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지구 초고층 빌딩숲으로.. 은평엔 세대통합 '골든빌리지'
'마리나 원'서 세운지구 미래 엿봐
토지규제 없앤 '비욘드 조닝' 도입
특례법 통해 용적률 규제 완화키로
실버타운 캄풍도 들러 벤치마킹
5분거리 3대 거주 공공주택 조성
노인 외로움 덜고 자녀 육아 도움
어르신들이 자녀·손주와 5분 거리에 살 수 있는 노인복지주택 ‘골든빌리지’가 서울 은평구 은평혁신파크에 들어선다. 낙후된 세운지구는 초목과 직장·집·문화가 어우러진 초고층 빌딩 숲으로 거듭난다. 이를 위해 싱가포르 개발단지인 ‘마리나 원’처럼 토지 용도 규제를 없앤 ‘비욘드 조닝’ 개발을 추진한다.
오 시장은 이날 싱가포르 ‘마리나 원’을 둘러본 뒤 용산국제업무지구에 이어 세운재정비촉진지구를 ‘비욘드 조닝’으로 복합·고밀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마리나 원’은 세운지구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모델이다. 세계적 관광명소 마리나베이에 위치한 빌딩 단지로, 서울시의 ‘비욘드 조닝’과 유사한 ‘화이트 사이트’ 방식을 적용했다.
두 개념은 모두 토지 용도 제한을 없앤 것이 핵심이다. 기존에는 땅을 주거·상업·공업·녹지 용도로 미리 정해놓아 입주할 시설과 건물 높이를 제한했다. 반면 ‘비욘드 조닝’과 ‘화이트 사이트’ 방식에서는 최소한의 선만 지키면 넓은 땅에 필요한 시설을 자유롭게 지을 수 있다.
오 시장은 이를 위해 도심복합개발 특례법 제정을 정부에 요청했다. 현행법상 용적률은 최고 1700%까지 가능하다. 그러나 토지 용도·학교 조성을 비롯해 세부 규제를 완화하려면 서울시로서는 특례법 제정이 절실하다.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세운지구에 ‘비욘드 조닝’이 적용되면 용적률 1500% 이상 초고층 빌딩에 창의적 디자인이 적용된 복합·고밀 개발이 가능해진다.
오 시장은 같은 날 싱가포르 공공 실버타운인 캄풍 애드미럴티를 둘러본 뒤 은평구와 강동구에 어르신을 위한 ‘골든빌리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골든빌리지는 어르신이 취미·건강을 챙기면서 외롭지 않게 살 수 있도록 디자인한 주거 단지다. 5분쯤 거리에는 기혼 자녀를 위한 주택을 지어 부모와 정을 나눌 수 있다.
오 시장은 “서양 속담에 어르신과 기혼 자녀는 스프가 식지 않을 거리에 함께 사는 게 가장 좋다는 말이 있다”며 “근거리에 부모·자식이 함께 살거나 세대통합형 주거를 공급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은평혁신파크에 100∼200가구 정도 어르신 주거를 넣고, 근처에 자녀 세대도 거주할 수 있는 200가구를 집어넣어 어르신을 모시면서 기혼 자녀도 돌봄이 필요할 때 부모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세대통합형 주거 단지를 실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은평구와 함께 강동구 고덕 시립양로원 부지를 고려 중이다. 골든빌리지 실험이 성공하면 이를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재건축 임대단지에 적용한다. 오 시장은 “임대주택, 토지임대부 주택(반값 아파트) 등 다양한 공급 방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3대 거주형 주택은 부모·기혼 자녀가 한집에서 불편하지 않도록 생활 공간을 분리한 집이다. 재건축을 앞둔 노원구 공공임대주택 하계5단지에 시범 조성된다. 수평·수직조합형 평면, 가변형 벽체 등을 적용한다.
시는 골든빌리지와 3대 거주형 주택에 입주하면 인센티브를 줄 계획이다. 임차보증금 이자 지원, 양육친화형 보증금 지원, 3대 거주 특별공급 청약제도 신설 등이 가능하다.
오 시장이 이날 방문한 캄풍은 싱가포르 노인 공공주택의 ‘플래그십 모델’ 격인 주거단지다. 2018년에 지어졌으며 자녀 세대가 사는 공공주택 단지들에 둘러싸여, 부모와 자녀가 거리를 유지하며 정을 나눌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단지에 들어서자마자 집 크기와 비교해 넓고 울창한 정원이 눈에 띄었다. 정원 한편에서는 어르신들이 기타를 치며 합창하고 있었다. 분양가 약 1억원에 1.5룸 정도지만, 병원·동아리방·저렴한 식당 등 커뮤니티 시설이 전체의 3분의 1이다. 어르신이 집에 고립되기보다 밖으로 나오고 싶게 디자인됐다.
싱가포르=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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