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소] 우리 댕댕이들도 몸 좀 풀고 갈까.."신나요, 멍멍"
[전국 이색 휴게소]
1000여평 규모 놀이터…편의시설 갖춰
동물등록된 ‘아이’들만 출입할 수 있어
여름 휴가철엔 산·바다·계곡으로 사람들이 몰려든다. 오랜만에 떠난다는 기대감에 들떠 있다가도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한두시간 갇혀 있다보면 답답하고 진이 빠지기 일쑤다. 그럴 땐 먹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한 전국 이색 휴게소에 들르자. 특색 있는 지역 음식으로 배를 채우거나 수려한 경치를 감상하다보면 여행길에 더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다.
반려견과 경남지역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진주휴게소(부산 방면)를 들러보자. 휴게소 한쪽에는 3600㎡(1000여평) 규모의 반려견 놀이터가 있다. 이곳은 진주시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7월말 기준 주말 평균 개 70여마리에 반려인도 100여명을 웃돌 정도로 찾는 이들이 많다.
한낮을 지난 오후 5시. 더위가 한풀 꺾이자 반려견을 데리고 온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흰털에 검은색 얼룩 무늬가 있는 폼피츠인 삼일이(7개월)는 반려견 놀이터 단골견(犬)이다.
견주인 김채린씨(27·경남 진주)는 삼일이와 일주일에 세네번 반려견 놀이터를 찾는다. 아직 어려 힘이 넘치는 삼일이가 맘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일이는 이날 만난 사모예드 꾸까(2세)와 서로 경주하듯 달리며 놀이터를 종횡무진 누볐다.
김씨는 “요새는 저녁 7시30분쯤에 사람이 가장 많은 것 같다”며 “주차공간이 충분해서 삼일이와 놀러오기 좋다”고 말했다.
진주시는 지난해 8월 기존에 있던 반려견 놀이터를 확장해 지금과 같은 규모로 만들었다. 진주휴게소에는 반려견이 뛰어놀 수 있는 넓은 부지, 호기심을 자극하는 다양한 놀이기구, 물 마시는 곳, 반려견 배설물 처리 봉투, 견주들을 위한 휴게실이 마련돼 있다.
일반적인 개 산책에 필요한 웬만한 편의용품은 다 갖춘 셈이다. 더구나 근처에 휴게소 매점이 있으니 오래 머물러도 불편함이 없다. 휴게소는 시내와 별도 통로로 연결돼 있어 시민들이 여름날 저녁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 나오기 좋다.
입장 관리는 철저하게 이뤄진다. 내장칩이나 인식표 등 반려동물등록을 하지 않은 개는 출입할 수 없다. 유기 발생을 막기 위해서다.
또 도사견이나 로트와일러 같은 맹견은 출입이 힘들다. 다른 반려견을 공격한 이력이 있는 개는 입마개 착용 후 입장이 가능하다.
많은 개가 동시에 반려견 놀이터를 이용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사회성이 보장된 반려견만 출입 가능한 것이다. 시설 관리자에 따르면 이곳은 개장한 이후 한번도 물림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또 반려인은 입장한 후에도 반려견을 계속 관찰해 다른 반려견이나 견주와 마찰이 없도록 관리해야 한다. 입·퇴장 때 목줄을 하고 배설물은 직접 치우는 등 ‘펫티켓(반려동물 양육 예절)’도 필수다.
허해복 진주시청 동물복지팀 주무관은 “시민들과 여행객들이 에티켓을 잘 지키고 이용해줘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다”며 “부지가 넓고 시설이 좋아 반려견과 견주 모두 만족도가 높은 만큼 적극적으로 이용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진주=박준하 기자
반려견과 함께라면 여기로 오시‘개’
●경기 이천 덕평자연휴게소(인천 방면)=‘달려라 코코’라는 유료 반려견 휴게시설이 있다. 넓은 잔디밭과 운동장 등 쾌적한 시설을 갖춰 견주들에게 ‘반려견 에버랜드’라고 불릴 정도로 반응이 좋다. 추가 요금을 내면 이용할 수 있는 물놀이 장소가 가장 인기 있으며 반려견 털을 말릴 수 있는 공간도 있다. 곳곳에 포토존이 많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용 인증샷도 많이 올라온다. 매주 화요일 휴무. 입장료는 견주 6000원, 소형견 6000원, 대형견 8000원이다.
●충남 당진 행담도휴게소=모다아울렛 쪽에 있는 큰 애견파크에 반려견과 산책할 수 있는 드넓은 잔디밭이 펼쳐져 있다. 반려견뿐만 아니라 견주도 마음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무료 개방이며 잔디밭이 바다와 붙어 있기 때문에 목줄 착용을 권장한다. 이곳은 서해가 한눈에 보이는 ‘뷰 맛집’으로도 소문나 있다. 일몰과 함께 사진을 찍으면 ‘견생사진’을 건질 수 있다.
●대전 신탄진휴게소(서울 방면)=무료 개방된 반려동물 놀이터. 대형 견사와 중소형 견사로 나뉘어 있다. 계단과 고가 다리 등 간단한 어질리티(강아지 장애물 넘기)를 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돼 있다. 견사별로 음수대도 있어 이용이 편리하다. 견주가 앉는 벤치에는 그늘이 있어 반려견이 노는 모습을 편안하게 지켜볼 수 있다.
박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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