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 문화현장 <2> 김해 장유누리길

박동필 기자 2022. 8. 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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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며 작품·공연 감상..뚜벅이들의 힐링로드 '문화의 꽃' 활짝

- 대청천·율하천 잇는 13.5㎞ 길
- 도자기·화가·목공예 공방 등
- 예술공간 형성돼 이색체험 가능
- 남명복합센터선 공연갈증 해소

- 市, 율하카페촌 메타버스 구축
- 무계문화마을도 연내 완공 예정
- HCC그룹 새 복합공간 추진 등
- 지역 문화운동 구심점 역할 톡톡

지난해 2월 김해 장유권에 단절됐던 길을 하나로 이으며 탄생한 ‘장유누리길’이 지역 문화·예술운동의 구심점으로 주목받는다. 그동안 대청천·율하천 둘레길은 장유의 북쪽과 남쪽에 따로 떨어져 있으면서 저마다 독특한 색깔의 예술 공간을 형성해 왔다. 대청천에는 장유예술촌이, 율하천에는 김해공방마을이 수년 전부터 모습을 갖춰왔다.

지난해 율하천 끝단인 율하2지구에 남명복합문화센터가 들어서면서 밑그림이 완성됐다. 이곳의 갤러리와 오페라하우스는 지역민의 문화 갈증을 해소하는 데 크게 이바지한다. 이런 가운데 김해시가 지난해 장유누리길을 개통하면서 문화 공간의 판이 배로 커졌다. 탐방객은 걸어서 양 지역을 오가며 두루 체험할 수 있게 됐다. 시는 최근 유명 웹툰 회사와 손잡고 율하카페거리 살리기에 나섰다. 누리길의 현주소와 미래 모습을 진단해본다.

대청천 계곡 장유예술촌 전망대에서 힐링버스킹이 열리고 있다. 박동필 기자


■문화의 꽃이 피는 누리길

장유누리길은 13.5㎞로 대청천과 율하천을 하나로 잇는다. 서로 다른 자연환경이 연결되면서 걸어서 3시간30분이 걸리는 멋진 코스가 탄생했다. 장유예술촌 최명원 대표는 “길이 연결되고 1년여가 지나면서 변화가 표면화한다. 국제신문과 김해시가 1년에 한 번씩 모두 두 차례 걷기행사를 하면서 외부 관광객이 많이 늘었다”며 “부산에서 온 탐방객들은 ‘제주의 올레길, 부산의 갈맷길에 이어 멋진 길을 찾았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고 전했다.

새로운 힐링 길에 대한 입소문이 점점 퍼져나간다. 향토사학자인 정병섭(63) 씨는 “장유누리길은 단절된 구간을 연결한다는 의미에서 문화 운동의 시발점이 됐다”며 “탐방객이 걷기로 체력을 단련하면서 체험도 하는‘뉴 힐링로드’가 탄생한 것이다”고 진단했다.

이런 분위기는 이 지역에 보금자리를 튼 예술인들의 창작 욕구에 힘을 실어준다. 장유예술촌에는 도자기예술창고, 목공방인 위미, 란갤러리, 문화실험실(카페) 등이 들어섰다. 김해공방마을에는 화가와 공예작가 등 40여 명이 창작활동을 이어간다. 율하2지구에 남명산업개발이 건립한 남명복합문화센터는 ‘맛과 멋’이 어우러진 공연예술의 새로운 구심점 역할을 한다.

■문화실험 나선 율하카페거리

율하2지구 내 남명복합문화센터 아트홀에서 오페라 공연이 열리고 있다. 박동필 기자


율하천을 따라 형성된 율하카페거리는 MZ세대를 받아들이기 위해 새로운 실험장이 된다. 이곳은 한때 핫플레이스로 번성했던 곳이지만 카페거리 규모가 커지면서 차츰 상인들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카페 ‘캣츠’를 운영하는 김태형 대표는 “찾는 사람은 줄어드는데 건물 임대료는 치솟아 문을 닫는 상점이 잇따른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 김해시가 율하카페거리 활성화를 위한 문화실험에 나선다. 김해시는 최근 지역 웹툰회사인 ㈜피플앤스토리와 손잡고 가상세계(메타버스) 시장에 진출한다. 시는 2023년까지 모두 5억4500만 원을 들여 ‘율하 툰빌(Toonvill)’ 메타버스를 구축한다. 메타버스는 3차원 가상세계에서 자신의 역할을 대신하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교류하는 사회를 일컫는다.

회사 측은 PC용 사이버공간인 메타버스를 구축한 뒤 접속자에게 임무를 부여해 이를 해결하면 쿠폰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 쿠폰으로 실제 특정 카페를 찾아가 커피나 음식 등을 구매하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상권을 활성화하는 순기능을 하게 된다.

■업그레이드 중인 누리길

지난해 김해시가 개통한 13.5㎞ 장유누리길을 탐방객들이 거닐고 있다. 박동필 기자


누리길이 지나는 대청천 하류에는 새로운 무계문화마을이 들어설 채비를 한다. 김해시가 과거 사라진 장유도가 건물에 41억 원을 투입해 지상 2층 전체면적 600㎡ 규모로 새로운 도가를 연내 완공할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직접 빚은 막걸리를 마실 수 있다. 또 바로 옆에는 전국에서 찾아온 문화 예술인을 위한 작업장(948㎡)이 27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1층 건물로 연내 완공된다. 앞서 전국 각지의 예술인들은 시가 18억 원을 들여 2020년 8월 지은 ‘웰컴레지던시’에서 6개월씩 기거하며 창작활동을 한다.

또한 HCC그룹 강동명 대표가 대청천 상류에 복합문화공간인 언앤드(UNEND) 건물을 짓고 있다. 이곳은 스몰웨딩 야외 공연 패션쇼 영화 상영 등을 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한다. 강 대표는 “레스토랑으로 사용 중인 에스키스타운 내에 9월 말께 건물을 완공할 예정이다. 부울경 지역에는 보기 드문 형식의 건물로 예술 문화 힐링에 목마른 시민이나 관광객의 욕구를 충족해 줄 건물로 조성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장유누리길은 곳곳에 문화 예술공간이 조성되거나 계획 중이어서 둘레길과 문화를 아우르는 새로운 명소로 부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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