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방망이' 저지, 마의 60홈런 넘을까

김상윤 기자 2022. 8. 1. 04:3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즌 42호 홈런 달성.. 비약물 선수로는 61년만에 60홈런 도전
8월前 42호, 루스보다 앞선 기록.. 671경기만에 200홈런, 역대 2위
60홈런 쳐낸 본즈·소사·맥과이어, 연이은 약물 복용으로 오점 남겨
MLB팬들 "저지가 밀어내주길" 치솟는 몸값, 양키스 떠날까 눈길

뉴욕 양키스의 슬러거 애런 저지(30)의 기세가 멈출 줄 모른다. 저지는 31일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벌인 메이저리그(MLB) 홈 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출장, 팀이 2-0으로 앞선 2회 2사 1루에 우측 담장을 넘기는 2점짜리 아치를 그렸다. 시즌 42호이자 개인 통산 200호 홈런. 671경기 만에 200홈런을 채우며 라이언 하워드(필라델피아 필리스·658경기)에 이어 최소 경기 200홈런 역대 2위에 올랐다. 그는 최근 14경기에서 12개의 홈런을 몰아쳤을 만큼 무서운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약물 복용 선수들과 기록 경쟁

저지는 7월까지 42홈런을 친 최초의 양키스 타자가 됐다. 전체 팀으로 범위를 넓히면 이 부문 공동 1위는 배리 본즈(2001년)와 마크 맥과이어(1998년)가 기록한 45개다. 저지는 새미 소사(1998년)와 함께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흥미로운 점은 저지를 제외한 본즈와 소사, 맥과이어는 모두 금지 약물을 복용한 이력이 있는 선수라는 점이다. 약물 이력이 없는 ‘청정 타자’로 한정하면 저지가 1위다.

저지의 60홈런 달성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MLB에서 지금까지 한 시즌 60홈런을 때린 타자는 본즈와 소사, 맥과이어, 베이브 루스(1927년), 로저 매리스(1961년)뿐이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30일부터 저지와 루스, 매리스의 홈런 페이스를 비교하는 기획 기사를 온라인으로 연재하기 시작했다. 세 타자가 양키스 선수라는 공통점이 있는 데다, 본즈와 소사는 경기력 향상 약물을 복용했기 때문에 비교 대상에서 뺀 것이다.

애런 저지 2022시즌 성적

저지는 데릭 지터와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잇는 양키스 최고 스타로 꼽힌다. 201㎝, 128㎏의 거구에서 나오는 힘으로 데뷔 초부터 주목받았다. 잦은 부상과 많은 삼진이 약점이지만 올 시즌에는 더욱 강해진 장타력을 앞세워 커리어 하이를 그리고 있다. 그가 60홈런을 달성한다면 2001년 본즈와 소사 이후 21년 만이며, 비약물 타자로 한정하면 매리스 이후 61년 만이다.

‘스테로이드 시대’를 지우고 싶은 MLB 팬들은 저지가 오명 섞인 기록을 최대한 밀어내길 기대한다. 비약물 선수 중 홈런 1위(61개) 기록을 보유한 매리스(1985년 사망)의 아들은 최근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진정한 홈런 1위 기록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저지가 그 기록을 깬다면 매우 기쁠 것 같다”고 말했다.

양키스는 현재 102경기를 치렀고 정규 시즌 60경기를 남겨뒀다. 저지가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이어가면 66~67홈런을 칠 수 있다. 저지는 이에 대해 “아직 알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그저 묵묵하게 열심히 임하고 팀이 이기는 것만 생각할 뿐”이라며 “연말이 되면 우리가 끝마친 것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얼마 줘야 양키스 남을까

기록 도전이 이어지며 저지의 몸값도 이목을 끈다. 2022시즌을 마치고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그는 개막을 앞두고 양키스 구단으로부터 7년 2억1350만 달러(약 2785억원) 계약을 제안받았으나 거절했다. 미 스포츠 매체 ESPN의 유명 칼럼니스트 제프 파산은 최근 한 TV쇼에서 “저지가 건강하게 시즌을 마친다면 ‘3′으로 시작하는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했다. 총액 3억달러(약 3914억원) 이상을 예상한 것이다.

빅리그에서 3억달러를 넘는 초대형 계약은 그동안 여럿 나왔다. 마이크 트라우트(LA 에인절스)가 12년 4억2650만달러(약 5564억원)로 역대 최고액 1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저지는 30대에 접어든 나이가 약점이다.

미 경제지 포브스는 “저지는 현 시점에 매우 훌륭하지만, 40세가 되면 스타는커녕 메이저리거로 남아있을 가능성도 희박하다”며 “양키스는 계약 기간을 5년 정도로 한정하려 할 것이며 총액 3억달러 이상을 보장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여러 팀이 달려들어 경쟁이 벌어진다면 몸값이 자연스럽게 뛸 것이다. 뉴욕 메츠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카고 컵스 등이 영입전에 뛰어들 후보로 꼽힌다.

양키스 팬들의 눈길도 저지의 이적 가능성에 쏠려 있다. 지난 20일 MLB 올스타전에서 ‘제이컵’이란 어린이 팬은 방송사를 통해 “저지가 올해가 끝나면 양키스에서 떠날까요”라고 질문했다. 뉴욕포스트는 이에 대한 저지의 대답을 전하며 “불길하다. 양키스 팬들은 밤잠을 못 이룰 것 같다”고 했다.

“친구, 우리 팀에는 훌륭한 선수가 많아. 훌륭한 선수들이 오랫동안 많이 남아있을 테니 서운해하지 마. 네가 평생 ‘저지의 팬’이 되길 바랄게.”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