낸 것이었다. 배씨는 〈시사IN〉 제326호에 실린 ‘쌍용차 노동자 약 47억원 손해배상 판결’ 기사를 보고서 돈과 크리스마스카드를 부쳤다. 그 기사 제목이 ‘직장 잃은 게 5년인데 4,681,400,000원…’이었다. 그 주 마감을 하고 몇몇 기자가 회사 앞 맥줏집에서 술을 마셨다. ‘그 카드와 4만7000원 계속 생각나는데… 뭐라도 해보자, 편집국 회의 때 이야기하자.’ 파업으로 인해 손해배상을 해야 할 처지에 놓인 노동자들을 돕는 ‘노란봉투 캠페인’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시사IN〉 독자들의 활동이 대단했다. 최초 제안을 한 배춘환씨도 〈시사IN〉 독자였고, 캠페인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한 것도 독자들이었다. 현행법상 〈시사IN〉이 모금을 주도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독자 가운데 마을공동체 활동가, 대학원생, 미술기획자 등이 모임을 만들고 ‘아름다운재단’에 모금을 대행해줄 수 있는지 문의했다. 때마침 손해배상·가압류의 문제를 제기하기 위한 기구를 꾸리자는 흐름이 있었다. ‘손잡고’가 가세했다.

그런데 왜 ‘노란봉투’라고 이름 지었지? 기억이 가물가물해 ‘노란봉투’ 실무를 담당했던 장일호 기자에게 물었다. 아름다운재단과 〈시사IN〉이 협의해 정한 이름이란다. 쌍용차 노동자에게 전달된 해고통지서가 ‘노란봉투’였다. 또 예전에 월급을 노란봉투에 담아 주는 경우가 많았다. 노란봉투가 ‘손배 소송으로 월급이 차압되는 걸’ 뜻하는 상징으로 적합해 보여서 그렇게 명명했다고 한다. 4만70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하며 ‘노란봉투’ 캠페인은 성공했지만, 손해배상 소송 문제는 아직 여전하다. 쌍용차 노동자들의 손배 소송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다시 ‘노란봉투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에는 결실을 맺기 바라며, 〈시사IN〉 예전 기사에 실렸던 문장을 가져온다. “파업 한번 한 대가로 수십, 수백억원을 물어야 하는 나라에서 민주주의는 보장될 수 없다. 노동자가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구속, 손해배상, 가압류로 고통당하다가 목숨을 끊는 나라에서는 인권이 꽃필 수도 없다.”(좀 더 관심 있는 독자분들은 손잡고에서 만든 ‘손배가압류소송 기록 아카이브’(http://savelaborrights.org)를 클릭해보시길)

차형석 편집국장 ch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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