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블랙아웃 위기, 에너지 저소비·고효율로 넘어야
장마 이후 역대급 더위가 예상된다. 무더위에 건물의 냉방에너지 수요가 증가하고, 전력수급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전력 전망을 살펴보면 올해는 전력수급 위기상황이 예상되는바, 적정 실내온도 설정 등과 같은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 노력과 함께 사용자가 스스로 에너지 절감을 위해 노력하는 의식 전환 및 문화의 정착이 필요하다.
블랙아웃 등 극단적인 상황이 연출된다면 사회망이 붕괴하여 감당할 수 없는 피해가 속출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거리 곳곳에서는 이러한 위기상황에 대한 인식이 전무하다. 예를 들어 주요 상권들이 몰려 있는 길거리에는 문을 열고 냉방영업하는 상점을 쉽사리 목격할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비합리적인 에너지 사용 사례이다.
(사)한국건축친환경설비학회에서 수행한 ‘상시 개방형 영업점포의 에너지 사용량 분석 연구’에서는 문을 열고 냉방할 경우 문을 닫고 냉방하는 것보다 최대 약 4배 이상의 전력이 소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출입문을 열어둔 채 에어컨 등 냉방기를 가동하면 냉방기에서 나온 찬 공기가 열린 출입문을 통해 외부로 유실되고, 유실된 냉기를 보충하기 위하여 냉방기는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하면서 실내온도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냉방 시 문을 열고 영업을 하게 되면 낭비되는 전력으로 인해 블랙아웃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상인들의 의식전환을 통한 합리적인 냉방기 사용이 요구된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냉방 시 문을 닫고 영업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방역지침에 따르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적정한 환기가 필요하고, 환기 시에는 냉방기 운전을 중지하여 공기순환을 억제시켜야 하나, 이는 현실적으로 시행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따라서 방역을 최우선시하면서도 합리적인 전력사용을 고려하는 절충점을 찾아 전력낭비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프랜차이즈 등 여러 상점을 운영하는 회사에 대해서는 본사에서 무분별하게 문을 열고 냉방영업하는 행위를 자제하는 지침을 내려야 하겠지만, 소비자들도, 상점주인들도 문을 열고 냉방영업하는 것이 국가적인 큰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이러한 행위를 자제하는 인식을 전환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동시에 국민들의 에너지 절감에 대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가정에서도 효율적인 냉방기 사용을 통해 무더운 여름 날씨를 이겨낼 수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에어컨 필터 청소, 에어컨과 선풍기 병행 사용, 온도 1도 높이기 등 간단한 생활 실천만으로도 전기절약이 충분히 가능하다. 올해는 특히 아파트 가구들의 경우, 절약한 전기사용량에 대해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에너지 캐시백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전기요금 및 전력 절감에 따른 경제적 혜택도 얻을 수 있다.
전력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모든 국민이 합심해서 노력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에너지 절약이 가장 청정하고, 효율적인 에너지 자원임을 인식하고 합리적인 에너지 사용문화를 확산해 나가기 위한 인식을 전환하여야 할 시점이다.
이정재 동아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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