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TX 무정차' 권성동 파워, 애먼 무궁화호가 희생양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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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진 '청량리∼강릉 무정차' 케이티엑스(KTX) 열차 신규 편성 과정에서, 서울∼동해 무궁화호 열차가 일부 운행 중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정안을 보면, 철도공사는 이날부터 주말에 청량리역과 강릉역을 오가는 열차 2회를 신규로 운행하고, 기존에 정차역 4∼5개를 거치던 서울∼강릉 열차 2회를 무정차 열차로 바꿔 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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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동해 무궁화호 주말 2회 빼내
철도공사 "선로용량 확보하느라.."
박상혁 "공공성, 경제성 모두 보장 안돼"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진 ‘청량리∼강릉 무정차’ 케이티엑스(KTX) 열차 신규 편성 과정에서, 서울∼동해 무궁화호 열차가 일부 운행 중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청량리역과 강릉역 사이 이동거리를 20분 줄이는 열차 투입을 위해 저렴한 운임에 벽지 주민들의 발이 되는 서민열차를 줄인 것으로, 철도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과도한 특혜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상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6월24일 국토교통부에 보고한 ‘하반기 케이티엑스 및 일반열차 운행조정안’을 31일 공개했다. 조정안을 보면, 철도공사는 이날부터 주말에 청량리역과 강릉역을 오가는 열차 2회를 신규로 운행하고, 기존에 정차역 4∼5개를 거치던 서울∼강릉 열차 2회를 무정차 열차로 바꿔 운행한다. 무정차 열차의 청량리역과 강릉역 간 이동시간은 1시간 20분으로, 정차역이 있는 열차보다 약 20분 단축된다.
이런 조처를 위해 주말 청량리역과 동해역을 오가는 무궁화호 열차 10회 가운데 2회(오전 7시35분 청량리역 출발 무궁화호1631호·오전 5시55분 동해역 출발 무궁화호 1632호)가 사라졌다. 운행 중지된 두 열차는 양평, 제천, 영월, 태백 등 경기도와 강원도에 있는 열차역 약 20곳을 지나는 벽지 주민들의 주요 이동 수단이다. 마지막 운행을 한 31일 오전 무궁화호1631호를 타고 청량리역에서 동해역까지 가는 좌석은 매진이었다.
철도공사는 국토부에 제출한 자료에서 무궁화호 2회 주말 운행 중단 이유에 대해 “청량리∼망우 간 선로용량(하루에 열차가 다닐 수 있는 최대 횟수) 확보를 위해서”라고 밝혔다. 서울 청량리와 망우 사이에 놓인 선로는 강릉으로 가는 케이티엑스(KTX)뿐 아니라 춘천행 아이티엑스(ITX), 안동행 케이티엑스(KTX), 경의중앙선 전동열차, 태백선 무궁화호 열차 등이 함께 쓰는 대표적인 포화 선로다. 이런 곳에 청량리∼강릉 무정차 케이티엑스 2회를 추가로 넣으려다보니, 애꿎은 무궁화호 열차 운행이 축소된 셈이다. 철도공사는 보완책으로 제천역과 동해역을 오가는 무궁화호를 주말에 2회 신설하기로 했지만, 이는 사라진 열차가 다니던 구간의 일부만 오가는 것이라 ‘반쪽 대책’이란 지적이 나온다.
연쇄적인 열차 조정을 하면서도 손익 평가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철도공사는 국토부에 제출한 자료의 ‘기대효과’ 항목에 “청량리∼강릉 주말 2회 증편으로 연간 5억300만원 증수(수익 증가) 예상”이라고만 적었다. 신규 증편으로 예상되는 수익 증가분만 밝혔을 뿐, 무궁화호 2회 감축과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제천∼동해 무궁화호 증차 등을 종합 고려한 손익 평가는 제시하지 않은 것이다. 또 정차역 4∼5개를 지나는 케이티엑스 가운데 2회를 주말에는 무정차로 바꿈으로써, 해당 열차 승객 수요의 30%를 차지하는 정차역 승객 수요가 빠지게 된 점도 평가에서 빠져 있다. (▶관련 기사: 권성동식 힘자랑에…강릉행 KTX ‘30%’, 원주·평창 승객 소외) 철도공사 쪽은 “조정된 열차 운영을 어느정도 해봐야 손익이 제대로 평가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상혁 의원은 “이번 케이티엑스 강릉선 무정차 열차 운행은 철도의 공공성과 경제성이 모두 보장되지 않은 채 이뤄진 특혜성 조처”라며 “권성동 의원이 지역구 편의를 위해 국가의 철도 운영까지 개입한 건 아닌지 사실관계를 정확히 밝히고, 국토부와 철도공사는 무리한 열차 운행 조정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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