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한국적인 커피향 즐기세요"..'스페셜티 등급' 원두 연구소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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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직매장은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만 판매하는 곳이다.
그런데 전남 화순 도곡농협 로컬푸드 도농상생센터에서 커피를 판매하는 농부가 있다.
"일반적인 커피 생산으로는 힘들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고가에 판매되는 스페셜티 등급 커피를 생산하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죠."
3305㎡(1000평) 이하던 농장을 3만3057㎡(1만평) 수준으로 규모화하고, 스페셜티 등급 커피 생산을 위한 연구소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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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비 시험하다 직접농사 시작
스마트팜 1만평 수준 규모화
한평당 11그루 심어 생산성↑
연간 30t…절반 고가에 팔려
로컬푸드직매장은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만 판매하는 곳이다. 국내산만 파는 곳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전남 화순 도곡농협 로컬푸드 도농상생센터에서 커피를 판매하는 농부가 있다. 도곡면에서 커피를 재배하는 차성화씨(52)다.
차씨가 커피 재배에 관심을 가진 것은 30여년 전, 대학생 때다. “커피숍에서 일을 하다가 커피 원두를 화분에 심었는데 싹이 나더라고요. 신기하고 재밌었죠.”
단순한 호기심이 사업으로 발전한 것은 몇년 후다. 동물사체처리 등 환경 관련 분야에서 창업을 하고 일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땅에 관심이 생겼다. 동물사체 등 유기성 폐기물이나 줄기·뿌리 등 농작물 부산물은 환경 관점에서는 폐기물이지만 농업 관점에서는 자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폐기물을 발효 과정을 거쳐 퇴비로 만들고 이를 이용해 직접 농사를 지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커피농사다.
처음에는 퇴비 시험이 주목적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커피에 끌렸다. 우리나라 커피시장이 연간 1조원 규모라고 하니 그 가운데 1%만 대상으로 해도 충분히 사업성이 있을 것 같았다. 기후변화 때문에 2030년이면 세계 커피 재배지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눈에 띄었다.
다만 커피는 한계온도가 10℃여서 우리나라는 기후 여건상 비닐하우스에서 가온을 해야 한다는 점이 문제였다. 그만큼 생산비가 높아져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커피 생산으로는 힘들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고가에 판매되는 스페셜티 등급 커피를 생산하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죠.”
그렇게 본격적으로 커피 재배에 뛰어든 것이 7년 전이다. 3305㎡(1000평) 이하던 농장을 3만3057㎡(1만평) 수준으로 규모화하고, 스페셜티 등급 커피 생산을 위한 연구소도 열었다. 모든 직원들에게 커피감별사 자격증을 갖추도록 했다. 생산비 절감을 위한 노력도 잊지 않았다. 퇴비 생산시설을 자동화해 일반적으로 수개월 걸리는 퇴비 생산 시간을 10일로 단축하고, 중앙제어장치를 통해 온도와 물·광량뿐만 아니라 미생물량 같은 토양 조건까지 제어하는 스마트팜 시설을 갖췄다. 이를 통해 땅 한평당 커피나무를 11그루까지 심어 생산성을 높이고 생산비는 낮췄다.
차씨가 이렇게 생산한 커피는 원두 기준 연간 30t이다. 이 가운데 절반이 <아리랑>이라는 브랜드를 달고 스페셜티 등급은 고가에, 나머지는 커머셜, 즉 일반 등급으로 도곡농협 스마트팜 내 무인카페를 비롯해 전남 화순·장성, 경기 지역 카페에서 팔리고 있다. 특히 <아리랑>은 향이 진하고 복합적이어서 최근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커피 품종 <게이샤>와 견줄 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차씨는 “대만이나 심지어 커피 대국인 콜롬비아에서도 발효나 가공법·퇴비공정 등을 배우러 오고 싶다는 문의가 많다”고 귀띔했다. 그는 “한국적인 향을 가진 커피를 생산하고 커피 원두 외에 과육 등 나머지 부산물을 가공해 상품화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순=이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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