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 수놓은 한 여름밤 오페라

김진형 2022. 8. 1.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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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호반을 배경으로 펼쳐진 한 여름 밤의 오페라.

춘천오페라페스티벌이 지난 달 31일 KT&G상상마당 춘천 야외공연장에서 '한 여름밤의 아리아'를 끝으로 올해 첫 행사를 마무리했다.

관객들은 덥고 습한 날씨에도 공연에 집중하며 호수 위의 오페라를 즐겼다.

관객 임종미 씨는 "야외 무대에서 오페라 공연을 보기 쉽지 않은데, 비가 와도 일어나고 싶지 않았다. 춘천에서 특별한 오페라 공연을 볼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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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오페라페스티벌 폐막
우천으로 첫날 '카르멘' 중단
이튿날 성공적인 공연 개최
우크라이나 출신 성악가 열연
야외무대 이색 연출 돋보여
주요 오페라 아리아 선보인
'한여름밤의 아리아'도 호평
▲ 춘천오페라페스티벌이 최근 상상마당 춘천 야외공연장에서 열렸다. 사진은 카르멘 역을 연기한 우크라이나 출신 메조소프라노 나탈리아 마트비에바.


춘천 호반을 배경으로 펼쳐진 한 여름 밤의 오페라.

춘천오페라페스티벌이 지난 달 31일 KT&G상상마당 춘천 야외공연장에서 ‘한 여름밤의 아리아’를 끝으로 올해 첫 행사를 마무리했다. 오스트리아 브레겐츠 페스티벌을 모토로 한 행사다. 관객들은 덥고 습한 날씨에도 공연에 집중하며 호수 위의 오페라를 즐겼다. 밤의 풀벌레와 매미 소리에도 묘한 운치가 있었다.

강원오페라앙상블은 지난 29, 30일 오페라 ‘카르멘’을 선보였다. 카르멘 역에 우크라이나 출신 메조소프라노 나탈리아 마트비에바를 중심으로 테너 신상근(돈호세), 바리톤 오동규(에스카미오) 등이 참여했으며 지역 음악단체 현악기와 친구들을 비롯해 노이 오페라 코러스, 어린이 합창단, 시민과 프로 성악가로 구성된 강원오페라합창단 등 125명의 대규모 출연자가 함께 했다. 조성희 아하댄스씨어터도 안무에 참여해 무대의 다채로움을 더했다.


첫날 공연은 비가 변수였다. 중간 휴식이 끝나고 3막이 시작된 뒤, 갑자기 비가 쏟아지면서 관객들은 서둘러 공연장을 빠져나갔고, 주최 측은 공연 중지를 결정했다. 관객들에게 우비를 제공했지만 다른 대비가 부족해 아쉬움을 남겼다.

둘째 날은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천막 설치로 우천시에도 공연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 공연 도중 부슬비에도 객석을 꽉 채운 관객들은 공연장을 떠나지 않았다. 붉은 벽돌로 구성된 공연장 구조의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오페라 작품과 잘 어우러졌고 자막과 영상을 함께 배치해 공연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공연 전·후반부에는 ‘말’이 두 차례 출연해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 약속했던 한국 공연을 지키기 위해 온 나탈리아 마트비에바는 그야말로 ‘원톱’이었다. 다양한 안무와 표정, 목소리까지 도발적이고 자유로운 카르멘의 성격을 그대로 표출했다. 사랑의 감정을 풍부한 성량과 밀도 높은 표현력으로 부른 ‘하바네라’는 이날 오페라의 의미를 담기에 충분했다. 돈호세에게 붉은 장미를 던져주는 장면에는 어떤 유혹에도 자유를 굽히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테너 신상근도 2부부터 본격적인 음색을 표현, 카르멘을 향한 질투의 감정이 그대로 전달됐다. 객석 뒤쪽에서 ‘투우사의 노래’를 부르며 나온 오동규의 등장도 눈길을 끌었다. 다만 스피커가 무대전면에 배치돼 소리의 균형감이 무너진 듯한 점이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오성룡 춘천오페라페스티벌 총감독은 “간절히 원했던 춘천오페라페스티벌이 첫 발을 내딛어 소원을 이룬 기분”이라며 “무더운 날씨에도 끝까지 경청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더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춘천민예총이 주최한 폐막공연 ‘한 여름밤의 아리아’도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주요 오페라 아리아를 선보이며 오페라 음악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도 공연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현악기와 친구들의 연주와 함께 성악가 전지영·조현호·이요섭·오동규·심민정·심기복·신상근 등이 출연했다. 이들은 ‘카르멘’, ‘세빌리아 이발사’, ‘아를르의 여인’, ‘사랑의 묘약’, ‘라보엠’, ‘투란도트’ 등 주옥같은 오페라 아리아들로 관객과 교감했다. 나탈리아 마트비에바는 우크라이나 민요 ‘네 마리 황소를 풀밭에서 돌본다’와 우리 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부르며 평화를 염원했다. 현악기와 친구들의 김윤식 지휘자는 절제력 있으면서도 다양한 감정이 담긴 균형잡힌 지휘로 전체 무대를 이끌었다.

‘카르멘’을 본 김승열 음악평론가는 “한국어로 잘 번역한 자막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관객 임종미 씨는 “야외 무대에서 오페라 공연을 보기 쉽지 않은데, 비가 와도 일어나고 싶지 않았다. 춘천에서 특별한 오페라 공연을 볼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진형 formatio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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